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roi(이하 ‘프루아’)’는 가죽과 패브릭으로 만든 가방을 시그니처 라인으로 하는 디자인 브랜드예요. 시간이 지나며 제품 카테고리는 점차 넓어져 이젠 여행자를 위한 라인과 라이프스타일 라인까지 확대되었죠. 그래서 단순히 가방을 주로 만드는 패션 브랜드라고 제한하기도 어려워요.
그런데 프루아에 대해 정말 제대로 경험을 해보려면 제품을 구매 또는 구경하는 데서 끝나면 안 돼요. 저자 또한 두 개의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해 사용해 보고 프루아의 디자인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생각했지만, 결정적 한 끗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매장 방문 후에야 깨달았거든요.
서울 중곡동에 위치한 빨간 빌딩 속 프루아 매장이에요. 출발할 준비되셨죠?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브랜드의 시작, 가방
프루아는 단순히 가방 디자인 브랜드가 아니라 가죽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브랜드라 하는 것이 맞아요. 브랜드의 중심엔 여전히 가죽 가방이 큰 자리와 역할을 차지하며 자리해 있지만, 가방보다는 가죽이라는 소재에 집중하며 범위를 한껏 넓혔거든요.
그래서 2024년 현재의 프루아 온라인 사이트를 보면 예상보다 더 다양한 제품들을 볼 수 있어요. 가죽을 기반으로 하는 시그니처 가방, 여행자들을 위한 패브릭 위주의 가방, 가죽으로 만든 문구류 등의 라이프스타일 제품, 가구, 옷, 패션 액세서리 등으로 다양해요.
Custom Made & Ready Made 가방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가방 라인이 커스텀 메이드 가방과 레디 메이드 가방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에요. 네, 기성품과 같이 이미 제작된 레디 메이드 가방 외에도 디자인을 보고 가죽의 종류와 컬러, 부위별 소재, 가방 끈 디자인, 박음질을 위한 실 컬러, 심지어 가죽 옆면인 에지 컬러까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 커스텀 메이드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사실 반년 이상 가죽 공예를 실제로 배워본 저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가죽을 활용한 가방을 커스텀 메이드로, 그것도 수작업으로 제작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마진 측면에서 매우 까다로운 방식이에요. 가죽이라는 소재 자체의 가격대와 수작업에 필요한 인력의 비용, 그리고 공장식 제작과 다르게 진행되어 훨씬 길게 소요되는 제작 기간 등만 고려해도 제품의 가격은 쑥쑥 올라가니까요. 특히 기존에 있던 디자인이 아닌 고객 한 명만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매번 다르게 계획되어야 한다면, 그 추가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요.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특히 가죽 아이템을 커스터마이징하여 소유하고 싶어 해요. 그래서 그런 심리를 잘 아는 제작자 또는 제작 회사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그냥 포기하기도, 그렇다고 바로 시작하기도 난감한 경우가 많은 것이죠.
그런데 프로아는 그 까다로운 허들을 영리하게 넘어갔어요.
방법은, 온라인을 통해 꽤나 다양하지만 그래도 제한은 된 옵션들 중 선택을 하게 하여 그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제작을 해주는 것이에요. 쉽게 말하면, 주관식이 아니라 객관식 시험 같은 시스템이에요.
먼저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방 디자인 내에서 원하는 제품을 골라요. 그리고 그 페이지에 들어가 미리 제안되어 있는 가죽, 가죽의 컬러 등을 보고 한 가지씩 또 선택해요. 그러면 주문이 완성되고 프루아는 그 주문서에 따라 한 사람의 고객만을 위한 제품을 약 3주간 천천히 제작하여 보내줍니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주문 가능하고요.) 즉, 100% 자유로운 디자인 선택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적지 않은 종류의 제품과 그에 어울리는 소재 및 디자인을 몇 가지로 옵션화하여, 만드는 사람도, 구매하는 사람도 지나치게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는 장치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가죽 아뜰리에와 카페가 있는 매장
프루아 매장©ffroi 영상으로 구경하기 ↑
이토록 가죽 수작업에 진심인 프루아는 그 자체를 통해서도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지만, 매장 방문을 통해 정말 제대로 된 경험을 완성할 수 있어요. 바로 매장에 마련된 가죽 아뜰리에와 카페, 그리고 전시 공간을 통해서요.
매장 1층을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은 자체 운영 중인 ‘café ffanci(카페 팬시)’예요.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바로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휴식과 환대를 우선 전하는 것이죠. (심지어 직접 만들어 파는 쿠키는 얼마나 맛있는지… 정말 꼭 경험해 봐야 할 맛이에요.) 그렇게 한숨을 돌리고 나면 카페 뒤편에 마련된 가죽 아뜰리에 공간이 눈에 들어와요. 너무나 아름답고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가죽과 실의 컬러감, 그리고 모던하면서도 따뜻한 공간의 분위기가 그 자체로 어느 전시관을 온 듯한 느낌이 들게 해요. 즉, 이 공간을 직접 가봐야만 프루아가 손으로 직접 만드는 가죽 제품에 얼마나 진심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죠.
조용한 동네에서 만난 디자인
중곡동은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저자마저도 처음 가보는 곳이었어요. 집이 그곳에서 워낙 멀어서이기도 하지만 소위 이렇다 할 핫플레이스도 아니거든요.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고, 걷고 또 걸어 도착한 어느 대로변. 드디어 인터넷에서 보았던 프루아의 빨간 건물이 보이면 정말 반가워요. 이런 표현이 공감될지 모르겠지만, 서울이라기보다 강원도 속초나 양양 등과 같은 지방의 조용한 동네에 온 듯 조금은 낯선 분위기죠. 하지만 그래서 더 반가워요. 프루아가 가진 자연스러우면서도 개성 있는 디자인의 매력이 빨간색 건물은 물론 그 주변의 분위기와도 닮았거든요.
화려하고 인기 많은 여행지에 위치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디자인과 어울리는 프루아의 매장으로 디자인 여행을 떠나보세요. 온라인으로만 경험하던 프루아와는 깊이가 다른 디자인 경험을 할 수 있어요.
| 프루아 공식 홈페이지 : www.ffro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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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딩의 완성이 되는 공간의 의미를 체험하고 싶은 분들
+ 한 브랜드의 매장이 갖는 이미지와 역할을 알고 싶은 분들
+ 매장을 통한 브랜드 경험이 궁금한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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