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러스 : 일과 삶

16. 아기를 낳고 달라진 것들

'어떤 경험'을 선택할지 고민할 때 드는 4가지 생각

2026.03.23 | 조회 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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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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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러스 다이어리

스텔러스 창업자|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쓸 수 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갑니다. 

 

이번 겨울에는 유독 숨이 찼습니다. 일이 많기도 했고, 아기가 자주 아팠습니다. 기침할 때마다 토하는 아기를 안고 잠드는 밤마다 '딱 오늘만 버티며 살자'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다행히 아기는 아픈 만큼 쑥쑥 컸습니다. 이제는 목을 가누고, 앉아있고, 물건을 잡고, 표정을 드러내며 죽을 먹을 수 있는 '어린이'로 진화하는 중입니다. 

 

비트를 먹은 모습입니다...ㅎㅎ
비트를 먹은 모습입니다...ㅎㅎ

 

무엇보다 올 겨울에 기운이 달렸던 이유는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로 출퇴근을 했기 때문입니다. (예전 레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서울을 떠나 비수도권에 살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매주 용산역에 가기 위해 꾸역꾸역 기차역까지 가서 KTX를 타는 여정을 반복하기 쉽진 않았습니다. 밤 8시에 집에 도착하면 부리나케 환복 후 아기를 씻겨 재우는 일상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저에게는 '아기가 있는 상태에서' 예전처럼 (가끔이라도) 서울을 오가는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고무적이었습니다. 주변의 큰 도움으로 가능한 스케줄이었습니다. 종종 세상 밖으로 나와 원래 일하던 나 자신을 만나는 일이 도전이었고, 그 도전을 완주한 지금이 기쁘고 감사할 따름이죠. 또 하나의 좋은 경험치를 얻었다는 사실에 자신감과 효능감을 회복하는 겨울 방학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덕분에 에너지를 많이 받았습니다. 

 

새싹 7기 수강생들의 롤링페이퍼... 감동쓰나미ㅠ
새싹 7기 수강생들의 롤링페이퍼... 감동쓰나미ㅠ

 

디지털 마케터 양성과정에 해당하는 새싹 7기에 이번에도 콘텐츠 마케팅 멘토를 맡았습니다. 오랜만에 다시금 사람들 앞에서 내 부족함을 가감없이 드러내자니 망설임이 앞섰지만, 그래도 내 경험과 네트워크가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으며 임했습니다.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완주해준 수강생들 덕택에 저도 '열정'을 실감하는 (약) 100일의 기간이었습니다. 

 


 

아기를 낳고 보니 모든 사람이 '아기'로 보입니다. 

 

아기는 제가 세상을 보는 '렌즈' 자체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이제는 걸어다니는 모든 사람에게서 '아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건널목을 기다리는 아주머니에게도, 지하철 계단을 바삐 오르내리는 직장인에게도, 재잘재잘 웃고 떠드는 청소년들에게도 '아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아기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을 보는 제 시선은 따뜻해집니다

 

지나가는 할아버지를 봐도 이럴진대 수강생들에겐 오죽할까요. 이들이 장성해 취업을 하고자, 자기 인생의 방향으로 스스로 찾아가고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도 저는 '아기'를 보았습니다. 분명 이들도 하루 24시간 누군가 케어해주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이젠 자기 몫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니. 대단하고 기특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수강생 중 한 분은 제가 "좋은 엄마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확언하긴 어렵지만) 아기를 낳은 경험은 확실히 제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 자체를 바꾸었습니다. 그게 상대방에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죠. 그만큼 경험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규정합니다. 그래서 어떤 경험을 해봤는지, 혹은 선택했는지는 나의 구성 성분을 결정하는 것과 맞먹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경험'해야 할까요. 경험을 선택하는 데 분명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레터의 도입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 <컨택트>가 다시 떠오르는 요즘.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 <컨택트>가 다시 떠오르는 요즘.

 

커넥팅더닷 : 데이터를 모아 경향성 찾기

 

비록 이번 새싹 강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저는 콘텐츠 마케팅 강의 첫날 꼭 제 커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공유합니다. 제가 처음부터 '콘텐츠가 하고 싶다'며 의도적으로 경험을 쌓아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대체로 그러하듯) 10대 때 미뤘던 정체성과 방향성 고민을 20대 초반에 하면서 이것저것 부딪치다 보니 '지금의 나'라는 패턴이 생겨났습니다

 

당시에 그저 마음 가는 대로 (공부 빼고) 손이 가는 무엇이든 일단 실행해봤던 저는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답을 찾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하던 대로 열심히 공부를 하기엔 10대 후반,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으로, 멋대로 살아봤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그때야말로 마음껏 살아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덕분에 저에게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가'에 관한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그 데이터들을 연결하니 다음 레벨(단계)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커리어에 관해 소개하는 강의안 일부.
커리어에 관해 소개하는 강의안 일부.

 

저는 이러한 접근법을 '함수'에 비유합니다(!) 지금 당장 나는 나를 모르더라도, 나에게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경험들을 일단 데이터로 확보하다 보면 그 점들을 연결해 어떤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20대 당시에도 어렴풋이 '아직 나를 더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양한 경험치를 쌓았는데, 점점 가지치기가 되더니 내가 지향할 만한 화살표가 드러났습니다. 

 

영상 제작, 행사 기획 및 개최, 종이신문 제작, 독립출판까지. '과외 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던 저는 결국 전공과는 무관한 취업길에 올랐습니다. 그 시작점에서도 "일단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돌아오자"며 부담감을 열심히 덜어냈는데, 어쩌다 보니 10년 넘게 콘텐츠를 만들고 미디어를 대하는 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경향성이 맞았구나' 실감합니다. 

 

그래서 이제 막 독립적인 삶을 시작하는 이들, 혹은 사회생활의 초입에 선 사람들에게는 '여러 데이터를 쌓아서 그 중에 나에게 맞는 함수를 그려야 한다'는 조언을 합니다. 어차피 100세 시대에 영영 주어진 일만 하며 살 순 없으니까요. 언젠가는 갑자기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타이밍이 오는데, 그때 가서 부랴부랴 맨땅에 헤딩을 하긴 쉽지 않습니다. 데이터는 미리 확보하는 게 속편합니다. 

 

물론 나이가 들며 소위 '연차'가 쌓이니 이러한 관점에도 디테일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결실을 맺는 학습'이 필요하다

 

아기를 낳고 나니 그야말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제 집중력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전에는 '그낭 내가 좀 더 시간을 들여 해치우지' 싶었던 잔업이 지금은 '아기를 못 본 채로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일인가?'라는 의문을 던집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 우선순위를 더 고민하게 됩니다. 그동안 다양한 점을 찍어 나를 찾아왔다면, 이젠 내 함수에 맞는 데이터를 골라내야 합니다. 

 

연차가 쌓인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마주합니다. 나이가 드니 체력도 떨어졌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개인 시간도 줄어들었고. 무엇보다 인생의 시간이 점점 소진되는데 마냥 이리저리 동분서주만 하고 있을 순 없습니다. 이제는 무언가 하는 선택만큼 '하지 않는 선택'을 내리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더욱 나 자신, 기본기, 본질을 묵상합니다. 판단 기준이 생기는 겁니다. 

 

이런 변화를 두고 이종범 작가는 '결실을 맺는 학습'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냥 이것저것 찍먹(?!)하는 게 아니라, 마냥 '준비한다'는 핑계로 뭉개는 게 아니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결과물을 내놓는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간 데이터를 쌓아 '나라는 함수'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좀 더 수월한 작업입니다. 내가 나를 알고(메타인지) 나의 경향성을 바탕으로 가까운 미래의 나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경험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 경험을 통해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는 마인드셋을 갖추는 단계에 접어들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데이터, 가중치를 둘 만한 경험을 지향합니다. 

 

"30대가 되고 나서는 딱 하나만 봤어요. '지금 결과물이 쌓이고 있나?' 이제는 결과물이 안 쌓이는 공부를 '위험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 이종범 작가 (웹툰 <닥터 프로스트> 등)

 

 

이를 '임팩트'라는 키워드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오는 25일 발간하는 신간 <리더십 연습>을 함께 작업했던 한기용 저자의 조언인데요. 처음에는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 성과를 냈다면, 이후에는 연차가 쌓이고 리더가 되면서 '게임의 룰'이 달라집니다. 이젠 개인기를 부리며 혼자 잘나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로 말미암아 성과를 내도록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죠. 

 

이 관점에 비춰볼 때 나이가 들수록 '결실을 맺는 학습'은 타인을 성장시키는 일도 포함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느 시점부터는 나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나를 통해 전체 파이가 커지는 방향으로 결과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그래서 새싹 7기가 제겐 의미있었습니다. 제 경험뿐 아니라 네트워크, 코칭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니 말입니다. 

 

※ '경험'과 '방향'에 관한 한기용 저자의 조언은 오는 3월에 발간하는 신간 <리더십 연습>에서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제가 편집자이자 공저자로 한 숟가락 얹었습니다...!

 


 

'틀림을 생각하는' 인공지능이 말하는 것

 

또한 경험을 데이터로 봤을 때 실패의 경험, 나와 맞지 않은 경험도 유의미한 데이터로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지치지만 않는다면, 너무 낙심하지만 않는다면 '시행착오'는 내가 다음 스텝을 밟을 때 참고할 수 있는, 어쩌면 꽤나 귀중한 자산이죠. (한기용 저자와 이전에 작업했던) 책 <실패는 나침반이다>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쓰라린 경험을 성장통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반 고흐는 자신의 실패 이력서가 성공 이력서로 바뀌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스탠포드 대학교 캐럴 드웩은 이것을 '성장 마인드셋'이라 불렀습니다. 실패를 내가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내가 아직 배우고 있다는 증거로 읽는 능력. 고정 마인드셋은 실패 앞에서 포기합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실패 앞에서 묻습니다. "이것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참고 : 당신의 실패 이력서를 쓰라 "내가 숨기고 있는 실패는 나를 어떻게 만들었나"

 

저는 요즘 '실패'에 관해 생각할 때 아기와 인공지능(AI)을 동시에 떠올립니다. 이상한 일이죠. 정말 안 어울리는 두 가지 단어가 나열돼 있다는 게.

 

하지만 이 둘은 신기하게 닮아있습니다. 아기도 넘어지고 넘어진 끝에 걸어가듯이 인공지능도 (로봇의 옷을 입고) 넘어지고 넘어진 끝에 결과값을 개선하고자 외부 환경에 적응하거든요. 뒤뚱뒤뚱, 그러나 기어코 한 발짝씩 걸어갑니다. 

 

아기는 그렇다치고... AI는 어떻게 실패에서 배우는 걸까요?

 

 

최근 카이스트 연구 팀은 '인간의 뇌를 닮은 A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원래도 인공지능의 한 부류인 딥러닝은 인간의 신경회로를 본따 고도화하는 시스템인, 뇌인지과학과에서 훨씬 더 인간의 뇌와 비슷한 인공지능을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정확히는, '인간의 뇌가 학습하는 원리'를 보다 디테일하게 적용한 인공지능을 설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 소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구는 '틀림을 한번 더 생각하는 AI'라는 표현이었습니다. AI가 단지 '한 걸음 더 걷는다'는 다음 결과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만약 그 예측이 틀렸을 때 '어떻게 오차를 줄일지'에 초점을 맞추도록 디자인하는 식입니다. 틀림에 안주하지 않고 원래 목표한 바를 향하도록 구조를 잡으면 AI는 '학습을 멈추지 않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틀림의 데이터'는 갈수록 귀해집니다. 실제 물리 세계를 누벼야 하는 로봇이든, 과학자와 함께 실험에 임해야 하는 인공지능이든 모범 답안뿐 아니라 실패의 이력도 참고해야 하거든요. 근데 후자는 생각보다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테크 스타트업들은 '틀림의 데이터'를 확보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고요. 실패까지 알아야만 AI가 완성되는 모양입니다. 

 

(참고 : 카이스트, '뇌를 닮은 AI 개발.. 예측이 틀려도 한번 더 생각한다)

 

어쩌면 AI가 부러워지는 지점입니다. 우리는 한 번 넘어질 때마다 상처도 입고, 다음 상처에 대한 두려움도 얻곤 하는데. AI는 지치지도,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그에게 '틀림'은 그저 하나의 데이터입니다. 그걸 소화해서 다음 한 걸음을 잘 내디디면 그 뿐. 절망하지 않는 기계의 차가움은 오히려 뜨겁고 뭉근한 피가 흐르는 인간에게 '인간다운 향상심'을 화두로 던집니다. 

 


 

경험 넘어서기 : '나의 질문'은 무엇인가

 

경험과 선택에 관해 쭉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종착지는 '경험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여러 데이터를 연결해 경향을 파악하는 것, 성과를 재정의해 그걸 추구하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고르는 것, 실패라고 여겼던 경험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 어느 단계부터는 이 모든 걸 아우르는 '궁극적인 질문'을 찾고자 궁리하게 됩니다. 그 질문을 찾아가며 거기에 필요한 경험을 좇는 여정입니다. 

 

"문제는 '올바른 선택'을 찾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선택이 아니라 질문이 먼저다. 당신이 정말 궁금한 게 뭔지 알아야 어떤 경험이 필요한지 보인다."

- 스탠퍼드 경력 개발 센터의 빌 버넷(Bill Burnett) 교수

(참고 : 무기력한가요? "이것저것 해보라"는 조언에 지칠 때 필요한 것)

 

(작년부터 쭉 협업하고 있는) 크린텍의 고예성 대표님은 "'문제'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뭐라도 해야 한다고,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며 헤쳐나가야 한다고 조바심을 냈다가 도리어 내가 직면한 문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놓칠 수 있다고요. 그래서 무엇보다 선행해야 하는 질문은 내가 마주한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고 대표님은 2026년 수능 만점자의 일화를 예시로 들엇습니다. 그의 노트에는 "손부터 대지 말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요. 무작정 문제(경험)에 달려들기 전에 문제의 의도와 해결책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이 실제 득점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하는데요. 이처럼 우리가 삶을 마주할 때 필요한 것은 도리어 (언젠가는) 경험이 아니라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 : '문제'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요즘 제가 특히 고민하는 포인트도 비슷합니다. 단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험, 시간을 넘어 '내가 왜 이 일에 이 귀한 시간을 쓰는가' '나는 무엇에 이끌리며 어떻게 살고자 하는가' '내가 결국 바라는 추구미는 어떤 질문과 맞닿아있는가' 같이 본질에 직결된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일단 시도해보던 시절에서 '좀 더 나에게 가치있는 시도'를 궁리할 만큼 성장한 셈입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인생의 화두를 고민하는 것과 같은데요. 제 식대로 표현하자면 "문제의식을 벼리고 싶다"는 갈급함이 점점 더 커지는 요즘입니다. 세상에 '좋은 일'이야 많고, '결과'라고 부를 만한 지표들도 많은데. 내가 추구하는 '결과', 내가 진정 재미와 의미를 느끼는 질문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그럼에도) 차근차근 데이터를 쌓고 가중치를 조정해 살아가야겠습니다. 

 

영화 <그래비티> 관련 인터뷰. 정말 좋아하는 말.
영화 <그래비티> 관련 인터뷰. 정말 좋아하는 말.

 

모든 것을 다시 새롭게 고민하는 이유는

 

아기를 낳고 나니 별 게 다 문제입니다. 시간도 없고, 체력도 없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생겨, 이 소중함을 감당하는 방식을 배워야 하고. '아기'라는 커다른 경험은 제 인생을 완전히 무너트리고서 "그래서 어떻게 시간을 쓸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 질문 앞에서 '어떤 경험을 선택할까'라는 의사결정이 따를 수밖에 없고요. 

 

어떤 경험은 그만큼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바꿔놓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변화가 어리둥절하면서도 좋습니다. 앞으로 제 인생을 이런 변화들로 채우며, 밀도 높은 기쁨과 거기에 수반하는 고통을 흔쾌히 껴안으려 합니다. 여러분은 오늘도 어떤 경험을 선택하고 있나요? 여러분의 시간이 다양한 경험, 결심이 있는 경험, 나아지는 경험, 본질적인 경험으로 가득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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