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운용 중인 미국 패트리어트(Patriot) 요격체계의 러시아 탄도탄의 요격률이 6%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MD(Missile Defense) 체계는 패트리어트 뿐인데, 우크라이나로 낙하하는 탄도탄의 요격률이 지난 8월 37%를 기록했으나, 9월에는 발사 횟수가 줄어들었음에도 6%로 감소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FT는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2분기 대서양 결의 작전(Operation Atlantic Resolve) 보고서를 인용하며, 최근 러시아의 전술적 개선과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의 지속적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많은 언론매체에서 이를 거론하다 보니 러시아가 탄도탄의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것으로 MD를 무력화했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내용
- 일반적으로 언론에서 사용하는 '요격률'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실제 SSPk는 그러한 변수로 계산하지 않으며, 탄도탄이 패트리어트 포대의 교전 영역으로 탄착하였는지, 방어목표에 위협이 되는 표적이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패트리어트 요격탄 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탄도탄 요격 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 FT의 설명과 달리, 이미 이스칸데르-M은 변형 탄도 궤적과 기만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요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다. 소프트웨어 개선보다는 러시아의 탄도탄 운용 전술 개선과, 불충분한 패트리어트 포대 수량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 지난 10월 5일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 유리 이흐나트는 "탄도탄이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을 때, 단일 체계만으로는 모든 탄도탄을 탐지할 수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여러 요격체계와 레이다가 도시를 여러 각도에서 덮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SSPk는 유도탄 신관과 탐색기의 탐지확률(Pdetect), 탄두의 표적 격파확률(Plethality), 발사 성공 확률(Plaunch), 체계 신뢰도(Preliability)를 종합하여 곱한 값이다. 예를 들어, 각 값이 모두 0.9를 갖는다고 가정하면 (0.9)^4로 65.61%의 SSPk 값이 나오게 된다.
많은 매체에서, 7발 중에 1발, 13발 중에 7발과 같이, 공습에 동원된 탄도탄과 요격한 탄도탄 수량으로 계산한 값을 두고 '요격률'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만, 실제 요격탄을 1발 사격하여 탄도탄을 격추할 수 있는 확률인 단발명중파괴확률(SSPk, Single-Shot Probability of Kill)이나 포대의 교전 성공률과는 다른 개념이다. 요격탄은 제한된 교전 영역과 일정 수준의 SSPk을 갖는데, 일반적으로 70% 이상의 SSPk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MD 체계는 요격확률을 높이기 위해 사격-명중평가 후 재교전을 수행하는 SLS(Shoot-Look-Shoot)이 아니라 2발을 연속 사격하는 SSL(Shoot-Shoot-Look)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70%의 SSPk를 갖는 요격탄을 2발 발사할 때, 최종적으로 요격 성공률은 91%가 된다.
요격률이 아니라면, 앞서 언급했던 37%, 6%를 우크라이나 공군의 탄도탄 교전 성공률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공습에 동원된 탄도탄 중에 얼마나 많은 수의 탄도탄이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어트 포대가 제공하는 교전구역으로 낙하하였는지를 알 수 없고, 교전구역을 통과하지만 담당하고 있는 방어목표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 표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현재 민간에 알려진 정보만으로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패트리어트 포대가 기록하는 교전 성공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하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패트리어트 요격탄 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탄도탄 요격 작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In addition, the UAF struggled to consistently use Patriot air defense systems to protect against Russian ballistic missiles due to recent Russian tactical improvements, including enhancements that enable their missiles to change trajectory and perform maneuvers rather than flying in a traditional ballistic trajectory. For example, June 28 attack included seven ballistic missiles, of which the UAF shot down only one. A massed attack on July 9—the largest air attack since the start of the war—included 13 missiles, of which the UAF shot down or suppressed 7.
또한, UAF는 러시아의 최근 전술적 개선으로 러시아 탄도탄 방어에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여기에는 탄도탄이 전통적인 탄도 궤적으로 비행하는 대신 궤적을 변경하고 기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 사항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6월 28일 공격에는 탄도탄 7발이 포함되었지만 UAF는 그중 1발만 격추했습니다. 7월 9일,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이었던 대규모 공습에는 탄도탄 13발이 발사되었으며, UAF는 그중 7발을 격추하거나 억제했습니다.
FT에서 인용한 OAR 보고서에서는, 최근 러시아의 탄도탄 운용에 대한 전술적 개선과, 변형 탄도 궤적으로 인해 탄도탄 방어에 패트리어트를 지속적으로 가용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 유리 이흐나트는 5월 24일에 9K723 이스칸데르-M 탄도탄이 종말 유도 단계에서 사출하는 기만체(Decoy)를 갖추고 있고, 준 탄도 궤적으로 비행하여 패트리어트의 요격 지점 예측을 어렵게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FT를 포함하여 많은 언론에서는 '변형 탄도 궤적'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개선에 주목했지만, 보고서에서 설명하는 '전술적 개선'이 그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SS-26 스톤(9K720/9K723 이스칸데르)이나 KN-23과 같은 전술탄도탄이 수행하는 공력 비행은 그 이전에도 존재했고, 어느 순간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풀업(Pull-up)과 같은 탄도탄의 변형 기동은 요격탄과 표적이 충돌하는 교전 지점의 예측을 어렵게 만들어 교전영역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상적인 관념과 달리 종말유도 과정에서 속도가 마하 3~4 수준으로 감소하며, 기존 요격체계로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앞서 24일에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도 "이러한 요인들이 탄도탄 요격과 방공체계 운영을 복잡하게 만들지만, 이를 불가능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킨잘은 이스칸데르처럼 변형 기동을 수행함에도 요격되는 수가 비교적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발사 플랫폼인 MiG-31K가 이스칸데르 발사차량에 비해 원거리에서 탐지되므로 발사 시점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력 비행을 수행하여 변형 탄도 궤적을 성형하는 탄도탄의 경우에도, 대응시간이 확보될 경우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는 증거가 된다.
우크라이나는 PAC-3 CRI 유도탄을 활용하여 러시아의 SS-26과 북한의 KN-23 탄도탄 요격에 성공한 사례를 보고했으며, 심지어, SS-26에서 파생된 Kh-47M2 킨잘의 경우, PAC-2 GEM-T 유도탄으로도 격추된 사실이 확인되면서('23.05.04) 요격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를 고려하면 러시아와 북한이 어떤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갑자기 MD체계를 돌파하는 기술적인 도약을 이루어내었을 가능성보다는, 러시아의 탄도탄 운용 전술 개선과, 부족한 패트리어트 포대 수량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한국 공군도 지난 9월 25일 방공·미사일방어 포럼 특별세션을 통해 우리 군의 MD 역량을 설명하면서, 풀업 기동 탄도탄의 낙하속도(마하 3 이상)를 고려할 때, 천궁-II로도 요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이스라엘에서 1개 포대를 추가로 지원받았다. 이어서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5개 포대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으며, 그 중에 2개 포대를 독일에서 '25년 말까지 이전받아 운용할 예정이다.
탄도탄 운용 전술 개선과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가 방어자 입장에서 탄도탄에 대한 정면(Head-on) 요격이 아니라 측면에서 횡단하는 탄도탄을 요격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MD 체계는 적 탄도탄이 포대를 향해 날아오는 상황에서 요격 성공률이 극대화되지만, 교전 영역을 횡방향으로 통과하여 지나가는 탄도탄은 레이다 및 요격탄 탐색기의 시야각(FOV, Field Of View)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 대응하기가 어려워진다. KAMD 체계가 운용되는 한반도 전구(KTO, Korea Theater of Operations)는 종심거리가 약 250km 수준으로 짧아 대부분 정면에서 날아오는 탄도탄을 요격하게 되지만,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 길이가 1,000km가 넘기 때문에, 러시아는 다양한 각도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탄도탄 공습을 시도할 수 있다.
또, 우크라이나는 현재 8개 포대, 대략 1개 대대 규모의 패트리어트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보유한 포대 수량으로는 러시아의 전방위 탄도탄 공습에 대응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최소 10개 이상의 패트리어트 포대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즉, 방어 면적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우크라이나는 주요 방호목표로 낙하하는 탄도탄을 더욱 엄격하게 구분하여 요격할 수 밖에 없고, 충분하지 않은 패트리어트 포대와 부족한 요격유도탄 수량이 우크라이나의 탄도탄 요격 작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이흐나트 대변인은 10월 5일 "탄도탄이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을 때, 단일 체계만으로는 모든 탄도탄을 탐지할 수 없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여러 요격체계와 레이다가 도시를 여러 각도에서 덮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2부에서는 국내 MD체계 및 작전 현황과 발전 계획에 대해 정리할 예정이다.
출처
- Russian missile upgrade outpaces Ukraine's Patriot defences('25.10.02)
- 2025 방공·미사일방어 포럼 특별세션(2025.09.25)
- 정밀유도무기 명중률 입증 방안 타당성 검토 및 대안 분석(국방과학연구소, 2014.06.19)
- 시뮬레이션 기법을 통한 미사일 방어체계 효과 분석(아산정책연구원, 2017.07.03)
- 극초음속 유도탄 및 대응체계 기술 분석(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2022 종합학술대회)
- 탄도탄 비행 궤적에 따른 탄도탄 다층 방어체계 협동교전 방어 효과 분석(제어로봇시스템학회 논문지, 제29권 제8호, 2023.08)
- 극초음속 미사일 위협 및 대응능력 분석(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2023 종합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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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종말단계에서 마하 3이라는건 가속하지 않았을때입니다. 종말단계에서 탄두가 충분히 가속해준다면 지면에 탄착할때까지 마하8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는게 가능합니다. 이런탄두가 살짝 방향을 바꿔주기만해도 현존하는 요격미사일로 방어불가능합니다. 이것때문에 이스라엘도 이란 미사일중 일부를 요격실패한거고 한국과 같이 개발하자고 하고있는거구요
쉘든의 밀리터리
아마 Fattah-1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마하 3급 속도는 이스칸데르나 KN-23이나 SRBM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MRBM도 종말단계 재진입 시 속도가 크게 감소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그리고 Fattah-1은 구조상 대기권 내에서는 다른 탄도탄 MaRV처럼 제어날개로 공력 제어를 하지만 탄도탄 형상 특성상 제어력을 그렇게 많이 확보할 수가 없는 구조고, 상단 PBV가 외기권에서 재진입 전에 추력제어를 통해 추가적인 기동력을 제공하여 재진입 전에 타격 지점을 고려하여 궤적을 수정하기 위해 적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면에 탄착할때까지 속도를 유지할 정도로 상단 RV의 로켓모터가 그렇게 크지도 않고, 장시간 큰 추력을 발생시키는 구조도 아닙니다. 실제 탄착 속도는 다른 MRBM처럼 마하 5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레비
정말로 마하 5밖에 안된다면 이스라엘이 왜 격추 실패했을까요 , 천궁2 직경이 275mm 길이가 4.61m 밖에 안되는데도 지상에서 고도 15km 끝까지 가속하면 간신히 마하5.5정도 속도가 나오죠, 근데 Fattah-1 은 길이 12m , 직경 800mm , 탄두부만 길이 3~4m 정도 됩니다. 탄두부 4m 에 절반정도만 연료로 가득차 있어도 직경이커서 천궁고체연료담을 부피보다 더크죠, 즉 가속할시간이 천궁보다 훨씬길다는겁니다. 고도 30km 위치의 공기밀도는 지상의 1%밖에 안됩니다. 즉 공기저항없이 가속가능하죠 고도 60km 에서부터 가속한다고치면 천궁 요격고도인 15~20km 요격고도에서의 속도는 마하 10이상일겁니다
레비
15~20km 구간에서 회피기동을 한다면 당연히 속도가 줄어서 마하 8정도되겠죠 지표면에 도착할쯤에는 더 줄겠죠
쉘든의 밀리터리
Fattah-1의 상단 PBV는 MaRV의 절반은커녕 1/4 정도 크기입니다. 탄도탄 전체 길이는 14m, 직경 100cm고, 상단 MaRV는 4.65m 정도 되는데, PBV의 길이는 약 1m 수준이에요. 천궁2와 달리 구형 추진제 탱크를 사용해서 그렇게 많은 추진제를 탑재하지도 못하고, 서스테이너로 작동하기 때문에 대기권 내에서 가속할정도로 큰 추력은 낼 수가 없는 구조고요. 일반적으로 다른 탄도탄에서도 PBV가 궤적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된 사례가 있었으니 그걸 참조해서 말씀드린겁니다. 인도의 AGNI-2도 Fattah-1과 비슷한 형태입니다. 다만 속도가 빠르면 대응시간이 줄어드니까 그만큼 요격될 가능성은 줄어들겠죠. 그와 별개로 극초음속 유도탄들의 개발 사례들이 여럿 있지만 KTO 내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는데 그건 2부에서 설명할 예정입니다.
레비
지름 800mm 의 원형 구체 부피가 268L 이고 천궁 고체연료부가 3미터라 치면 지름 265mm 길이 3m 인 원통형 부피가 165L 입니다. 아무리 구형소재를 써서 두께가 있다해도 부피차이가 크죠. 그리고 로켓 하단부에 썻던 고체연료랑 같은소재의 고체연료를 썼을텐데 PBV가 가속할정도의 추력을 낼수없다뇨
쉘든의 밀리터리
아뇨 추진제나 소재 기술수준 차이도 있겠지만 그걸 말하는게 아니고 추진제 탱크 형상이 球(sphere)형이라 실린더형으로 전체 직경에 꽉 차는 천궁과 다르게 추진제량 자체가 적을 수 밖에 없다는거에요. 그리고 MaRV PBV 자체가 그렇게 많은 추진제를 사용하지는 않고, 고체연료가 모든 단에서 다 같은 조성이라 하기도 어렵고(장담할 수 없고), 추진제 연소속도와 추력에 영향을 주는 내부 그레인 형상도 연소 프로파일에 따라 달라집니다. 메일리는 댓글에 이미지 삽입이 안되는데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7/79/Unveiling_ceremony_of_Fattah_hypersonic_missile_%2827%29.jpg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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