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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으로 떠나는 엄태희, 반드입니다!

항해는 계속 됩니다!

2025.01.08 | 조회 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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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의 항해일지 Tae Sails

선교사 반드의 두번째 로고스호프 이야기 Tae's sailing journey 2.0.

동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필명 반드로 인사드리는 엄태희 선교사입니다. 

사실 첫 문장에 '선교사'라는 단어를 넣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외국과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선교사'라 함은 많은 책임감이 따라 붙는 직함인 것처럼 인식이 되곤 하니까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를 믿고 따르는 모두를 선교로 부르십니다. 예수살렘, 온 유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까지. 이 부르심에는 학위도, 연배도, 경험도 조건으로 걸려있지 않습니다. 오직 주께 순종하는 마음과 열방을 향한 사랑이 필요할 뿐이죠. 따라서 저도 오늘은 스스로를 선교사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를 선교사라고 소개하기 망설여진 두 번째 이유는, 로고스호프 사역을 마무리하고 11월에 귀국해 보낸 지난 3개월의 시간 동안, 이렇다 할 '사역'의 순간들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고 곧 다가올 여정을 준비하며 가능한 많은 회복에 집중했지만, 동역자 여러분들께 들려 드릴 은혜의 순간들을 매 순간 경험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불필요하게 저를 짓눌렀습니다. 

그래서 이 쉼의 시간은 생각보다 고역이었습니다. 로고스호프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회복과 성찰도 다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스스로 느끼는 부담감으로 '사역거리'나 매일을 바쁘게 보낼 방법들을 찾아보고 있었고, 꼭 필요했던 쉼과의 균형을 잘 맞추지 못해 쉽게 피로해지고 우울하기까지 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24년 한국의 연말은 온 국민이 분노와 눈물로 트라우마를 겪었던 시기였으니, 전례 없는 착잡한 심정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마음이 복잡했던 어느 날, 친구에게 부탁해 담아두었던 표정
마음이 복잡했던 어느 날, 친구에게 부탁해 담아두었던 표정

이 시기를 지나며 저는 시편 52편 8절의 말씀을 자주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서 싱싱하게 자라나는 감람나무 같으니,
내가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영원히 의지하리라."

시편 52편 8절
시편 52편 8절

이제 저는 이 구절을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의 집에 심긴 이 감람나무는 별다른 일을 하지 않습니다. 사역도, 훌륭한 일도, 남을 돕는 일도 하지 않죠. 그냥 심겨서 거름을 먹고 비와 볕을 맞습니다. 그렇게 우뚝 서서 움직이지도 않고 지내는데 무럭무럭 자랍니다. 이 우리에게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감히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은혜를 누리다니요.  

적어도 저는 이번 계절, 그런 생각들과 씨름했습니다. 시편의 저자가 말하는 하나님에 대한 참된 '의지함'은, 이렇게 한 그루 나무처럼 서서 사랑만 받아도 전혀 불안해하지 않는, '그저 거할 줄 아는' 자세인데, 저는 그게 참 어려웠습니다. 부모님도 저의 쉼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해주셨는데, 저는 이상하게 사회가 주는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었습니다. 

다시 복음이 필요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복음이 주는 자유와 기쁨이 간절했습니다. 

복음, 좋은 소식은 먼저 나쁜 소식을 가지고 옵니다. 바로 인간의 죄가 하나님의 기준에 미치 못하여, 우리는 영원히 불타는 벌을 받기 합당한 사람들이라는 사실, 즉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대신 그 벌을 받으시고 사망의 권세를 이기셨다는 이 좋은 소식이 있기에, 이 나쁜 소식은 힘을 잃습니다.  

만일 우리가 예수님의 실재를 삶에서 경험하고 그분을 왕으로 모시지 않는다면, 좋은 소식의 영향은 줄어들고 나쁜 소식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즉, 은혜는 가고 심판만 남습니다. 그리고 그 심판의 주체 또한 우리 자신이 됩니다. 정죄만 남습니다. 

이번 연말은 예수님 안에서 자유하지 못하고 우울감에 젖어 있던 제가, 스스로를 정죄하고픈 유혹과 싸우며 발버둥치다 십자가의 은혜를 붙잡으며 걸어온 우여곡절의 길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지나며 제 안에서 더욱 견고해 진 갈망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더욱 공부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로고스호프 사역의 끝자락에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기도 한데요, 신학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혜에 대한 목마름이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갈망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청년들에게 복음이 주는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이번에 한국에서 직접 경험했으니까요. 예수님을 믿는 저도 그랬는데, 예수님을 모르는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주어지는 정죄 밑에 깔려 얼마나 허덕이고 있을까요. 아프면 '너가 잘 관리하지 않았기에 너의 잘못이다', 우울하면 '너의 태도가 잘못되었기에 너의 잘못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세상의 반복음적인 메시지들 속에서, '그냥 가만히 은혜를 누려' 하고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러한 갈망들을 안고, 저는 내일 런던으로 떠납니다. 작년 로고스호프에 돌아가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사용하기 위함도 있고, 위에 말씀드린 갈망들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자 갑니다. 

런던에서 살 집을 찾고, 일할 곳을 찾고, 공동체 생활을 할 교회를 찾고, 하나님께서 세상을 향해 외치시는 복음의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 및 전달할 수단을 연구하려고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제게 주어진 도구는 영화제작, 음악, 글, 소통인데요, 이 도구들을 손에 들고 한 곳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가 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도를 부탁드리며, 항상 기도로 응원해 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많은 위로를 얻는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새 해, 저와 함께 주님의 집 앞마당에서 싱싱하게 자라는 나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런던에서 소식 더 전하겠습니다. 샬롬! 

한국에 머물며 가장 잘 한 것 중 하나. 다수의 가족사진을 건졌습니다!
한국에 머물며 가장 잘 한 것 중 하나. 다수의 가족사진을 건졌습니다!

기도제목

1. 런던에서의 첫 2주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오엠선교회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며 장기적으로 머물 곳과 일할 곳을 찾게 됩니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방향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2. 복음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기 위한 구상과 고민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방향성을 잃지 않고 꾸준한 연구와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런던에서 누리기를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3. 런던에서의 만남의 축복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좋은 공동체와 교회와 만나,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달려갈 수 있는 동료들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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