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penAI CEO 샘 알트만과 Tesla CEO 일론 머스크 사이에서 OpenAI의 상업화를 두고 소송이 벌어지는 가운데, 공개된 이메일을 기반으로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재구성한 트윗이 x.com에 올라와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배경
-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의 생일파티에서 오랜 친구인 Google의 래리 페이지와 일론 머스크가 언쟁이 붙었습니다.
- 래리 페이지가 기술이 발전하는 걸 인위적으로 막으면 안되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운명을 AI가 결정하게 되어도 자연스러운 진화의 과정일 뿐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하자 일론 머스크는 인간의 의식은 우주의 소중한 불꽃이며, AI든 소행성 충돌이든 이를 위협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 래리 페이지가 데미스 하사비스가 설립한 영국의 딥마인드를 인수하자, 일론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오픈소스 AI를 만들기로 결정하고 벤처캐피탈 Y Combinator를 이끌던 샘 알트만과 함께 OpenAI를 설립하였습니다.
- 이때 일론 머스크가 제프리 힌튼 교수의 제자이자 구글의 수석 연구원 일리야 수츠케버를 OpenAI로 영입하면서 한때 절친이던 일론 머스크와 래리 페이지는 완전히 갈라서게 되었습니다.
2015년
- 2015년 일론은 구글과 딥마인드가 AGI 독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막고자 OpenAI를 설립
-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한 일론이 OpenAI의 CEO가 되겠다고 하자 그렉 브록만과 일리야 수츠케버는 그렇게 되면 일론이 AGI 독재자가 될 수 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
- OpenAI는 CEO 없이 공동창업자들과 이사회로 운영
- 한편 샘 알트만은 MS와 손잡고 주도권을 가져올 준비를 함
- 일리야는 샘이 인공지능의 발전이 아닌 돈과 정치에 의해 움직인다고 비난 (이때까지 OpenAI의 자금은 대부분 일론이 조달)
- 안드레이 카파시는 OpenAI를 Tesla에 합병시키자고 제안
- 일론 역시 OpenAI가 Tesla와 합병하여 Tesla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비영리 단체로 유지하고자 함
-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은 일론과 Tesla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자금원을 찾기로 결정
- 샘은 코인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고자 했지만, 일론이 강하게 반대
- 대신 샘은 MS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 준비
2018년-2019년
- 2018년 OpenAI 이사회에서 Tesla의 OpenAI 인수안이 최종 부결되자 일론은 OpenAI 이사직을 사임하고 자금 지원을 중단
- 샘 알트만이 OpenAI를 장악, 2019년 CEO로 취임
- MS로부터 투자금 1억달러 유치
2022년
- 2022년 11월 ChatGPT 공개, 단 두달만에 1억명 사용자 유치
2023년
- 2023년 3월, 일론 머스크가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업 xAI를 설립
- 2023년 11월, OpenAI 이사회가 샘 알트만 CEO의 해고를 전격 결정
- 이사회는 직원과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샘 알트만은 4일만에 CEO로 복귀
- 일리야를 포함, 해고 결정을 주도한 이사들은 모두 사임하고 OpenAI를 떠남
2024년
- 2024년 6월, 일리야 수츠케버가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업 SSI를 설립
- 2024년 9월, OpenAI CTO 미라 무라티 사임
- 2024년 9월, xAI 콜로서스 데이터센터 가동 개시
리뷰
샘 알트만의 해고 사태는 정말 당시의 큰 화제였습니다. 본인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난 샘은 마치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켰고 당시 트위터는 정말 업계의 네임드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의 장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구글의 프랑소와 숄레가 남긴 트윗이었는데, 실제로 결말도 그가 이야기한대로 결말이 났던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일들은 대개 돈으로 설명이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제 상상이긴 합니다만, 직원 대부분은 OpenAI를 영리기업으로 변경하려는 샘 알트만의 방향에 동조했을 겁니다. 이미 적지않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아마 합류할때 받은 회사의 주식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샘 알트만 CEO가 계속 기업의 가치를 높여줘서 나중에 상장까지 이어지길 바랬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이사회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고, MS는 발빠르게 샘 알트만과 OpenAI 직원들을 MS에 채용하겠다는 제안을 넣었죠. 이사회가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면, 샘 알트만과 대다수 직원들이 MS에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 되어버리자 이사회는 결정을 철회하고 사임합니다.
당시 MS가 OpenAI 직원들에게 MS에 합류한다 해도 반드시 Teams를 쓸 필요는 없다고 어필하는 웃픈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사회의 처신에 대해서는 사실 좀 의아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아마도 기업의 민감한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기 조심스러웠겠지만, 당시 CEO를 해고하는 전격적인 결정을 한 배경에 대해 이사회 누구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던 것이 좀 이상했었습니다. 설명을 명쾌하게 못하다보니 여론이 급속도로 샘 알트만 쪽으로 기울어버렸고, MS가 돈문제를 해결해준다고 나서자 곧바로 이사회의 참패로 끝이 나고 말았죠.
결과만을 놓고 보았을 때, 샘 알트만은 2018년 일론 머스크와의 갈등에서도 승리했고, 2023년 이사회와의 갈등에서도 승리했습니다. 두번 모두 외부 세력인 MS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는데요.
반대로 일론 머스크는 본인이 대부분의 자금을 지원하고 인재도 직접 영입한 OpenAI를 샘 알트만에게 빼앗겼네요. 애초에 구글과 딥마인드의 독재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OpenAI였는데, 되려 OpenAI는 또다른 빅테크인 MS의 손을 잡고 영리기업이 될 준비를 하고있으니, 확실히 처음 OpenAI를 만들어질 때의 의도와는 반대의 일이 벌어진 꼴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새롭게 알게된 것은 이사회가 당시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사유가 나왔다는 건데요. 당시에도 예상이 충분히 되었던 것이지만, 이번엔 텍스트로 정확하게 근거가 나왔네요.
- 영리 추구에 집중하면서 안전에 대한 조치들이 사라지고 있다.
- 이사회와 투명하게 소통하지 않아 신뢰할 수가 없다.
- 이사회 구성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한다.
훗날 이 이야기는 Facebook (현 Meta)의 창업 과정에서의 갈등을 다룬 2010년의 영화 [소셜네트워크]처럼 영화로도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최고의 AI를 만들기 위한 이 각본없는 드라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실시간으로 씌여지고 있습니다.
평소 인터뷰 인사이트를 주로 공유하던 방향과는 달라 게재를 고민하였으나 가끔은 이런 뒷이야기들도 알아두면 업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맥락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드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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