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요약해준 컨텐츠만 소비한다는 건요. 인간 지네 아시죠? 거기서 마지막 부분에 속하시는 겁니다. (인간 지네를 모르신다면 굳이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각종 생성형 AI 서비스가 나오고 시대입니다. 그 중, 요약 서비스도 많이 나오고 있죠. 이미 다들 아셔서 언급할 필요도 없겠지만, ChatGPT에서 글을 요약해주거나 Lillys같이 유튜브 영상 내용을 요약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AI 서비스가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절대 의존하면 안 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요약 능력입니다. 조금 더 있어 보이게 말하자면 추상화 능력이죠. 지식 노동자가 추상화 능력을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순간 경쟁력은 급속도로 사라질 것입니다. 이는 운동선수가 들어야 할 바벨을 로봇이 대신 들어주거나 피아니스트가 매일 연습할 곡들을 로봇이 대신 쳐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추상화 능력은 누군가에게 절대 의존해서는 안 되고, 매일 단련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질문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올 것이라 하죠. 저도 동의합니다. 그래서 추상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어떤 아이디어를 보면 그걸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이죠. 추상화된 아이디어는 내가 갖고 있는 멘탈 모델에 연결하기 쉽습니다. 그렇게 추상화되어 연결된 아이디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질문을 던지거나 다른 아이디어에 기반해서 질문을 던지기도 쉽죠.
(여담으로 위 과정은 제텔카스텐에서 영구 노트 작성과 연결 과정과도 같습니다.)
그리고 요약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 컨텐츠를 깊게 팔만한 인내력도 사라질 겁니다. 요약한 컨텐츠만 보면 대충 무슨 내용인지 알 거 같거든요. (더닝-크루거 효과) 모든 컨텐츠는 사실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피상적으로 요약한 내용을 알아봤자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면 적용을 할 때 문제가 생기거든요.
물론 요약 컨텐츠가 빛을 발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것은 해당 컨텐츠를 깊게 들어갈지 말지 결정할 때입니다. 정보가 워낙 넘쳐나는 시대니깐요. 요약한 내용을 보고 지금 나에게 중요한 정보인지 판단해서 토끼굴로 더 들어갈지 결정하는 거죠.
번외) PARA나 Zettelkasten등의 생산성 방법론으로 저를 구독하는 분들이 많으실 거로 압니다. 그런 컨텐츠가 궁금해서 구독했더니 유튜브랑은 다른 이상한 얘기나 하고 있어서 어쩌면 실망하고 계실 수도 있을 겁니다. (요즘 유튜브 영상도 안 올리고 말이죠)
다음 레터는 "작동하는 제텔카스텐"에 대해 다루려고 합니다. 사실 이 메일 레터는 "제텔카스텐이 정말 작동하는가?" 실험의 일종입니다. 과연 인사이트 글쓰기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저만의 셀프 실험이죠.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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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라
인간 지네 비유가 아주 인상깊네요. 무엇인지 알고싶지 않은데 이미 알고 있는 저... 질문 능력과 추상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관점에 매우 공감합니다. 다만, 미래의 AI가 정말 그것도 못할까?라는 의문도 드네요. 인간이 어떻게 추상화하는지 패턴을 학습시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알트먼의 해고와 함께 AGI 이야기로 시끌벅적한데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는 뉴스레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안의 생산성 (544)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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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
오늘 글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요약을 하면 참 편하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인간 지네의 비유를 듣고 섬짓했네요^^; 글쓴이님을 통해 배워둔 PARA 원칙에 기반한 노트 정리와 Zettelkasten은 중소기업의 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면서 점점 희미해지고 소흘해집니다. 어찌되었든 중요한 노트들은 아직 옵시디언으로 기록하고 있으나 to do list의 경우에는 예전 방식대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종이에 적어놓는다던가.. 포스트잇에 적고 모니터에 붙여놓는다던가..하는 구시대의 방식이요. 결국 적절한 탬플릿을 제공함으로써 task를 짧은 시간에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는 Notion으로 다시 눈을 돌리는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
시안의 생산성 (544)
넵. PARA 같은 방법이 번잡스러우면 포스트잇에 붙여넣고 투두리스트를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각자 알맞는 방법이 다른 거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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