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유튜브를 통해 매주 3회 1) 실밸인터뷰(수요일 9pm), 2) 실밸 라이브(금요일 9pm), 3) 실밸 티키타카(일요일 9pm) 콘텐츠를 발행합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AI 기업간 경쟁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NFX의 General Partner인 모건 벨러가 쓴 "AI Is Like Water"(2024.2월) 라는 글을 중심으로 논의해 보았습니다.
1) 누구나 AI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
Coatue가 AI 리포트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고의 코딩 언어는 '영어'가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 혹은 '코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술적 경쟁 우위일 수 있었지만, AI 기술이 범용화하면서 기술차별화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누구나 OpenAI의 GPT-4 혹은 Anthropic의 Claude 모델을 가져다 쓸 수 있고, 누구나 DALL-E 혹은 Midjourney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2) AI 스타트업들은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 할까
(데이터 + 모델 ) x 일부 UX = 승리
라는 공식에서처럼, '사용자 데이터'가 해자가 될 수 있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사용자 기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빅테크 기업들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결국, 스타트업들은 기술차별화가 아닌,
- 사용자 경험(UX)
- 배포 전략
- 고객 인식 가치
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즉, 기존의 승리 공식은 아래와 같이 바뀌어야 한다.
(데이터 + 모델 ) x UX x (배포 + 고객인식가치) = 승리
3) 레모네이드 전쟁
<레모네이드 전쟁>은 실리콘밸리 초등학생들의 필독서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도 번역본이 출판된 적이 있다.
지금 AI 서비스 시장은, 초등학교 앞에서 레모네이드를 팔아야 하는 것과 같다.
레모네이드 가게를 차려서 돈을 벌어야 한다면, 방에 틀어박혀서 화학공식을 연구해서는 안된다. 설탕물에 레몬 한 조각을 넣어서 적당히 달달하게 만든 다음, 당장 학교 앞에 가서 이걸 어떻게 팔지 고민해야 한다.
4) 생수 산업
NFX는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AI 기술은 레모네이드 조차도 아닌 '물'이라고 주장한다.
'페리에'는 '물'이라는 상품 자체가 차별화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마케팅, 배포 전략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교훈으로, 기술적 차별화가 어려울 때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생수병에 '페리에' 라벨을 붙여서 팔거나, 혹은 스파클링 워터처럼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스파클링 워터도 결국은 탄산을 넣은 '물'이기 때문에, '페리에' 라벨이 더 중요하다)
5) 메타인지 - AI는 '물'과 같다
모든 기술은 결국 기술 자체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변곡점에 이른다.
PC 시장이 그랬고, 스마트폰 시장도 그랬다. 오늘날 애플은 PC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용자경험과 마케팅 전략으로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가진 기업이 되었다.
앞으로 2-3년의 안에 'AI 기술'은 사람이 서로 대화하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들이 기술이 일반화되고 차별화가 불가능해지는 현실을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즉, 자기들이 팔고 있는 것이 '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차별화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6) 스타트업들의 선택
스타트업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AI 기술이라는 혁신 사이클은, '지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을 가져온다.
페이스북이 SNS 플랫폼에 타겟 광고를 도입한 것이나, 구글이 검색서비스에 맞춤형 검색을 도입한 것이 '지속적 혁신'의 사례이다.
ChatGPT는 사람들이 정보를 탐색하는 방식을 키워드 방식에서 대화형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이는 구글이 돈을 벌고 있던 기존의 광고수익 시장을 크게 잠식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선택지는 둘 중 하나이다.
-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형성하거나 - 새로운 사업모델 (예: 우버, 에어비앤비)
-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두 배로 강화한다 - 브랜드, 마케팅, 유통 (예: 페리에)
7) 사람들은 왜 돈을 내고 ChatGPT를 쓰고 있을까?
OpenAI의 연환산 매출액이 $2B을 초과했다. 사람들은 왜 한달에 $20을 내면서 ChatGPT를 쓰고 있을까? 과연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존 기업들의 고객 유지율이 60%가 넘지만, AI 기업들은 그에 못미치는 40% 수준에 불과하다.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사람들은 호기심에 AI 서비스를 이것저것 써보는 단계에 와 있다. AI 서비스가 사람들을 재방문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싫증을 느끼고 앱을 열지도 않고, 결국에는 앱을 지우는 날이 곧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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