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search)의 시대가 가고, 대화(talk)의 시대가 왔다.
지난 화요일 열린 Google I/O 행사에서 구글은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전날 OpenAI의 GPT-4o(이하 "Omni")를 본 사람들에게 이 행사는 마치 흑백 TV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검색의 시대가 끝났다면, 앞으로 구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1 . 검색(search)의 시대는 끝났다.
구글 매출의 60%가 검색에서 나온다.
검색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구글이 알고 있다 하더라도, 스스로 그걸 이야기할 수는 없다.
"AI Search"라는 단어 조합은 "전기차용 엔진"처럼,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참 어색한 조합이다.
개인마다 비서가 있다면, 비서를 '검색'하는 게 아니라 비서와 '대화'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Google I/O 행사가 무언가 부자연스럽게 느껴진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바로 하루 전 우리는, Omni가 자장가를 불러주고,
생일을 축하해주고,
면접을 준비해주는 시대를 보았다.
그런데 구글은 아직까지 '검색'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 . 대화(talk)의 시대가 왔다.
Omni 발표(2024.5.13월)를 기점으로, 검색의 시대가 가고 대화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대화'는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된다.
질문(ask)을 입력하는 공간을 장악하거나, 질문에 대해 좋은 대답(answer)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대화'의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1 ) 질문(ask) 입력창
사람이 컴퓨터에 질문을 하는 입력창을 장악하는 기업은 큰 돈을 벌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하드웨어 ; PC(예: Windows, Intel), 스마트폰 (예: Apple, Qualcomm)
- 소프트웨어 ; 검색창(예: Google, Naver), 메신저(예: WhatsApp, 카카오)
AI 시대에 사람들이 질문을 하는 '입력창'은 누가 장악하게 될까?
2 ) 대답(answer)의 품질
사람이 던진 질문에, 어떤 컴퓨터(혹은 '비서')가 더 좋은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아래 3가지 정보 중 하나 혹은 둘 이상을 가진 기업일 것이다.
- 개인의 선호 - TikTok, YouTube, Instagram, Facebook, 검색 랭킹
- 실시간 정보 - Twitter, Reddit, 실시간 검색어
- 오프라인에만 있는 정보
구글은 개인의 선호(YouTube, 검색 랭킹), 그리고 실시간 정보(실시간 검색어)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3 . 구글이 준비한 것 - Project ASTRA
이번 Google I/O에서 구글은 Project ASTRA를 발표했다.
ASTRA는 "Advanced Seeing and Talking Responsive Agent"의 줄임말이다.
단어 그대로 '사물을 보고 대화를 하는 똑똑한 비서'를 지향한다.
구글은 검색(search) 트래픽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면서, 이를 '똑똑한 비서'인 Gemini와의 대화(talk) 트래픽으로 전환시키고 싶을 것이다.
이젠 더 이상 구글링을 할 필요없고, Gemini한테 그냥 물어보라(Just Ask)고 한다.
1 ) 구글이 준비한 질문(ask) 입력창
그렇다면, 대화의 시대에 질문 입력창은 무엇이 될까.
인터넷 시대에 구글의 입력창은 구글 검색과 크롬 브라우저였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안드로이드였다.
AI 시대에 OpenAI가 내놓은 질문 입력창이 ChatGPT 였다면, 구글이 준비한 것은 아래 안경 모양의 아래 하드웨어다.
Google I/O 행사에서 Project Astra의 로고가 동그라미 두 개인 이유도 그래서가 아닐까?
OpenAI가 발표한 아래 영상을 보면 "스마트 안경"을 쓰고 싶어진다.
구글 글라스, 애플 글라스가 발표되면, 지금의 스마트폰은 사라질까?
스마트폰 시대에도 TV는 다른 목적으로 필요하다. AI 시대에도 스마트폰, 태블릿, PC는 글라스와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2 ) 구글이 제공하는 대답(answer)의 품질
구글은 YouTube, 검색 서비스를 통해 특정 개인의 선호를 가장 잘 알고 있다.
즉, 전세계에서 누가 어떤 영상을 보고, 무엇을 검색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OK Google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은 매우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 구글 vs. OpenAI
영상제작 모듈인 Sora와 Veo의 사례에서 보듯, 구글과 OpenAI의 기술 격차는 6개월에서 12개월 수준이다.
Omni가 보여준 '사람과 같은 모습'을, 구글도 올해가 가기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의 검색(search) 서비스는 천천히 자리를 잃어가겠지만, 대화(talk)의 시대에도 구글은 여전히 질문(ask) 입력창을 장악하고, 좋은 대답(answer)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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