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한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지난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대만 타이중에 다녀왔어요. 오랜만에 해외여행이라 설레며 준비하고 다녀왔는데요. 결론적으로 알차고, 재미나게 보내고 왔어요. 다녀오니 너무 피곤해서 역시 여행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많이 다녀야 하는 게 맞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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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레터에서 타이중 여행기를 들려드릴게요.
꽃집 사장이 여행을 가면 어떤 시각으로 새로운 도시를 바라보고, 경험하는지 공유하고 싶었어요. 타이중 맛집이나 관광지 하나하나 나열한 블로그 스타일보다는 도시의 특징이나 식물, 꽃 위주로 소개해드릴게요!
😎 꽃집 사장이 타이중에 가게 된 이유
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대만은 처음이에요. 수도인 타이베이가 아닌 타이중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사실 없어요. 항공권이 휴가 일정과 맞았고, 비행기표가 저렴했다는 이유 정도.
타이중은 대만 제2의 도시로, 섬나라의 서쪽에 자리하고 있어요. 수도 다음으로 인구가 많아요. 대만 사람들 사이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데 대만의 다른 도시와 비교해 비가 적게 오고, 도로와 도시 구획이 쾌적하게 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 느낌으로는 일본 도쿄 같은 대도시보다 내추럴한데, 태국 방콕 같은 동남아보다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높은 빌딩이 즐비한 신도심이 있는가 하면 오래된 건물과 야시장도 있는 구도심도 있고요. 어딜가나 서울보다 차가 많지 않아 한적한 느낌이었고, 대만 사람들 모두 친절했어요.
그치만 생각보다 볼거리가 다양한 편은 아니라서 도파민에 절여진 사람이라면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아요.
🪴 눈길이 닿는 모든 곳이 초록
대만은 타이중이 처음이라 타이베이도 이런 풍경인지 모르겠는데 도시 전체가 정말 초록초록 하더라고요. 일단 가로수 키가 엄청 크고, 기둥도 두꺼워서 누가봐도 아주 오래된 나무에요. 우리 시골에 가면 마을마다 입구에 당산 나무 있잖아요. 신령님이 나올 것처럼 생긴 커다란 나무요! 그런 위엄있는 나무가 숙소 앞 공원, 신호등 앞, 길거리 가릴 것 없이 널려(!?) 있는게 너무 신기했어요.
또 살림집, 상점, 호텔 가릴 것 없이 안밖으로 식물 화분이 정~말 많아요. 소품 구경하는 가게에 들어갔을 뿐인데 내 손바닥 10개는 될 법한 커다란 잎의 몬스테라 화분이 줄지어 있는 게 기본이랄까.
눈길이 닿는 곳곳이 다 푸르러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안정적이고, 낯설지 않은 타이중의 첫인상이었답니다.
도시를 직접 걸어 다니며 생각해보고, 찾아보니 타이중이 초록 도시가 된 이유가 많더라고요.
일단 식물이 자라기에 최적인 기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연중 햇빛이 잘 들고, 온화하고, 습도도 높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식물이 자라기 좋대요. 커다란 나무 역시 성장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고 기근이 굵게 자라기 때문에 수령이 50년~100년만 되어도 한국의 수백 년 된 당산나무처럼 거대한 나무가 될 수 있대요.
또 주거공간 1층 출입구가 도로나 골목에 인접해 있어서 집 앞 공간이나 발코니에 화분을 두고 키우는 문화가 자리잡았대요. 집 앞에 푸른 식물을 두는 것이 좋은 기운(생기)을 불러오고 액운을 막아주는 풍수지리적 믿음도 작용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타이중은 도시 차원에서 녹지 공간 개발에 힘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아요. 크지 않은 도시에 공원도 많고, 높은 건물 옥상에도 나무가 보이고, 심지어 건물 외벽에 풀과 꽃을 심어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색다른 풍경도 볼 수 있었어요.
숙소 근처에 작은 복합 공간 몰이 있었는데, 야외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서 굉장히 힙했답니다. 선인장, 마지나타 등 익숙한 식물부터 구근이 두꺼운 열대나 아프리카 식물까지 종류도 다양했어요.
이렇게나 많은 식물은 대부분 화형을 잡거나 예쁘게 키우려는 느낌보다 워낙 알아서 잘 크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 듯 했고요. 그저 식물이 자연스레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저만 해도 집에서 키우는 식물 잎이 누렇게 뜨거나 시들해지면 뭐가 문제일까 고민을 많이 하는데 타이중의 식물들은 다 싱싱하고 튼튼한 게 아주 부러웠답니다. 일상에 식물이 당연한 삶이 타이중에 있네요.
💚 그래서인지 아기자기 식물 소품도 가득
길거리마다 푸릇푸릇한 초록 식물들이 넘쳐나서일까요?
타이중의 귀여운 소품샵이나 백화점, 서점 등에 가보면 식물을 모티프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이 유독 눈에 띄었어요. 아주 작은 화분에 심겨진 희귀 식물 화분부터 귀여운 공룡 화분과 다육이도 종류가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종이로 식물을 만드는 DIY 키트, 부드러운 패브릭으로 만든 꽃도 있었구요. 회사, 집, 도로 가릴 것 없이 식물이 많으니 타이중 시민들은 '식물을 키우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냥 두기만 해도 잘 자라니까 "하나 더 추가해볼까?" 정도이지 않을까요?
💜 여행 끝, 일상 복귀
꽃집을 하게 된 이후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가면 현지 꽃집이나 식물 가게를 꼭 가보고 있어요.
이 나라에서는 꽃이 어느 정도로 사랑 받나, 꽃 스타일이나 색감은 어떤지, 포장지는 어떤 걸 쓰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식물을 많이 키우는지, 어떤 화분을 쓰는지 더 유심히 보게 되는 것 같아요.
타이중은 만들어진, 가꾸어진 멋진 조경보다 식물 그 자체의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디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곳이라면 식물을 방치하듯 두고, 온화하고 습한 날씨에 식물을 맡기는 것. 초록이 가득한 도시를 오토바이 타고 씽씽 달리는 타이중에서의 삶은 어떨지 상상해본 여행이었답니다.
여행 오기 전에는 대만 음식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저에겐 딱히 큰 임팩트는 없어서 조금 아쉬웠어요! 다음엔 더 놀거리 많은 도시로 여행을 떠날 거 같아요. 재미난 여행지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일상으로 돌아온 다음주에는 꽃 이야기와 사진 더 많이 들고 올게요.
☀️ 오늘의 콘텐츠
SNS에서 핫한 신규 숙소가 보여서 공유해요. 강원도 평창에 있는 '달밭리트릿'이라는 곳입니다. 원래 캠핑 사이트만 운영하다 이번에 숙소를 오픈한대요.
야생화와 이끼, 고사리가 가득한 숲길을 따라 걷고, 북유럽식 사우나와 노천 스파도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객실 사진을 보니 유리창 너머 펼쳐진 녹음이 정말 멋져요. 진정한 숲캉스를 꿈꾸고 있다면 방문해보시는 걸 추천. 오두막은 2인실~5인실까지 다양하고, 숙소 갯수는 7개 정도로 많지 않아 예약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9월 7일부터 예약 가능.
🧸 오늘의 꽃집 순간

고수 좋아하시는 분? 저는 고수 많이 좋아합니다. 대만 여행 검색하면 고수 도리토스 과자 잔뜩 나와서 기대했는데 너무나 취향 저격이라 과자 잔뜩 쟁여왔어요. 공항 출발 직전에 숙소 근처에서 고수 컵라면도 사먹었는데 이것도 맛있었답니다.
고수 러버들 대만 가면 고수 도리토스 꼭 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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