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행복하지만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2024.07.15 | 조회 75 |

사이드하는 이대리

사이드 프로젝트의 현실을 소설로 씁니다.

이 소설은 현실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으로 등장인물과 비슷한 실존인물이 있더라도 그 사람의 이야기를 쓴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돈도 안 주면서 사건사고가 많아 보이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모집 공고를 올리고 첫 날 지원서가 하나 들어왔고 그 후 5일동안 한 명이 더 지원해서 일주일동안 들어온 지원은 겨우 2명이었다. 그 뒤로는 지원소식이 잠잠했다. 지원기간을 2주로 잡았는데, 너무 짧게 잡았나 후회도 됐다. 

'팀원 모집 망한건가?'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팀원을 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개발동아리의 친구들이 여러 능력있는 친구들을 추천하거나 소개시켜줬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니, 인복은 타고 났나보다. 망했다고 생각할 무렵, 지원 기간 막바지에 지원서가 쏟아졌다. 하루에 지원서가 2개씩 들어왔고, 지원 기간이 끝나고서도 뒤늦게 공고를 봤다며 지금이라도 지원서를 넣어도 되냐는 문의도 와서 끝난 뒤에도 지원서가 2개나 더 들어왔다. 

원래 선발하려는 팀원은 디자이너 한 명, 백엔드 개발자 한 명, 프론트 개발자 한 명이었는데, 포트폴리오를 보다보니 우리 프로젝트에 비해 과분하게도 능력 좋은 지원자들이 많았다. 추천받은 사람들도 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어서 추천해주신 분들께 감사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매니징 할 수 있는 팀의 규모는 아무리 많아도 6명일 것이라는 판단했다. 그래서 현주와의 논의 끝에 디자이너와 프론트 개발자는 각각 한 명을 뽑는 것으로 유지하고, 백엔드 개발자만 한 명만 더 뽑기로 했다. 

현주와 함께 지원서와 포트폴리오를 검토해서 함께 하면 도움받을 만한 능력이 있고 우리 프로젝트 경험이 이 사람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을 선별해서 2차 미팅을 하자고 연락을 했다.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춰서 이 프로젝트에서 얻을 것이 없는 사람이나 아직 한참 배우는 단계인 사람은 프로젝트에 기여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연락을 돌렸다. 

미팅을 하는 목적은 딱 한 가지였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인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이전에 함께 했던 프론트엔드 개발자인 동규는 혼자서 묵묵히 일을 해내는 사람이었지만 대화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일을 하는게 마냥 편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팀으로 오래 일하려면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대화가 잘 통한다는게 말로는 간단해보이지만 사실 간단하지 않다. 질문을 했을 때 동문서답하지 않고 잘 답변해주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경청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하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 이게 참 쉽지 않다. 사람은 자신이 관심이 없는 이야기에는 쉽게 딴청을 피우게 되고, 자기 말만 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관심이 없어도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며 경청하고, 이 사람이 말한 내용으로 질문을 '잘' 해야 대화가 잘 이어진다. 

8명의 지원자들과 일주일에 걸쳐 약속을 잡아서 미팅을 했다. 미팅을 하니 서류로 보았던 것과는 다른 지원자들의 면모가 보였다. 포트폴리오가 매력적이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이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어서 지원한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질문에도 단답으로 대답하고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는 지원자, 포트폴리오는 그리 매력적이진 않았는데 대화가 물 흐르듯 원활해서 함께 일하면 정말 즐겁겠다는 생각이 드는 지원자까지 다양했다. 나는 실력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후자와 함께 일하는 것을 택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1명의 디자이너, 1명의 프론트엔드 개발자, 2명의 백엔드 개발자에게 함께하자는 메일을 보내고 팀 세팅을 마무리했다. 프로젝트 런치 두 달만에 팀에 4명이나 합류하면서 6명이나 되는 꽤나 큰 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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