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공지] 뉴스레터 발송 일정이 평일로 바뀌어요!

무너지면서 알게 됐다. 나는 문제를 붙드는 사람이었던 걸

난 정말 실패한 마케터일까?

2025.03.24 |
광탈일기의 프로필 이미지

광탈일기

뭐라도 기운을 주고 싶어서, 내 이야기까지 팔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한 기록

 

사실 그 회사를 선택하기 전까지,
나는 몸도 마음도 꽤 지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신중하게 그 회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특히 상사와의 관계에서부터 벽에 부딪혔다.
일에 대한 태도,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대화의 뉘앙스까지… 조금씩 어긋나는 부분들이 결국
큰 거리감이 되어 돌아왔다.

 

관계를 회복하려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다.
내 성향과 일하는 방식을 솔직히 공유하기도 했고,
나를 어떻게 써야 더 편할지도 먼저 제안해봤다.
하지만 그런 시도들조차 의미 없이 흘러가 버릴 때,
내 안의 에너지는 조용히 소진되어 갔다.

어디에도 딱 들어맞지 않는 자리에서, 늘 중심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작은 말에도 신중해야 했고, 도움을 청하는 타이밍조차 늘 살펴야 했다. 괜찮은 척은 했지만, 생기를 붙잡으려 애썼다.

회사를 나온 후에야, 그 시간이 어떤 의미였는지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당시엔 그냥 지나쳐버린 장면들이, 거리를 두고 나니 하나둘 다시 떠올랐다.

‘아,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이었구나.’

마음속 어지러운 서랍들을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문득, 회사 안에서 맡았던 한 업무가 떠올랐다.
그곳에서 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했고,
특히 다양한 1인 창업가들의 여정을 인터뷰하며 기록했다. 그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예상 밖의 배움이 남았다.

 


첫 번째는,
숫자 뒤에 가려진 진짜 시간을 마주한 경험이었다.

나는 1인 창업이라는 구조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이전에도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해본 경험이 있었다. 다만, 뉴스레터나 영상 플랫폼에서 자주 접하던 ‘월 1천 수익 달성’, ‘론칭 3개월 만에 정산’ 같은 문구엔 어딘가 모르게 거리를 두고 보게 됐던 것도 사실이다.

 

‘정말 저렇게까지 되는 걸까?’
‘꾸준함보다, 운이 크게 작용하는 건 아닐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심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창업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가 보지 못했던 영역이 하나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들려준 건 화려한 숫자보다
숫자 뒤에 이어진 ‘버티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수익보다 먼저 정체성을 고민했고,
팔기 전에 먼저 삶의 균형을 되묻기도 했으며,
포기할까 말까를 수십 번 고민하다 결국 끝까지 밀고 간 이야기들도 있었다.

 

한 분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흔들릴 때마다 적어뒀어요. 나중에 같은 선택을 반복하지 않으려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 역시 오래도록 꺼내지 않던 나만의 기록들을 다시 들여다볼 용기가 생겼다.

그 경험들이 단순한 반성문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나만의 근거가 되어줄 수 있다는 걸
그제야 처음으로 느꼈다.

 

두 번째는,
‘드러낸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경험이었다.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을 그리 편해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그 안에 ‘나 자신’을 넣는 건 늘 조심스러웠다.


완성되지 않은 채로 보일까 봐,
부족해 보일까 봐,
그리고 결국 누군가의 평가로 이어질까 봐
늘 한 발 물러서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달랐다.

그들은 자신의 시행착오를 숨기지 않았다.
3년에서 8년까지 예상보다 오래 걸렸던 일,
지지부진 했던 판매 기록,
불안해서 밤새 고민했던 날들까지 솔직하게 꺼내놓았다.

그 솔직함이 오히려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냈고,
그 공감이 다시 연결을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처음으로 생각했다.

 

‘부족한 채로 나를 드러내도 괜찮을 수 있겠구나.’

그리고 나서야 그 동안 고민했던 진짜 원하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조금씩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낯설고 버거웠던 시간들이 결국은
나를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내가 어떤 순간에 위축되고,
어떤 지점에서 다시 일어서는지를 알게 됐다.

그 속에서 다시 발견한 가장 큰 단서는, 여전히
“사람과 문제를 연결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나의 본성이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예전에 했던
‘프로젝트’들이 자꾸 떠오른다.
그때의 나는 힘들면서도, 살아 있었다.

막막한 문제를 붙들고 끈질기게 해답을 찾던
그 감각이 어쩌면 지금의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왜 지금 다시 그 영역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그리고 앞으로 으로 풀어보고 싶은지를 찬찬히 이야기해보려 한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광탈일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5 광탈일기

뭐라도 기운을 주고 싶어서, 내 이야기까지 팔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한 기록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뉴스레터 광고 문의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