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추진/에너지

대구경 다연장로켓에 대한 오해

다연장로켓은 속도가 빠르지 않다

2023.10.16 | 조회 1.3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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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든의 밀리터리

다양한 국방 관련 정보들을 소개합니다.

KN-25 600mm 다연장로켓
KN-25 600mm 다연장로켓

최근 다연장로켓은 유도제어장치가 통합되면서 핵심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사거리를 수백km까지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구경 300mm 이상의 로켓탄 사격이 가능한 PHL-16과 같은 대구경 다연장로켓을 운용하고 있고, 북한에서도 KN-09·KN-16 300mm 다연장로켓과 KN-25 600mm 다연장로켓을 운용하면서 국내 안보에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대구경 다연장로켓은 그 성능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KN-25 600mm 다연장로켓의 경우, 일부 언론에서는 종말단계에서 마하 6 이상으로 비행하며 대구경 다연장로켓과 탄도미사일의 포화 공격을 통해 KAMD를 무력화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탄도미사일과 마찬가지로 탄도 비행 궤적을 그리는 로켓탄은 연소가 종료되면 무추력 비행을 실시하고, 정점고도 이후 하강하면서 속도가 증가하다가 종말 단계에 돌입하면 속도가 감소한다. 공기 밀도가 높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저고도로 내려갈수록 항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600mm로 더욱 대형화된 북한의 KN-25는 구조가 간단하지만 전면에서 항력 요소로 작용하는 카나드 조종날개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추진효율에서도 불리하다.

Range and Accuracy Improvement of Artillery Rocket Using Fixed Canards Trajectory Correction Fuze(Aerospace 2022, 9, 32)
Range and Accuracy Improvement of Artillery Rocket Using Fixed Canards Trajectory Correction Fuze(Aerospace 2022, 9, 32)
대기권을 비행하는 유도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구현을 위한 외형 형상 최적화 시스템 연구(한국항공우주학회지, 제37권, 제6호, 2009.06)
대기권을 비행하는 유도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구현을 위한 외형 형상 최적화 시스템 연구(한국항공우주학회지, 제37권, 제6호, 2009.06)

게다가, 로켓탄은 탄도미사일보다 길이 대 직경비가 크기 때문에 추진제와 탄두 작약량이 동일한 길이의 탄도탄보다 적고, 고도 100km 이하의 대기권 내에서 비행하는 로켓탄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공기 저항에 의한 감속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일례로, 상단의 122mm 유도로켓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발사 직후 최대 1024 m/s로 마하 3에 가까운 최고속도가 나왔지만, 연소가 종료된 이후로는 속도가 급격히 하락하여 종말 단계에 돌입하면 200~300m/s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기권을 비행하는 유도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구현을 위한 외형 형상 최적화 시스템 연구" 논문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발사 초기에 최대속도를 기록한 이후 정점고도에서 속도가 마하 1.6 수준까지 감소하였으며, 활공 비행 과정에서는 마하 1 이하까지 감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란드 수출형 천무, HOMAR-K의 CTM290 탄도미사일 포드 장전
폴란드 수출형 천무, HOMAR-K의 CTM290 탄도미사일 포드 장전

또한, 북한의 KN-25와 중국의 PHL-16과 같은 대구경 다연장로켓은 발사차량에서 크레인을 사용한 재장전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재장전할 수 있는 집결장소와 이를 지원할 장전차량이 별도로 마련되어야 하며, 재장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과정에서 피격될 위험성도 증가하므로 후속 사격도 제한된다. 반면, 포드화된 탄약을 운용하는 K239 천무와 M142 HIMARS 등의 다연장로켓 시스템은 발사차량에 포드 재장전이 가능한 크레인이 탑재되어 있어 신속한 재장전이 가능하고, 지원차량도 특정 지점에 포드만 내려놓고 이탈하면 발사차량이 사격 직후에 해당 지점으로 이동하여 포드를 재장전하고 사격을 이어나갈 수 있다. 따라서, 대화력전 수행 시 매우 우수한 생존성을 보여준다.

LAMD-I/II의 요격 대상
LAMD-I/II의 요격 대상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인해, KN-25처럼 기존 로켓탄 형상을 유지하면서 대형화하는 것이 아닌, 탄도미사일의 포드화를 통해 다연장로켓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600mm 구경으로 확장한 북한의 KN-25는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볼 수 있으며, K239 천무와 M142 HIMARS의 경우 CTM290/KTSSM과 ATACMS를 통합하여 운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하마스의 까삼로켓 운용 전술에서 볼 수 있듯이, 로켓탄을 대량으로 발사하여 요격탄 수량을 소모시키는 전술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1분당 130발 이상으로 낙하하는 240mm 방사포 로켓탄과 교전 가능한 LAMD 체계를 개발 중이며, KN-25 600mm 로켓탄과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천궁-II를 기반으로 저가화된 LAMD-II 체계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육군에 LAMD-I/II 체계가 전력화되면 KAMD 체계에 대한 완전성을 제고하고, 대화력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측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1. HOMAR-K for Polish Armed Forces - https://youtu.be/v74Rl2R2l20?si=N6JgfiS4RFTa3GTm
  2. 대기권을 비행하는 유도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구현을 위한 외형 형상 최적화 시스템 연구(한국항공우주학회지, 제37권, 제6호, 2009.06)
  3. Range and Accuracy Improvement of Artillery Rocket Using Fixed Canards Trajectory Correction Fuze(Aerospace 2022, 9, 32)
  4. 관측 제원을 활용한 탄도미사일 최대사거리 추정에 관한 연구(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2022 종합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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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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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원혁

    0
    about 1 year 전

    밀리터리 소식이나 업체자료도 좋지만 이렇게 밀리터리 관련 정보를 푸는것도 좋군요. 잘 읽었습니다!

    ㄴ 답글 (1)
  • Whitecloud

    0
    about 1 year 전

    한가지 질문이 있어 그냥 여기에 씁니다. 커뮤니티쪽에서 댓글을 쓰려니 맴버십 구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구독을 하라고만 뜨고해서 결국 글을 쓸수가 없더라고요.(덤으로 쉘든님이 커뮤니티 글에 쓴 댓글도 구독을 하라고만 뜨고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 혹시 이게 그냥 메일리의 문제인지 아니면 쉘든님께서 뭔가 셋팅을 잘못하셔서 그런건지 확인이 될까요?

    ㄴ 답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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