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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작년(2023년 11월) HBR에 발행된 콘텐츠인 Can GenAI Do Strategy?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전략에서의 생성형 AI(Generative AI, GenAI) 역할을 탐구합니다.
전략에 생성형 AI를 활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이전 콘텐츠들에서부터 일관되게 전략은 의사결정이라는 관점을 유지해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관점으로 본다면 저는 “더 나은 의사결정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 ChatGPT를 활용할 수 있을까요? ChatGPT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전략 영역에서 사람보다 더 나은 옵션을 고려할 수 있을까요?
오늘 소개하는 아티클의 저자들이 MBA 학생으로 구성된 팀과 전략 프레임워크를 학습한 ChatGPT를 활용해 진행한 실험(?)을 통해 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실험개요
아티클에서는 ChatGPT가 Wolfram과 연결되었을 때 역량(?)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에 착안해, 전략 프레임워크에 대한 맥락을 충분히 제공한다면 어떻게 기능할지에 대해 테스트합니다. 이 때 사용한 전략 프레임워크는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으로, ChatGPT에게 프레임워크에 포함되어 있는 다양한 의사결정 도구 키트를 제공해 프레임워크에 기반해 전략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정했습니다.
다른 프레임워크가 아니라 블루오션 전략을 활용한 것은 검증된 프레임워크라는 점도 있겠지만, 전략적 혁신을 위해 고안된 프레임워크이기에 ChatGPT가 과연 생성(Generation)의 한계를 갖고 있을지, 아이디어 측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Creation)할 수 있을지를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실험에서는 AI에게 문제를 던져주고 알아서 해결하는 완전 자동화의 영역이라기 보다는 ChatGPT를 활용한 만큼 사람의 개입(질문을 입력하고 답변을 편집하는)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험결과
주어진 문제는 “프랑스 파리에 베이글 가게를 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티클에서는 파리에는 베이글을 파는 곳이 없다고 하더군요.)
AI는 시장 조사, 가치 제안 개발, 실행 전략 수립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전략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인 수준이 아니라 “SPA 브랜드인 ZARA처럼 짧은 기간 동안 한정된 품목을 제공"하는 것과 같이 고민해볼 가치가 있는 독창적인 실행 전략까지 도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모든 과정(아이디어 프로세스)은 6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질문을 입력하고 기다리며, 편집하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렇다면 MBA 학생들은 어땠을까요? 실험에서는 한 그룹의 MBA 학생들에게 일주일 동안 전통적인 도구들과 소프트웨어(플립차트, 구글, MS오피스 등)을 제공하고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고,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전략 제안서 작업(파워포인트)을 제외한다면 거의 3-4일이 소요되었습니다. (개별조사, 결과 브래인스토밍, 가치곡선 합의, 생태계 매핑 등)
저자들은 이 두 가지 실험이 종료된 후 결과를 비교했을 때 그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앞서 이야기한 ZARA 사례를 적용하는 아이디어는 MBA팀에서는 도출해내지 못한, 비교적 독창적인 영역에 속하는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관점에서 MBA팀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못한 이유는 무의식적인 편견 때문일 수 있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이 아티클에서는 분석 기술과 일부 경험이 필요한 업무가 자동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퍼져있는 인식이라고 이야기하며 전략에서도 마찬가지의 흐름이 적용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존재하며 기술이 늘 그래왔듯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사점
우리는 이러한 실험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더 구체적으로는 이 실험에 활용한 소프트웨어는 초기 단계의 기본적인 기능만을 구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작 60분만에 여러명의 MBA 학생들의 산출물과 유사한 수준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요?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가상의 전략가가 인간 전략가의 업무능력을 향상시켜 더 나은 전략을 수립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이야기하며, 설령 전략 영역에서 일부 업무가 대체되더라도 새롭고 영향력 있는 전략으로 더 많은 가치와 그에 따른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작년 한 해에 걸쳐 ChatGPT를 전략과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에서 활용하며 여러 가능성을 느끼고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그것이 저의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생각보다는 기존에 비교적 소흘했던 부분(조직 내 스폰서십 확보,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등)에 리소스를 더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저자들이 이야기한 것과 같이 앞으로 다양한 전략 프레임워크에 AI가 능숙해진다면 실제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모든 과정은 외부환경과 내부환경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맥락과, 내부환경(조직 내)에 존재하는 관계와 관습(문화)들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우리를 놀라게 만드는 발전 속도를 보면 마냥 이렇게 낙관(?)하는 것도 나이브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AI가 우리 조직과 외부환경 사이의 맥락적 요소들, 그리고 조직 내 문화와 상황들을 충분히 고려해 전략을 수립할만큼 발전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런 미래가 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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