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의 모든 것

미남 생물학자와의 인터뷰

2020.12.07 | 조회 9.17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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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이승환

언제 폐간될지 모르는 뉴스 큐레이션

백신에 관해 좀 알려달라는 분들이 많아 호외를 발송해 보았습니다. 남궁석 박사님은 <암 정복 연대기>, <세포, 생명의 마이크로 코스모스 탐사기>, <과학자가 되는 방법> 등의 저자입니다. 


이승환: 백신은 무조건 맞아야 하나요?

남궁석: 네, FDA 승인만 난다면 하루 빨리 맞아야 합니다. FDA 승인이 나왔다면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되었다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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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FDA 승인 뜬 거 있나요?

남궁석: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결과가 열흘 정도 후에 나옵니다.

이승환: 다른 나라에서 부작용이 없는지, 좀 더 지켜보는 게 좋지 않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남궁석: 헛소리 말고 최대한 빨리 맞아야 합니다. 이미 10만 명 이상이 3상까지 받았고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으면 이미 알려졌겠죠.

이승환: 3상은 뭔가요?

남궁석: 백신의 효과와 안정성 측정을 위해 3차례에 걸쳐, 실제 인간 대상의 시험을 전개합니다. 이를 1상, 2상, 3상이라 하는데,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3상이 끝난 상태입니다.

출처: 서울경제
출처: 서울경제

이승환: 4상까지 하면 더 안전한지 알 수 있지 않나요?

남궁석: 그런 건 없습니다.

이승환: 이미 부작용이 있다는데요? ㅠㅠ

남궁석: 일시적인 오한, 발열이 생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정도 부작용은 다른 약이나 백신에서도 종종 나옵니다. 설사 부작용이 다소 있더라도, 백신을 맞아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큽니다.

이승환: 어떻게 백신이 이렇게 빨리 개발될 수가 있죠? 말도 안 돼요. 불안해요…

남궁석: 일반적인 상황이면 불가능합니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위약을 맞은 사람들에 비해서 코로나에 걸리는 비율이 유의적으로 낮아야 하는데, 만약 코로나의 유행이 덜했으면 백신의 효과를 보는 데 시간이 걸렸겠죠. 그래서 대다수 전문가도 내년 말이나 백신이 등장할 거라 했죠. 그런데 미국 및 유럽에 감염자가 엄청나게 폭주했습니다. 그래서 실험군과 대조군 비교가 너무 쉬워졌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전세계를 위해 실험 대상이 되어 준 셈이죠.

한때 환자가 부족했지만, 지금 미국은 하루 20만명 확진...
한때 환자가 부족했지만, 지금 미국은 하루 20만명 확진...

이승환: 백신 맞고 다음 날 누가 죽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남궁석: 아침에 밥 먹고 죽은 사람도 있습니다. 승급전 하고 다음 날 죽은 사람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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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이 이상 안전성을 밝혀내는 건 불가능한가요?

남궁석: 사실상 불가능하죠. 시간이 더 지난다고 추가로 안전성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백신 맞은지 2개월 지나서 별 거 없다가, 1년 뒤 단체로 부작용이 생긴 케이스는 없습니다.

이승환: 모더나, 화이자의 RNA 백신은 왜 주목 받나요?

남궁석: 일단 신속하게 개발되었다는 점이죠. 백신의 역사상 병원체가 알려진 지 1년도 안되어 임상시험이 끝난 것은 최초입니다. 그리고 RNA 백신은 우리 몸에 바이러스 단백질의 일부를 만드는 정보를 넣어서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어 면역을 형성하는 방식이므로 면역 효과가 좋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 링크들을 보세요. (시사인 / 정재훈 교수님 글 / 박한슬 약사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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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근데 왜 이리 비싸요?

남궁석: RNA 백신은 안정성이 낮습니다. 그래서 -20℃, -70℃ 보관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기존 방식에 비하면 단가가 높아집니다.

이승환: -70도 운반 가능하긴 해요?

남궁석: 이미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70도를 유지하는 냉동고도 있고, 인류의 위기인데 어떻게든 해결할 겁니다. 다만 개발도상국들은 이런저런 조건을 다 맞추기 힘들기에, RNA 백신의 전세계적인 보급은 어려울수도 있어요.

이승환: 효과 좋나요?

남궁석: 90% 이상이라 하면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독감 백신보다도 좋습니다.

독감 백신도 6개월 지나면 거의 효과 없음은 매한가지
독감 백신도 6개월 지나면 거의 효과 없음은 매한가지

이승환: 인류의 위기인데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남궁석: 인류 위기 아니면 더 비싸게 팔려 하겠죠.

이승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하 4딸라 백신)은 어떤가요?

남궁석: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FDA 신청은 커녕, 아직 임상도 끝나지 않았고 데이터도 조금 부실합니다.

이승환: 데이터가 부실하다고요?

남궁석: 4딸라 백신은 2번 맞습니다. 두 가지 종류의 임상시험을 했지요.

1) 1차접종 때 정량 투여: 면역 효과 62%

2) 1차접종 때 정량의 절반만 투여: 면역효과 90%

이승환: 와, 그러면 2번으로 맞으면 되겠네요?

남궁석: 그런데 효과가 좋은 2는 1에 비해서 시험군 수도 적고, 심지어 1과 2는 시험한 나라도 다릅니다. 그러니 아직 3상도 끝나지 않은 거죠. 그리고 실험 2의 절반 투여가 실수(…)에서 비롯된 건데요. 진행이 좀 엉성하다 보니 좀 미심쩍은 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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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그런데 한국은 4딸라 백신 산다던데요?

남궁석: 미리 살 수 있으면 뭐라도 사야죠. 지금은 60% 효과만 입증돼도 어지간하면 FDA 승인 날 겁니다.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의 면역효과도 60~70%예요.

이승환: 근데 4딸라 백신 왜 이리 싸요? 2.5딸라에 보급된단 썰도 있던데요?

남궁석: 4딸라 백신은 만드는 과정이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가 조금 들어간 아데노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를 왕창 키우면 되는 것이죠. RNA는 새로운 방식인데 반해, 4딸라 백신은 기존에 백신을 만들던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아, 대량생산에 무리가 따르지 않습니다.

이승환: 효과 차이는 어떤가요?

남궁석: RNA 방식을 활용한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주기적으로 맞아도 면역 효과를 계속 만들어내요. 반면 4딸라 백신은 아데노바이러스라는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라 1회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4딸라 백신은 한 차례 맞고 면역을 형성하면 면역이 떨어진 1년 뒤에 또 맞으면 효과가 낮거나 없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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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그건 또 왜 그래요?

남궁석: 4딸라는 아데노바이러스라는 놈을 투여하는데, 그 안에 코로나19 유전자 일부가 세 들어 있는 셈이에요. 1년 후 얘를 또 맞으면, 이미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백신이 무력화되서 코로나에 대한 면역이 또 생기지 않는 거죠.

이승환: 나중에 또 맞아봐야 소용없을 거면 왜 맞아요?

남궁석: 일단 지금의 판데믹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백신은 속도전입니다.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해야죠. 지금도 여러 회사에서 또다른 백신을 개발 중이니 그때 가서 면역이 형성되는 다른 방식의 백신을 맞으면 되죠.

이승환: 러시아 백신은 어떤가요?

남궁석: 4딸라 백신하고 유사한 아데노바이러스를 활용한 백신입니다. 마찬가지로 두 번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첫번째와 두번째 사용하는 아데노바이러스가 달라서 면역 형성에는 조금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임상 시험이 불완전합니다. 보통 대조군과 위약군을 무작위로 설정하여 비교해야 하는데, 이것이 불완전해서 아직은 제대로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무셔워 ㅠㅠ
무셔워 ㅠㅠ

이승환: 중국 백신은요?

남궁석: 이건 1) 바이러스를 왕창 배양한 후, 2) 이것을 화학물질로 불활성화한 다음, 3) 망가진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이용하는 고전적인 방식입니다. 멀쩡한 코로나 단백질이 세포 내에서 만들어지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에 비하면 효과가 좀 낮을 가능성이 높겠죠.

이승환: 뭔가 주먹구구 같네요…

남궁석: 그렇죠. 좀 원시적인데 그렇다고 백신으로 아예 못쓸 정도는 아닙니다. 인플루엔자 백신도 이 방식을 활용합니다. 그러나 생산시에 철저한 관리가 안되면 바이러스가 제대로 불활성화되지 않을 위험도 없지 않고, 공장에서 생산관리가 잘 안되면 바이러스가 유출될 수도 있지요. 대신 백신을 대량생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RNA 방식의 백신은 이번이 처음이라 대량생산이 쉽진 않을 겁니다.

더 무셔워... ㅠㅠ
더 무셔워... ㅠㅠ

이승환: 그러면 RNA 방식의 화이자와 모더나는 복제약 못 만드나요?

남궁석: 법적 문제를 떠나 RNA 방식의 백신은 기존에 아무도 생산된 적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빠른 시간안에 생산공정을 만드는 것이 어렵습니다. 만든다고 해도 임상시험을 해야 하는데, 한국 수준의 발병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지요.

이승환: 백신 안 맞겠다고 뻗대는 사람들 있을 건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남궁석: 방역은 정치입니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부터 자기 가족 불러모아 단체로 백신 맞는 거 생중계해야죠. 백신 접종이 조금만 늦어져도 K-방역이 개방역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오바마, 부시, 클린턴이 1빠로 맞겠다 합니다. 백신 제대로 안 맞으면, 그 사이에 사람 죽고 경제 죽고 다 죽습니다.

놀랍게도 저 셋 모두 바이든보다 젊다(…) 
놀랍게도 저 셋 모두 바이든보다 젊다(…) 

이승환: 치료제는 언제 나와요?

남궁석: 큰 기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승환: 셀트리온 회장이 항체치료제 만든다는데요?

남궁석: 항체치료제는 동물세포 등을 이용하여 다른 곳에서 만든 항체를 환자에게 주사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차피 중증 환자가 되면, 항체의 문제가 아니라 면역이 넘 심해지는게 문제라서 별 효과 없어요. 이미 글로벌 회사에서 회복환자의 혈청 주사, 항체치료제 실험 다 해봤는데,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아저씨 정신차려요 ㅠㅠ
아저씨 정신차려요 ㅠㅠ

이승환: 그러면 치료 쪽에서 효과적인 방법은 전혀 없는 건가요?

남궁석: 스테로이드 쓰면 중증환자 사망율이 줄어든다, 정도입니다.

이승환: 언젠가 치료제가 나오긴 하겠죠?

남궁석: 모르죠. 그런데 원래 바이러스 치료제는 잘 없어요. 천연두 등 백신으로 근절시킨 경우도 소수고요. 치료제로 완치 가능한 병은 C형 간염 정도가 유일합니다. 타미플루도 사실 초기 증상이나 좀 완화시켜주는 정도이고요.

이승환: 진짜 박멸은 멀고 머네요.

남궁석: 네, 백신 맞아도 ‘바이러스도 생명이니 같이 살아야죠’ 상태로 오래 갈 겁니다. 백신은 근본적으로 중증으로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지만, 감염을 완전히 차단해 주지는 못할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바이러스에게 월세 주는 건물주가 되는 거죠. 이새끼들이 월세를 내지는 않지만.

주옥 같은...
주옥 같은...

이승환: 백신 맞으면 마스크 안 껴도 되나요?

남궁석: 껴야 합니다. 현재의 백신은 코나 호흡기로 들어온 코로나바이러스의 침투를 억제시키는 항체를 만들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코에 코로나를 달고 다니고 증상은 없을 수 있죠. 그러니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무증상 감염자 정도는 될 수 있고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는 있다는 이야기죠. 애초에 면역이라는 것은 '병'이 안 나게 하는 것이지, 바이러스가 발끝도 못 들이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승환: 마스크 개짱짱이네요.

남궁석: 네. 알고보니 마스크가 완전히 감염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신체로 받아들이는 바이러스 양을 줄였고, 덕택에 무증상 혹은 경증만 나온다는 연구도 있죠. 우두법이 나오기 전 천연두 딱지를 조금 떼서 접종하는 식의 방식과 유사하지요.

미래지향적 펠리칸 마스크
미래지향적 펠리칸 마스크

이승환: 대체 왜 이런 질병이 발생한 건가요?

남궁석: 여러 연구를 보면 이와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들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현재 감기를 유발하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분석해 보면 약 120년 전쯤에 인간에 건너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때도 대규모 인플루엔자 유행이 있었지요. 그때는 아마 코로나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의 구분을 못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주기적으로 유행을 했지만, 그 당시에는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방법도 없었으니 몰랐죠.

이승환: 결국 수명이 길어지며 온갖 문제를 다 알게 되는 거군요.

남궁석: 네. 인간의 기술이 좋아지고,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층의 인구가 많아져서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인식하게 된 거겠죠. 100년 전만 해도 그냥 노년층에 독감 돌아 많이 돌아가시네 정도로 넘어갔을 겁니다.

이승환: 그나저나 백신 한두달만 늦게 사면, 해외 부작용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남궁석: 지금 바로 구매를 추진해야, 해외에서 부작용 체크 지켜보고 접종이 가능합니다. 어차피 미국도 자국에서 먼저 백신을 쓸 것이기에, 한국에서 이번 겨울 접종 물량은 없을 겁니다. 내년 겨울까지 과반수 이상이 백신 접종하지 못하면 또 지금처럼 2단계 3단계 고민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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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트로의 프로필 이미지

    아스트로

    0
    about 4 years 전

    백신이 나와도 내년 겨울 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니... ㅠㅠ 슬프네요

    ㄴ 답글
  • 레드소냐의 프로필 이미지

    레드소냐

    0
    almost 4 years 전

    미남 생물학자님 사진은 어디에....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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