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에세이

'살롱 드 까뮤'와의 만남, <조그만 별 하나가 잠들지 않아서>

John Hoppner (1758-1810) Portrait of a Lady as Evelina Oil on Canvas, England. Circa 1780. 68.5cm

2024.12.04 | 조회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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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

그림과 글로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

John Hoppner (1758-1810) Portrait of a Lady as Evelina   Oil on Canvas, England. Circa 1780.
John Hoppner (1758-1810) Portrait of a Lady as Evelina Oil on Canvas, England. Circa 1780.

'살롱 드 까뮤'와의 만남

주홍빛 강렬한 책표지 속에 밀크 초콜릿처럼 부드러우면서 강인한 여인이 있다. 18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초상화가 존 호프너의 <Portrait of a Lady as Evelina 에빌리나 역의 여인 초상화>다. 부드러운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부드러운 곡선의 실루엣을 한 여인이 편지를 읽다가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그림을 감상하다 나만의 세계로 떠났던 내 모습도 이런 모습일까? 지금은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하기에 미술관을 자주 찾는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전의 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가 아니면 미술관에 가기 힘들었다. 이렇듯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자신만을 위해 미술관을 가는 것은 꽤 사치스러운 행동일지도 모른다.

2024. 12.10 출간될 나의 첫 책_<조그만 별 하나가 잠들지 않아서>
2024. 12.10 출간될 나의 첫 책_<조그만 별 하나가 잠들지 않아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한되던 활동 반경이 조금씩 넓어질 무렵, 마음이 맞는 동네 동생과 마스크를 굳게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코엑스 국제 도서전을 갔다. 신세계를 맞이하는 기분이었다. 한 번의 서울 나들이는 예술의 전당 내 전시관, 더현대서울 전시관 등 다양한 미술 전시를 찾아다니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는 그때 예술이 주는 행복의 힘으로 무서운 코로나를 이겨냈던 것 같다.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한정된 시간을 알차게 활용해야 했기에 전시를 다녀오는 날에는 커피 한 잔으로 속을 달래기 일쑤였다. 하지만 마음만은 꽉 찼던 날들이었다.

더 이상 온라인 강의는 지겨웠고,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2023년 신학기가 시작되며 아이들이 학교에 가자, 나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슨트와 함께하는 미술관 여행> 강의 제목만으로도 탈출구를 찾은 느낌이었다. 도슨트이자 작가인 김상래 강사는 매주 함께 수강생 모두를 데리고 새로운 미술관으로 여행을 떠났다. 난 그냥 펜과 노트, 그리고 작품을 즐길 마음만 가지고 가면 됐다. 윤형근 작가의 청다색 기둥과 검정 기둥을 만나고 온 이후 매일 운동 삼아 걷던 호수 공원 주변 높은 건물들이 윤형근 작품 속 기둥으로 변했다. ‘윤형근 작가는 훗날 우리나라에 이렇게 높은 건물들이 우뚝 세워질 것을 알았을까?’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으로 여행을 떠난 날 김창열 화백의 작품을 보자마자, 평상시 내가 좋아하는 물방울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나 빗방울, 유리천정에 얼룩진 물방울 자국 등 내 발길이 닿는 곳에 내 눈길이 머무는 곳에 있는 물방울들을 유심히 보곤 했었다. 백화점 스피커 매장을 지날 때 내 눈길을 끌었던 물방울 스피커가 바로 김창열 화백의 작품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베오플레이 A9 김창열 에디션 by 프린트 베이커리(Beoplay A9 Kim Tschang-yeul edition by Print Bakery)였다는 것을 그날 알았다.

김창열 화백 '물방울 3' 작품을 모티브로 한 무선스피커 '베오플레이A9'스페셜 에디션. 사진뱅앤올룹슨
김창열 화백 '물방울 3' 작품을 모티브로 한 무선스피커 '베오플레이A9'스페셜 에디션. 사진뱅앤올룹슨

강의는 끝났지만 김상래 작가와의 인연은 이어졌다. 미술 동아리를 시작으로 ‘미술관 도슨트’라는 세상을 알게 되었고, 예술교육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금세 친해졌다. 만날 때마다 글을 쓰면 삶이 달라진다며 글쓰기를 권유하셨다. “글 쓰세요!” 진심 가득한 한마디는 내 마음에 씨앗이 되었고, 꾸준한 권유와 미소는 ‘글을 쓰고 싶다.’로 바뀌며 내 마음속에서 뿌리를 내렸다. ‘살롱 드 까뮤’ 온라인 글쓰기 모임 소식에 ‘글을 써볼까?’ 마음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던 싹이 세상을 향해 얼굴을 내밀 준비를 시작했다. 이렇게 나는 글쓰기 모임 <살롱 드 까뮤>를 시작하게 됐다. ‘살롱 드 까뮤’ 카페 대문 그림으로 1년 정도 바라본 여인, 부드러우면서 강인해 보이는 에빌리나 역의 여인은 ‘살롱 드 까뮤’ 11명의 엄마들 모습 같다.

에빌리나 역의 여인은 <조그만 별 하나가 잠들지 않아서> 책 표지를 장식하며 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가 잠들지 않은 작은 별, 작은 꿈을 건드려 싹을 틔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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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전애희 

작은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다 보면 '세상 모든 게 예술이구나!' 생각이 든다. 브런치 작가로, 삶 속에서 만난 예술을 글에 담으며 행복을 쌓고 있다. 예술과 함께하는 삶은 유치원 교사(8년 차), 원감(6년 차) 경력과 만나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었다. 현재 미술관 도슨트, 수원시 초등학교에서 수원문화와 연계된 예술 수업을 하며 문화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유아동예술교육가, 독서지도사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아이들과 만나고 예술을 매개체로 소통하는 삶을 꿈꾼다. 저서로 <작은 별 하나가 잠들지 않아서(공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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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드 까뮤'는 그림 감상과 글쓰기로 이어 가는 인문.예술 커뮤니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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