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예견된 독주, 그 영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월 8일(현지시각), 내년 열리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푸틴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특별군사작전'에 참가한 군인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100일 남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할 계획을 밝혔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오늘은 푸틴의 차기 대선 출마 선언과 그 배경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계획된 퍼포먼스, 푸틴의 차기 대선 출마 선언
8일, 푸틴의 대선 출마 선언은 계획된 퍼포먼스였습니다. 푸틴은 이미, 기존 임기를 백지화하는 2020년 개헌으로 두 차례 더 6년 임기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만 83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놓은 바 있습니다.
러시아 국민의 여론을 살펴보았을 때도, 푸틴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시,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사실은 명약관화한 사실로 보입니다. 러시아여론조사센터 브치옴이 11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러시아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75.8%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푸틴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특별군사작전 참전 군인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참전 군인이 푸틴에 다음 대선에 나와달라고 요청하자, 푸틴은 이에 응답하듯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2018년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출마를 선언해달라는 노동자들의 요청에 응답하는 방식을 빌린 것과 유사합니다.
푸틴의 행보
주목해야 할 것은 푸틴 대통령의 행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국제 사회로부터 고립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터지자, 러시아는 이스라엘, 이란과 동시에 우호적인 위치를 활용해 중재자로 나서며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높였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유가 통제를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공동성명을 내면서 국제적 고립을 벗어나고자 하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또한, 국제 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전 반대파 억압 등 인권상황에 비판을 가하자, 푸틴 대통령은 12월 4일, 대통령 직속 시민사회 및 인권 위원회의 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 탄압이 국민과 국가에 회복하기 어려운 막대한 해를 끼쳤다고 이야기하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수용하는 듯한 유화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속내는?
이러한 푸틴의 행보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점차 감소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여론이 증가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국제적 지위를 회복하고, 우크라이나에 ‘피로스의 승리’를 거둔 후,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전부터 예견되었던 푸틴의 독주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미 결과는 뻔한 듯 보이는 러시아 대선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푸틴의 행보는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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