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공정 및 장비

수분 관리와 카를 피셔(Karl Fischer) 측정

2026.10.08 | 조회 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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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시노프로

배터리에서 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불순물인데요. 그런데 이 물이 수십 ppm만 남아도 셀 수명과 안전성이 크게 흔들립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LFP 셀 기준으로 20 ppm 시료가 1000 사이클 뒤에도 용량 92%를 유지한 반면 500 ppm 시료는 900 사이클 부근에서 용량이 급락했다는 결과가 보고됐죠. 고에너지밀도 셀과 대형 ESS로 시장이 넘어가면서 수분 관리는 이제 품질 항목이 아니라 안전 항목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미지: 카를 피셔 오븐법에 쓰이는 시료 가열 자동화 장비 (874 Oven Sample Processor) / 출처: Metrohm]
[이미지: 카를 피셔 오븐법에 쓰이는 시료 가열 자동화 장비 (874 Oven Sample Processor) / 출처: Metrohm]

👉 수분 몇 ppm이 왜 셀 수명을 가르나?

문제의 출발점은 전해액 염인 육불화인산리튬(LiPF6)입니다. 이 염은 물과 만나면 쉽게 분해됩니다. 반응 경로는 간단합니다. LiPF6가 물과 반응해 불화수소(HF)와 삼불화옥시인(POF3)을 만들죠.

여기서 생긴 HF가 연쇄 반응을 일으킵니다. HF는 양극(Cathode) 활물질에서 전이금속을 녹여 내고 이렇게 용출된 금속은 음극(Anode) 쪽으로 이동해 SEI 피막을 망가뜨립니다. 피막이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리튬이 계속 소모되죠. 결과는 용량 감소와 저항 증가입니다.

가스도 문제입니다. POF3와 분해 부산물은 셀 내부에 가스를 만들어 파우치를 부풀리거나 스웰링(Swelling)을 일으킵니다. 실제로 상용 1M LiPF6 전해액에서는 HF가 30~60 ppm 수준으로 검출되고 물은 1~5 ppm 정도만 남습니다. 물이 이미 HF로 바뀐 뒤라 그렇습니다.

그래서 현장 규격이 매우 빡빡한데요. 전해액은 보통 수분 20 ppm 이하와 산도 50 ppm 이하로 관리합니다. 전극과 조립체는 진공 건조를 반복해 40 ppm 미만에서 20 ppm 미만까지 내립니다. 한 연구에서는 NMC622 계열 전극 조합에서 잔류 수분 430 ppm을 임계값으로 제시하기도 했죠.


👉 카를 피셔 적정은 물을 어떻게 세는가?

카를 피셔 적정은 물만 골라서 반응시키는 방법입니다. 요오드와 이산화황이 물이 있을 때만 반응한다는 성질을 이용하죠. 물 1몰이 요오드 1몰을 소비하므로 소비된 요오드 양을 세면 물 양이 나옵니다. 100년 가까이 쓰인 방법이고 지금도 수분 정량의 기준입니다.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용량법 (Volumetric KF): 요오드가 든 적정액을 뷰렛으로 넣어 주는 방식입니다. 대략 100 ppm에서 100%까지 넓은 범위를 담당하죠. 전해액 원액이나 수분이 비교적 많은 시료에 적합합니다.

전량법 (Coulometric KF): 요오드를 전기분해로 셀 안에서 직접 만들어 냅니다. 흘린 전하량이 곧 물의 양이라 표준화가 필요 없죠. 절대 수분 기준으로 10 µg에서 200 mg 정도를 다룹니다. ASTM E1064는 수분이 500 mg/kg 이하인 시료라면 전량법을 고려하라고 안내합니다.

여기에 고체 시료를 위한 전처리가 하나 더 붙습니다.

오븐법 (Oven / 기화법): 전극이나 분리막처럼 시약에 녹지 않는 고체는 그대로 넣을 수 없습니다. 대신 밀폐 바이알에 담아 오븐에서 가열하고 빠져나온 수분만 질소로 실어 적정 셀로 보냅니다. 배터리 소재에서는 보통 150°C 안팎을 씁니다. 시료가 시약과 직접 만나지 않으니 부반응 걱정이 줄어들죠.

측정 대상도 공정 전체에 걸쳐 있습니다. 양극재와 음극재 분말부터 코팅이 끝난 전극 그리고 분리막과 전해액까지 모두 카를 피셔로 확인합니다.


👉 현장에서 수치가 흔들리는 이유는?

같은 전극을 재도 값이 다르게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원인은 대부분 장비가 아니라 시료 취급에 있죠.

샘플링 환경: 전극은 대기에 노출되는 순간 수분을 다시 먹습니다. 드라이룸에서 잘라 밀폐 바이알에 담고 바로 측정해야 합니다. 셀 제조 라인의 드라이룸은 노점(Dew Point) -40°C에서 -60°C 수준으로 유지되는데요. 계측실로 옮기는 몇 분 사이에 값이 수십 ppm씩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븐 온도 설정: 너무 낮으면 결합수가 안 나오고 너무 높으면 바인더가 분해되면서 물이 아닌 성분까지 검출됩니다. 소재별로 온도 램프를 잡아 두는 이유죠. 캘린더링(Calendering)을 거친 전극은 공극이 줄어 수분이 늦게 빠져나오므로 유지 시간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블랭크와 드리프트: 전량법 셀은 항상 미세한 배경 수분을 갖습니다. 이 드리프트를 빼지 않으면 저농도 시료에서 오차가 커지죠. 시료 하나에 담기는 물은 1000~2000 µg 정도가 이상적이고 10 mg을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관리 체계도 함께 봐야 합니다. 라인에서는 노점계로 환경을 상시 감시하고 카를 피셔로는 소재와 전극의 절대값을 주기 검사하죠. 두 지표를 함께 보면 수분 이상이 환경에서 왔는지 소재에서 왔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시험 방법 자체는 ISO 760과 ASTM E1064 같은 규격이 뒷받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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