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나에게 그대의 얼굴을 한 번만 보여주시오. 제발.....!
꿈에서 내가 그에게 늘 하는 말이다.
그대를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만나는 순간 만큼은 나에게 당신의 얼굴을 보여주시오.
그림은 그림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고 한다.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보느냐에 따라 가슴이 벅차기도,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바로 이 그림이 그랬다.
그림 속 남자를 바라보며 사랑스럽게 웃고 있는 여자는 나 같았다.
행복해 보이면서, 슬퍼 보였다.
그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행복해 보였고
그림 밖에서 그림을 쳐다보고 있는 나는 마음이 아렸다.
나는 왜 마음이 아렸던 걸까?
나는 이 그림을 보면서 한 사람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짝궁”이라고 저장 되어 있는 사람, 바로 나의 애인이다.
14년 전 그를 만난 건 어느 추운 겨울이었다.
서점에서 받았다며 나에게 건네던 탁상용 달력이 우리 만남의 첫 시작이 되었다.
몇 번의 어색한 만남 이후 우리는 연인이 되어 있었다.
연애가 서툴던 우리는 주로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데이트했다.
그 시절 나는 커피 한잔과 그의 작은 차. 이거면 충분했다.
남들처럼 비싼 커피를 사 먹지도,
화려한 데이트도 아니었지만,
그와 함께 이야기 나누며 마시던 그 커피가 참 좋았다.
그렇게 소박하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뒤늦게 쌍둥이를 낳고 키우면서
우리는 행복이라는 단어에 점점 다가가고 있었다.
그는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참 열심히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앞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남편이 아프다고 했다.
아니 우리 옆에 오래 있어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나는 믿고 싶지 않았다.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앞이 캄캄하고 막막했지만
하나님은 견디지 못할 시련은 주시지 않는다며 함께 기도하며 잘 견뎌 나갔다.
3년의 투병은 우리를 때때로 지치게 했지만 우리는 잘 버텼고 잘 견뎠다.
이 밤!!
그가 한없이 보고 싶은 날엔
잠들기 전 나는 간절히 기도한다.
그대여.....
나에게 당신의 얼굴을 한 번만 보여주시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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