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리퐁입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이번주 레터의 주제..! 바로바로 FC서울의 최근 부진과 그로부터 나오는 여러 가지 고민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솔직히 4월부터 경기를 쭉 지켜보면서 ‘대체 왜 골이 안 들어가지?’라는 의문을 계속 가져왔어요. 경기력? 뭐 이 정도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고..(특히 지난 대전전!!!) 선수? 우리 선수단이 골을 하나도 못 넣을 정도의 선수단은 아니다 싶고.. 차라리 진짜 안 될 것 같다면 포기하고 말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팀이 이 정도는 아니다 싶어서 더더 아쉬운 거 있죠!?
서울을 정말 사랑하고, 응원하기 때문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 와주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도 제목과는 다르게 골이 안 들어가는 이유를 따지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FC서울을 응원하는 내용을 담아보려 합니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레터를 시작하기 전에 딱 한 마디만 할게요.
“그래도 축구 팀인데 골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1 경기력과 결과로 수호신을 ‘들었다 놨다’
▶ '3연패' 고민 빠진 김기동 감독…"승점 가져오는 경기, 다른 형태 공격 해야 하나" [현장인터뷰] -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김기동 감독님은 한 인터뷰에서 “경기 내용을 챙기는 것보다도 승점을 가져올 수 있는 경기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든다.”라는 의견을 밝히셨죠. 그렇지만 이어진 다음 경기에서도 승점을 가져올 수 있는 ‘골’은 터지지 않았고, 오히려 ‘경기 내용’ 측면에서 이전보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어요.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은데 유독 득점이 터지지 않아 승점 확보가 힘들어지는 현 상황 속에서 서울 팬들의 의견도 여러 가지 방향을 가지고 펼쳐지고 있는데요,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전술에 변화가 필요하다.’ 등 다양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감독님, 선수단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현재 우리 팀에 있는 모든 구성원을 소중하게 대하고 싶기 때문에 레터에서 특정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도록 할게요. 😉)
구독자님은 경기를 볼 때, 경기력과 결과 중 어떤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두 가지 다 너무너무 중요하지만 꼭 하나만 고른다면 말이에요! 사실 저는 이 질문을 두고 ‘당연히 승점 3점을 얻어낼 수 있는 결과지! 시즌 후반이 되면 승점이 얼마나 소중한데!!’라고 생각했었는데 문득 최용수 감독님 시절 경기가 생각나서 다시 고민이 되더라고요 ㅎㅎ 그래도 승강제가 있는 리그 특성상, 지금 얻지 못한 승점이 시즌 후반부에 얼마나 아깝게 느껴질지 알기에 다가오는 대구전에서는 계속 이어진 리그 무승이 어떻게라도 끊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만 결국 고민을 통해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건 팬들이 아닌 FC서울이죠. 분명 서울의 경기력은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난 수요일 코리아컵 경기에서도 단비같은 승리와 득점을 얻어냈고요! 팀이 해오고 있는 고민의 결과가 이렇게 서서히 드러나다 보면 언젠가는 팡 터지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봅니다.
당연히 현재 FC서울의 모습을 보며 만족하기는 힘들다는 걸 알아요. 그렇지만 여름 이적시장이 오기 전까지는 큰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 또한 어려운 현실..😥 그러니 주어진 상황 속에서 팀이 어려움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조금 더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건 어떨까요? 솔직히 축구.. 냉정하게 보면 우리에게는 취미지만, 선수단 그리고 코치진에게는 직업이잖아요? 스트레스와 고민은 그들의 몫으로 미뤄두기.. 도전…!
#2 그래도 팬인데 응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vs 응원할 힘이 없는데 어떡하지……!
팀 상황이 좋지 않으면 팬들의 분위기도 삭막해지기 마련이죠. 밥 먹듯이 나오는 응원에 대한 이야기지만, 팀이 계속 승리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보니 의견이 더 분분한 듯 해요. 응원에 대한 논쟁도 파고들고 보면 ‘원정석에서의 응원’, ‘N석에서의 응원’, ‘W석, E석에서도 응원 좀 하자’ 등등 여러 카테고리로 나누어 볼 수 있지만 이걸 다 다루면 레터 분량이 터질 게 분명하니까 깔끔하게 딱 두 가지 측면에서만 이야기해볼까 해요.
(1) ‘라이트팬’ or ‘응원에 소극적인 팬’은 팬이 아닐까?
이 주제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한 가지는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상암 N석은 응원석입니다. 예매 시 응원석이라는 점이 미리 안내되고 있기 때문에 이 곳을 예매했다면 응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 열심히 응원하는 팬들을 존중하는 것이 개인의 편리함(ex. 시야, 착석 등)보다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다만, 원정석이나 다른 구역에 대해서는 모두가 조금 더 유한 시선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K리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적은 관중이 찾으며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었죠. 지금의 관중을 유지하며 팀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팬들을 포용하며 천천히 서울의 하드팬으로 만들어갔으면 해요. 경기장에 찾아오는 라이트팬이 어느 순간 서울을 사랑하는 열성 서포터가 될 수 있고, 원정 경기장에 찾아온 타 지역 관중이 언젠가는 홈 경기장에도 찾아오는 관중이 될 수 있으니까요. 또, 각자의 사정에 따라 90분 내내 목청껏 응원을 하기 어려운 팬이 있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어린 아이, 어르신과 함께 경기장을 찾거나 경기를 처음 보는 지인과 함께 한다면 아무래도 경기 중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을테니 내내 응원에 집중하기는 어려울 수 있는 거죠.
‘응원’은 분명 FC서울에 큰 힘을 주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모든 팬에게 ‘응원만이’ 팬심을 표현하는 방법은 아닐 거예요. 취미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 상암까지 찾아가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를 직접 예매하고 찾아오는 것 자체가 큰 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을 사랑하는 만큼 서울의 다양한 팬을 넓은 마음으로 아껴주는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면 어떨까요? 우리의 멋진 응원을 보여주기만 해도 분명 언젠가는 함께하고 싶어질 걸요!?(싫음 말고요 🙄)
(2) ‘힘을 내라 서울!’ vs ‘정신 차려 서울!’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면 나오는 구호가 있죠. 바로 “정신 차려 서울”인데요, 아직은 리그에서의 결과가 좋지 않지만 응원가, 독려 멘트 등으로 선수단에게 팬들의 마음을 전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슬슬 “정신 차려 서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종종 보이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응원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당일 응원에 참여한 팬들의 에너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답이 무엇인지에 대해 단정 짓지는 않으려 해요. 대신, 우리가 사실은 모두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선수단을 격려하는 팬들도, 질책하는 팬들도 모두 ‘승리’라는 하나의 결과를 바라보고 있어요. 어떤 방법으로 우리의 마음을 전해야 최선의 방법이 될 지에 대한 답은 충분한 고민을 거쳐야 내릴 수 있겠죠. 박수도, 야유도 결국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나오는 것이니 우리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떠올리며 조금 더 뭉치고, 파이팅해봤으면 좋겠어요.
안티콜과 응원 중 어떤 방법이 더 좋은 효과를 만들어낼지 우리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니 정답 또한 쉽게 찾아낼 수 없겠죠. 상대 편은 늘 밉다 보니 화내고 미워하는 게 너무 쉬운데, 사랑하는 내 편이 미울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모르겠어요. 저는 FC서울과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경기력이 안 좋을 때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게 더 어려워지는 것만 같아요. (부작용: 내가 경기를 봐서 지는 건가.. 등등 내 탓만 늘어감)
평소에는 원고를 쓰고, 고치는 데 2~3일이면 충분한데 이번 레터는 꼬박 일주일을 걸려서 겨우 완성했어요.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내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경기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팀인데 왜 이러고 있나.. 현타도 오다가, 또 자칫하면 레터를 열어본 구독자님의 금요일 저녁이 너무 우울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발송 전날까지 계속 고민을 이어나갔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고민을 만드는 건 다 경기 결과란 말이죠. 그러니 다가오는 경기만은 꼭 단비 같은 승리를 안겨주었으면 해요. FA컵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공격진의 골이 터졌으니 다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FC서울이 되길 ….!!!! 다들 알고 있잖아요? 성적만 좋으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진다는 걸요!
원래 이런 글은 제목이 본심이니까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감정 꾹꾹 담아 전하며 레터를 마쳐보겠습니다.
“그래도 축구 팀인데 골을 넣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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