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모람 운영자입니다.
이전 편지에 소식을 전한 것처럼 세모람에서 서비스를 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 버전은 아주 단순한 서비스로 준비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먼저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는 결정을 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안에서 배운 것들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세모람 독서모임 33개월의 여정
2021년 1월 첫 번째 세모람 독서모임이 열렸습니다. 이후 33개월 동안 월 평균 5회 이상 저자와 함께 독서모임을 진행했는데요. 그동안 우리 나라 최초 퓰리처상 수상 사진 기자, 예일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메가스터디 공동창업자, 청와대 국민청원 기획자 등이 저자로 참여해주셨어요.
모임을 진행하면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저자 섭외는 어떻게 한거야? 이렇게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온 이유가 있어? 운영은 어떻게 했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려고 해? 등등
이런 질문들에 답해 볼게요.
저자와 함께하는 독서모임의 시작
십 여 년 전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었어요. 큰 영감을 받아 저만의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진행이 꽤 잘 되었어요. 신나는 마음에 저자에게 메일로 연락을 했죠. 감사한 마음으로 제가 밥 한 번 사겠다고요. 연락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일주일 뒤 저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책 내용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질문을 저자에게 할 수 있었고 매우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나요. 또한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다 주기도 했는데요. 저자가 회사를 만들어 보라며 제 프로젝트에 투자를 해주었거든요!! 생각해보니 밥도 얻어 먹었었네요😂
*세모람과 관련 없는 프로젝트
이런 경험을 해서인지 저에게 영감을 얻은 책의 저자와 만난 경험은 아주 특별하게 남았어요. 더 많은 사람과 내가 느낀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세모람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독서모임의 가능성
세모람의 모든 독서모임은 온라인으로만 진행했어요. 코로나 시기이기도 했는데, 사실 오프모임은 장소 대관 등 부담이 커서 온라인으로 시작했어요. 제약도 있었지만 장점도 많았고 기회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우선 독자와 저자 모두 온라인으로 참여하니 접근성이 좋았어요. 비교적 수도권 보다는 이런 기회가 적은 여러 지역에 계신 분들이 모임에 참여한 부분이 뿌듯하더라고요.
또한 180번의 독서모임 중 약 10%의 참여 저자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책을 매개로 독자와 저자가 만나고 대화하는 것이 물리적 거리에 상관없이 전세계 어디서든 가능하겠단 생각을 했거든요. 지금은 한국어 책으로만 하지만, 나중에는 여러 언어권의 책으로도 모임을 진행할 수 있겠구나 기대를 가졌어요. 어쩌면 이런 기대 때문에 지금까지 세모람을 운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독서모임의 도서 선정과 저자 섭외
#책 선정 기준
'저자'가 함께 한다는 것을 세모람 독서모임의 가장 중요한 방향으로 잡았어요. 어떻게 저자가 참여할 수 있을까? 언제나 가장 큰 고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도서 선정과 저자 섭외를 위해 몇 가지 기준을 세웠어요.
1. 저자가 함께해야 하니 국내 저자가 쓴 책이어야 했고요.
*몇 차례 번역자와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 이제 막 나온 신간 도서만 공략했습니다.
출판사 관계자께서 출간 전-후로 한 달이 집중 홍보 기간이라 조언해주었거든요. 그래서 섭외가 좀 더 잘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에서 신간 도서 정보들을 정기적으로 확인했어요.
#연락 방법
거의 모든 연락을 책 표지에 나와있는 이메일로 했습니다. 이메일 주소가 없는 경우 SNS에서 검색을 했고요. 이 방법도 어려우면 출판사에 연락해서 저자의 모임 참여가 가능한지 물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는데요. 거절 또는 무응답일 경우 절대로 저자를 귀찮게 하지 말자는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답변을 받으면 감사하다고 꼭 이야기를 했어요. 다음에 더 좋은 기회로 만날 수도 있는거니까요!
#섭외 연락 내용
꿀팁을 드리고 싶지만 그런게 있지는 않고요;^^ 아래 내용을 명료하게 담으려고는 했습니다. 무엇보다 메일을 열어보는 것이 중요하니까 제목에 저자 이름과 책 제목은 꼭 넣었습니다.
*온라인 모임이라는 점에서 저자가 참여 선택을 좀 더 쉽게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나의 태도
처음에는 이런 분에게 내가 연락을 해도 되는 건가?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내기'버튼을 누르기가 망설여졌습니다. 그러다가 세모람 독서모임을 매일 진행한 기간이 있었는데요. 위와 같은 고민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많은 저자를 계속 섭외해야 하니 시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고민할 시간에 일단 연락하자로 태도가 바뀌더라고요.
제안 내용이 당연히 제일 중요하지만, 연락을 해볼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냥 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결정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의를 갖추었다면 연락을 망설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꼭 이 사람을 섭외해야 한다는 생각도 조금 내려 놓으면 더 좋은 기회가 열리기도 하고요. 또한 위에도 썼지만 거절 또는 무응답일 경우 '절대로 저자를 귀찮게 하지 말자'는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어요.
#뻔한 이야기
이렇게 한 번 한 번 저자와 함께하는 독서모임 목록이 쌓여갔습니다. 저자 섭외가 어려운 일에서 어느 순간 수월한 일로 바뀌더라고요. 저자에게 연락하면 내 책과 경쟁하는 책이 있으니 나도 해보겠다 하는 분도 있고, 내 지인도 모임을 해서 나도 해보고 싶다 하는 분도 생기고, 저자와 출판사가 먼저 연락하는 일도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을 '비결'이라는 거창한? 단어로 써놓았는데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을 한 번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바로 '꾸준한 실천!!' 입니다 ^^
세모람의 독서모임 진행 방식
간단합니다.
1. 저자가 독자의 책 읽기를 안내한다.
2. 책을 읽으며 독자끼리 소통한다.
3. 북토크 당일에 저자의 20분 미니토크를 듣고 1시간은 질문으로 대화한다.
4. 만들어진 모임 콘텐츠를 세모람 뉴스레터와 유튜브 등에 공유한다.
모임 수가 많아지며 모든 모임에서 위 과정이 잘 이뤄지진 않았어요. 월에 한 번만 모임을 진행할 때는 가능했는데, 주에 한 번 이상 모임을 진행하니 어려워 지더라고요. 위 2번은 빼고 할 때도 많았고요.
그러다보니 점점 북토크만 진행하는 1회성 이벤트가 되기 시작했어요ㅠ 모임의 수가 늘면서도 질적 만족도를 지속해서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독서모임 서비스
그동안 세모람은 저자와 함께하는 온라인 독서모임의 모든 과정을 운영했어요.
1. 책 선정과 저자 섭외
2. 모임 기획과 홍보
3. 독자, 저자, 출판사에 사전 연락
4. 북토크 전 온라인 소통
5. 북토크 진행
6. 피드백 관리와 콘텐츠 발행 등
한 번의 독서모임 진행을 위해 책 선정부터 콘텐츠 발행까지 5~6주가 걸리는 과정이었어요. 월 평균 5회 모임을 진행했는데, 많이 했던 달은 14번 씩 진행하기도 했고요. 최종 목표는 월에 50번, 연에 600번을 진행해 보자는 거였는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위 방식으로는 월에 10번 진행하기도 버겁더라고요🥲
작년 9월까지 180번의 모임을 마치고 이제 활동을 종료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도 했습니다. 일단 시즌1 활동은 마치고, 그동안 세모람에 참여해주신 독자, 저자, 출판사 관계자를 인터뷰 했는데요. 세모람의 부족하고 필요한 점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모람의 독서모임을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함께 만들고 있는데 꼭 필요한 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다음 편지에서는 그동안 받은 참여자 피드백과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북토크'(이벤트)를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담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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