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연우 태일연구재단 이사장, 10대 후반 나이에 정치권 입문, 선거 캠페인서 SNS 등 활동, 정치 경험 살려 싱크탱크 설립
천지일보
[천지일보=박혜옥, 양효선 기자] 우리나라 정치계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젊은 층의 무관심이다.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식의 ‘정치 혐오’ ‘정치 조롱’은 그 어느 때보다 극에 달한 데 비해 진지하고 생산성 있는 논의와 관심은 점점 줄고 있다. 누구를 탓하랴. 정치인들의 자업자득이다. 혹은 노림수가 먹힌 결과다.
이런 와중에 18세의 이른 나이에 정치계에 입문해 활약하다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청년이 있다. 제트세대(Z세대)로서 정치계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정치·사회·문화 등 발전에 디딤돌 역할을 하기 위해 태일연구재단을 설립한 전연우 이사장(20)이 그 주인공이다.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 말 국회 근처에서 전연우 이사장을 만났다.
2시간 반의 인터뷰 내내 차분한 어조로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2003년생 스무살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겸허한 태도와 굵직한 답변이 인상에 남았다.
전 이사장은 금융권에 종사하는 아버지와 환경 관련 연구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서울에서 반장 등의 역할을 맡아가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정치 꿈나무의 싹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전 이사장은 “어려서부터 나서서 이끌고 가는 것을 좋아했다. 상대방을 제 편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 이사장은 어떻게 10대 후반의 나이에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 걸까. 전 이사장은 SNS을 통해 우연한 계기로 정치계에 입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때 정치와법이라는 과목을 접했는데 하루 종일 공부를 해도 질리지 않았다. 특히 법을 배울 때는 어렵더라도 재미있었다. 또래보다 1년 일찍 고등학교를 졸업해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당시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국민의당의 송파구 위원장으로 계셨던 지금은 서울시의원이신 김규남 시의원이 당원 모집하는 글을 봤다. 법에 관심이 많은데, 정치도 법하고 관련 있고 배울 게 많겠다 싶어서 당원에 들어가게 됐다.”
전 이사장은 당원으로 들어간 지 2개월 만에 청소년 위원장을 맡게 됐다. 이후에는 당 대표 공식 SNS 홍보팀에도 합류해 홍보물을 만들고 홍보 전략 회의에 참가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특히 전 이사장은 선거 유세 팀장을 맡았을 때를 회상하며 “정말 열정적으로 했다. 한 겨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유세 현장을 돌며 마이크를 잡고 목이 쉬도록 연설했다.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좀 건드려서 내 편으로 설득하는 글을 잘 쓴다. 그때 내가 썼던 연설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여러 선대위원장이 자기도 써도 되겠냐며 많이들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세 팀원들이 대부분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었다. 그 추운 날 한두 분씩 그만두려고 하는 것을 ‘제가 좀 더 쉬는 시간을 몰래 드릴 테니 건강하게 끝까지 잘 해보자’며 설득하곤 했다. 돌이켜 보면 그 힘들었던 시간들이 재미있었다”라며 웃었다.
이후 그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청년특별보좌관단장 등 어린 나이에 굵직한 역할까지도 맡았다.“
윤상현 의원 측에서 연락이 먼저 왔다. 이후 면접 자리에서 정치, 사회 등 관련된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저에게 물었다. 당시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에 대답에는 무리가 없었다. 윤 의원과 함께 일하면서 많이 배웠다.”
3년 동안의 정치 경험은 그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전 이사장은 다양한 경험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는 데에는 도움이 됐지만 나이가 어린 만큼 아쉬움도 있다고 전했다.
“3년이라는 시간을 돌이켜 보면 범접하기 힘든, 어느 정도 높은 위치에 있고 학식이 있는 분들과 만나서 경험과 식견을 넓히는 데 쓴 시간으로서는 아깝지 않다. 하지만 20살에 나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데 좀 더 투자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이에 전 이사장은 정치에 관심이 있어 자신에게 자문을 구하는 청소년이나 친구들에게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국회에서 너를 찾을 정도로 스스로를 키우고 30~40대쯤에 정치권에 입문해도 늦지 않다’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젠 정치에 손을 뗐다는 전 이사장은 역시 나라와 사회에 도움이 되고자 또 다른 행보에 나섰다.
그는 뜻이 맞는 청년들과 지난해 비영리단체 ‘세상을바꾸는청년들’을 설립했다. 전현직 국회의원과의 토론회,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시회, 대한민국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 경진대회 등의 행사를 개최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에서다.
올해에는 사회 현안과 미래 도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청년 싱크탱크인 ‘태일연구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전 이사장은 “태일연구재단에서 모집하는 청년위원과 함께 청년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양질의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재단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이나 보람된 점을 묻자, 그는 “힘든 점보다는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특정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 나가는 그 과정 자체가 좋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천상 정치인 재질을 가진 전 이사장, 여의도에서 오랫동안 보게 될 듯하다.
출처 : 천지일보(https://www.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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