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 나눠보고 싶은 말

만약 한 번 더 들어볼 수 있다면...

2023.06.16 | 조회 2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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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외치며 주저앉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화장터에서 어머니의 육신과 이별을 해야만 했던 순간, 받아들여야만 했던 순간의 모습. 아버지의 감출 수 없는 상실감을 지켜보며 제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것이 야속하게 느껴졌죠.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가 1990년대였어요. 그리고 얼마 전, 마지막 남은 고모 할머님께서 돌아가시면서 아버지는 당신의 부모님의 세대와는 완전한 이별을 하셨다며 슬퍼하셨어요.

여쭤보지는 않았지만, 만약 아버지께 생전 할머니의 목소리를 복원할 수 있다면 언제 어떤 순간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실까, 또 어떤 말을 다시 듣고 싶으실까 문득 궁금해지네요.

구독자님에게는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가슴 속에 묻어 둔 한 마디가 있으신가요? 

아직 표현할 수 있다면 오늘이라도 그 한마디를 꺼내보는 건 어떠신가요?

 


✍🏻 writing한 글쓰기

 

시간을 이어주는 기술

그 언젠가의 추억

 

글향 작가

 

어느 날 밤,  잠자리에 누워 하릴없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에서 특집으로 구성한 '녹뭐복원소' 유튜브 영상을 보게 되었다. 야심한 밤에 느닷없이 눈물을 쏟는 민망한 모습을 숨기고자 이불을 덮어썼는데, 결국 남편에게 들키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놀면 뭐 하니 출연자들은 음성을 복원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의뢰인의 집으로 찾아갔다. 김지현 씨의 의뢰는 경찰로 근무하다가 순직한 아버지의 음성이 담긴 유일한 유품, 카세트테이프를 복원해 달라는 것이었다.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훼손된 것이 당연한 카세트테이프였지만, 방송관계자들은 그것을 복원해 냈고, 복원된 테이프를 재생했다. 틀자마자 잔잔한 통기타 소리가 흘러나오고, 의뢰인의 부모님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오랜만에 듣는 그리운 목소리에 모든 출연자는 눈시울을 붉혔다. 제작진이 준비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AI 딥 러닝 기술을 이용해 아버지의 음성으로 "지현아, 지수야,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말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추억을 돌아보게 하는 오래된 물건과, 그것을 복원시켜 주는 기술의 합작품에 한동안 멍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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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기록한다는 것과

시간을 거슬러 그것을 다시 이어주는 기술이

놀랍도록 위대하고 근사하게 느껴졌다.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 특히 지금 볼 수 없는 이들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 대상은 세상을 떠난 부모님일 수도, 갑작스러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지인일 수도 있다. 그런 이들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한때는 그랬다. 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흔한 말 한마디를 전하지 못해 괴로웠던 나날들이 있었다. 꺼내고 들춰내어 글로나마 표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그리움은 여전히 무방비한 상태로 불쑥불쑥 찾아온다. 이렇게 야심한 밤에도 말이다. 이런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각종 매체에서 심심치 않게 소개되는 복원 기술은 희망을 품게 만든다. 비록 컴퓨터 그래픽이나 로봇에 불과하겠지만, 고인의 살아생전 모습을 그대로 불러오는 기술이 절실히 필요한 이들도 있다.

 

어쩌면 그런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그리운 사람을 추억 속에 가둬두지 않아도 되는 세상. 언제 어디서든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하고, 목소리를 들려주고, 그와 자유롭게 대화 나눌 수 있도록 해 주는 세상. 실제로 접촉하고 반응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할지도 모른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꼭 듣고 싶은 말,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아이고! 우리 딸 왔나?"

"그럼, 아빠를 엄청 사랑하는 딸 왔지"

 

너무나도 일상적인 대화지만, 한번 나눠봤으면 좋겠다.  

 

 

*BONUS: 작가님을 눈물짓게 만든 그 영상도 함께 감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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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팀라이트 레터 <글 쓰는 마음>의 아주 작은 변화를 소개할게요. 2023년 하반기를 앞두고 새 단장을 위해 작가님들과 몇 차례 미팅했어요.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팀라이트 다운게 뭘까?'라는 질문을 하며 하나씩 소거해 봤어요. 그러면서 한 가지 지점에 도달하게 되었는데요, 바로 콘텐츠였어요. 생각해 보면 팀라이트는 콘텐츠 부자예요. 작가님들마다 각자의 콘텐츠를 가지고 계시니까요. 

"글쓰기의 본질은 곧 글을 쓰는 나 자신이다."

팀라이트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해요. 결국 우리 자신을 써 내려가는 것이죠. 그래서 우선 레터 유닛 작가님들마다 각자의 콘텐츠로 새로운 코너를 하나씩 준비해 보기로 했어요. 그 첫 번째로 '알레뷰마이셆'을 소개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에요.

'알레뷰마이셆'은 말 그대로 '일상에서 나 자신을 보듬어 주기 위한 기록'을 주제로 하고 있어요. 저는 브런치 외에 불렛저널 다이어리를 기록하고 있는 불렛저널러이기도 한데요 지난달 저의 다이어리에 기록한 Happiness Report를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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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 행복을 기록해 보면서 깨달은 게 3가지 있어요. 첫째, 나는 생각보다 일상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며 살았구나. 둘째, 나는 그동안 나 자신을 보듬어 주지 못했구나. 셋째, 내 주변에는 소소한 행복의 요소가 많았구나. 별것 아니라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 나 자신을 촘촘하게 채워주는 것들이었음을 깨닫고 나니 행복 기록이 너무나 소중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구독자님에게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꼭 Happiness Report가 아니더라도 한 줄 감사 일기, 취향 기록 등 다양한 것들로 나 자신을 살펴 줄 수 있어요. 무엇이라도 좋고, 매일이 아니어도 좋으니 한 번 기록 생활을 시작해보지 않을래요?

 

일상의 삶을 기록하는
시선수집가 알레 작가였습니다.

*알레작가의 기록계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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