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배포라는게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나는 별게 아닌 줄 알았다.) 서비스 경험이 거의 전무하고 배포를 처음으로 해보는 개발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팀의 역량이 부족하면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일이 되게 하는게 PM의 역할이다.
운이 좋게도 나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 개발 동아리의 우리 학교 대표를 하고 있었다. 이 개발 동아리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자면, 멋쟁이호랑이처럼이라는 웃긴 이름의 동아리인데 학교별로 동아리 멤버를 선발하고 개발 교육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되 오프라인 동아리 활동은 학교별로 진행한다. 그래서 학교별로 동아리 운영진이 있고 대표가 있는데, 이걸 학교 대표라고 한다.
학교 대표들은 학교 연합 활동을 하기 위해서 서로 연락처를 교환한다. 대표의 추진력에 따라서 함께 MT를 가거나, 해커톤, 강의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인근 학교들과 같이 하게 된다. 나는 이 인맥을 활용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학교 대표들은 뛰어난 개발 능력을 갖고 있었고, 서로 도우려는 협력적인 분위기였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를 외면하지 않으리라 믿었다.
마침 학기 초에는 대표자들이 모이는 회식이 있었다. 나도 대표자로써 이 회식에 참여했고, 현주도 나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했다.
회식 분위기가 무르익고 화기애애한 와중에 다른 대표들에게 내가 봉착한 난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한 대표 친구가 내 고민을 듣곤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OO대 대표 준오가 배포 많이 해보지 않았나? 어떻게 하는지 한 번 물어봐봐."
"준오가 누군데?"
"저기 맨 끝 테이블에 벽 쪽에 앉아있는 앞머리 긴 남자애가 준오야. 가서 한 번 물어봐봐."
"저기 저 사람? 맞아?"
"어어 맞아!"
나는 바로 잔을 들고 준오가 있다고 말해준 테이블로 옮겼다. 준오와 일단 안면을 터야했다. 아예 모르는 사이였지만 술자리를 빌려 이번 기회에 친해져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안녕하세요, 준오님 맞으십니까?"
"엇 네 맞습니다. 누구시죠?"
간단히 나에 대해 소개하고 가벼운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걸 얘기하고 당신이 그렇게 배포를 잘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고도 얘기했다. 준오는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배포 나한텐 어려운 일도 아니지. 30분이면 하지~"
살짝은 허풍을 섞인 얘기 같았지만, 너무 쉽게 얘기하니 정말 능력자를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우는 소리로 사정을 해봤다.
"너한테 쉬운 일이면 우리 한 번만 도와줄 수 있어? 우리 서비스 다 만들어놓고 몇 개월을 배포를 못해서 서비스 런치를 계속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