저는 짜증을 잘 냅니다. 짜증보다는 신경질에 가깝습니다. 좀 더 강도가 쌔지면 화로 변신하고 곧 후회할 일들을 만들어 냅니다.
Big5 성격요인 중 신경성이 높습니다. 유전적 영향도 있다고 생각할만큼 가족들이 비슷합니다. 어쨋던 높은 신경성은 다루기 쉽지 않습니다.
오늘 오후부터 슬슬 짜증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까지 해야하는 일은 속도가 나지 않았고 병원 서류가 잘못되어 다시 병원에 가야합니다. 배는 고픈데 집이 좀 엉망입니다. 아이들 밥을 차려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쌓인 짜증이 느껴집니다.
보통, 짜증이 나면 짜증을 말로 표출합니다. 퉁명스러운 말투, 듣기 싫은 말투가 나옵니다.
오늘은, 그런 상태에 있는 자신을 감지했습니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좀 참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나봅니다. 그런데 참는다고 참아지나요? 저는 잘 안됩니다.
오늘은, 참아야지!하는 노력보다는 말을 천천히 했습니다. 말을 천천히 하니 짜증으로 가는 길에 단절이 생겼습니다. 단절 사이에서 친절을 조금 섞을 수 있었습니다.
잠시 후,
나 자신이 대견하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오... 훌륭한데?' 정도 느낌입니다.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계속 생각이 납니다. 아주 작은 성공입니다. 기분 좋네요!
짜증이 느껴질 때 말을 천천히 해보고, 천천히 말하고 있는 나를 느껴본다면 짜증의 급상승을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효과가 있는지 다음 기회에 사용해 보고 싶습니다.
짜증이 짜증을 불러오고 더 큰 짜증으로 공명하는 것처럼, 반대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는 짜증날 때 혹은 신경질 날 때, 말을 천천히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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