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게임을 할 때, 상대에게 내 카드가 좋은지 나쁜지 노출하지 않는 무표정을 포커 페이스(Poker Face)이라고 합니다.
저는 포커 페이스를 못합니다. 얼굴에 티가 나는 사람입니다. 속마음이 밖으로 표가 납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상대가 금방 알아차립니다.
감정 표현도 풍부한 편이고 세심하고 감상적입니다. 밖으로 사람들이 보는 이미지는 밝고 명랑하며 쾌활합니다.
반대로, 무뚝뚝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드럽고 자상하며 상냥한 태도의 반대말로 사용됩니다. 애정표현을 잘 안하는 남자를 무뚝뚝한 남자라고 하기도 합니다. 감정 표현에 인색한 경우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훈련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습니다. 오래전 기억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것을 보면 더욱 확신이 듭니다.
아들의 눈에 다래끼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화가 먼저났습니다. 이상했습니다. 마음 속 감정은 속상함인데 화가 불쑥 튀어나옵니다.
오랜만에 엄마와 통화할 때도 비슷한 일이 발생합니다. 잘 챙겨드리지 못한 미안함과 속상함인데 엄마한테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내고 화를 냅니다. 그리고 후회를 합니다.
친한 친구가 '그냥 니가 성격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라고 직언도 해줍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감정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하나의 색깔로 표현되는 것 같아서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속상함, 걱정, 미안함, 책임감, 슬픔 등의 감정이 그 고유의 색깔을 숨긴 채 짜증 또는 화로 표현되는 현상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감정 표현에 서툰 것인지, 나쁜 습관이 생긴 것인지, 훈련이 더 필요한 것인지 고민이 됩니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하며 후회하는 일이 적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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