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는 시간

나만의 오티움, 심리적 산책 타임

2022.06.10 | 조회 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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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책을 즐기던 때가 있었습니다. 벌써 일 년 전의 일이 되었네요. 아무도 없는 거리, 바람에 휩쓸린 나뭇잎 소리가 들리는 유일한 시간. 오직 푸르스름한 새벽녘 빛만이 길 위를 차지하는 시간에 산책하는 것은 은근한 희열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슬을 머금은 잡초에서는 새벽 공기가 내려앉아 촉촉한 풀냄새도 났어요. 한 호흡에 깊이 스민 풀 향이 몸 곳곳을 돌다가 '하' 하고 다시 나올 때면 묵은 생각과 잡념들도 함께 쓸려 나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때의 저와 함께 구독자님도 느릿한 걸음으로 산책을 즐겨보실래요? 편안한 음악도 들으면서요.

정신없었던 평일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 내 이름 앞에 붙은 직함이나 호칭을 떼어내고, 내 머릿속 불안한 생각들은 한걸음에 날려버리고 마침내 편안한 자연인이 된 구독자님의 모습! 심리적 산책을 마음껏 즐겨보았나요? 고된 일주일 끝에 영혼이 휴식하는 시간, 우리에겐 심리적 산책 시간이 꼭 필요한 것이죠. 저는 그것이 곧 취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또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 그 시간을 가득 채울 구독자님의 취미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writing한 글쓰기

 

꾸준함에도 밀당은 필요하다 (그것이 취미일지라도...)

마마뮤

 

취미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즐겨하는 일을 의미한다. 흔히들 취미생활이 뭐냐는 질문에 각종 악기 연주나 음악 감상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음악이 나의 '업'이었던 시절 나는 매일 치열하게 연습하고 공부하며 연주를 고민해야 했다. 그러니, 그 좋은 음악을 취미로만 즐길 수 있다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웠을 따름이었다.

여전히 나는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 배경 음악을 틀지 못한다. 내 온 신경과 귀가 음악을 향해 있어서 정작 집중해야 할 내용이 눈에서만 겉돌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내게 있어 배경 음악이란 대체적으로 식사 시간 정도에나 가능할 뿐이다. 내가 음악을 내려놓고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호주에 계시는 내 스승님께 소식을 전하며 그렇게 말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제야 진정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단순히 '취미'라는 말의 의미란 그저 '시간이 날 때 하는 여가 활동' 정도로만 평생을 이해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문요한 선생님의 <오티움>이란 책을 읽고, 취미라는 것의 새로운 단면을 바라보게 되었다. 과연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내게 정말 힘을 주는 나만의 휴식이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시간이 생긴다고 쉬는 것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어른도 몰입할 수 있는 놀이가 필요하다는 점을 특히나 강조하고 있었다.

 

"내 영혼에 기쁨을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 오티움"

오티움이란 라틴어로 '여가 시간'을 의미한다. 문요한 선생님은 오티움에 대한 다섯 가지 기준을 설정해 주셨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결과나 보상에 상관없이 그 활동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즉, 좋아서 하는 활동이다.

둘째,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일상적'이어야 한다.

셋째, 스스로 주체가 되어 선택하고 즐기고 배우고 심화시킬 수 있는 그 무엇, 즉 '자기 주도적'이어야 한다.

넷째, 깊이를 더해가며 '배움의 기쁨'이 있다.

다섯째, 그 활동 자체만이 기쁜 것이 아니라 그 활동으로 인한 기쁨이 확산되어 삶과 관계에 활기가 생겨야 한다.

나의 오티움에 대해 잘 생각해보니, 현재 바로 떠오르는 것은 글쓰기 하나뿐이다. 결과나 보상에 관계없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어쨌든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절대적으로 내가 주체가 되는 일이다. 더구나 많이 쓸수록 스스로 깨닫는 바와 배움이 크게 존재하고, 글쓰기를 함으로써 내게는 좋은 일과 사람들로의 연결이 일어났다. 이렇다 보니 나의 오티움은 글쓰기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의 정의에 대입해봤을 때 글쓰기가 내 영혼에 자양분을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임에는 분명 하나, 때로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 쓰기를 멈추게 되는 글럼프도 여지없이 찾아오곤 한다. 그래서 정말 자신 있게 나의 '오티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뭔가 오티움이란 표현까지 적용하려면 내가 좋아 열의를 다해 임하면서 나에게 기쁨을 주는 활동이어야 하는데, 가끔 글쓰기를 멈추게 될 때면 이게 아닌가하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미 생활로 삼고 있는 것이 그 무엇이건 간에, 그것들을 향한 마음에 슬럼프와 권태기가 전혀 없던가? 그렇지 않다. 우리 인간은 무엇을 하든지 열심히 하는 때가 있다면 분명 지치는 때와 귀차니즘의 저주에 걸려드는 때도 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내가 짜장면이 너무 좋아서 매일 짜장면을 먹는다면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하지 않던가.

그래서 나는 가끔 쓰기를 멈추게 되더라도 위축되지 않기로 했다. 중요한 건 잠시 멈춤을 경험하더라도 다시금 돌아와 글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 더 중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사람 간에도 건강한 관계를 위해선 가끔씩 서로 거리를 두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던가. 몰입할 수 있는 놀이라는 정의에 매몰되어 몰입하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지 말고, 내 영혼에 기쁨을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인 글쓰기와 오래오래 끈끈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 싶다. 그렇게 적절한 밀당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오티움이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 글을 부르는 질문

마마뮤 작가님이 소개해주신 <오티움>을 저도 읽어보았습니다. 내 영혼에 기쁨을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 나의 오티움에 대해 생각해보니 저 역시도 글쓰기였어요. '나는 가끔 쓰기를 멈추게 되더라도 위축되지 않기로 했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또다시 써나갈 의지를 다져보았어요. 앞으로도 글쓰기와의 밀당은 계속되겠지만, 가늘고 길게 진정한 오티움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 당신의 오티움은 무엇인가요?

지극히 일상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내 영혼이 즐기는 활동이자, 배움의 기쁨이 들어있는 '취미'

취미활동으로 인한 기쁨이 확산되어 삶과 관계에 활기가 생기는

구독자님 만의 오티움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첨부 이미지

 

식사 시간, 수면 시간처럼 

하루의 끝엔 조용히 나만의 오티움, 심리적 산책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의 피부를 더 촉촉하고 건강하게 가꿔보는 거예요.

 

진정한 오티움을 위하여(짠!)

글향 올림

 

첨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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