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마트가 23억 달러에 비지오(Vizio)라는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비지오는 스마트 TV 제조사에요. 23억달러는 약 3조 1천억원 입니다. 이런 거금을들여 TV 제조사를 내재화 한다니, 월마트 비즈니스와 결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지오는 월마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업으로 부상하게 될거에요. 그 내막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비지오는 TV 제조사로 시작했는데요. 하드웨어 보다 플랫폼에 집중한 방향으로 체질을 변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 TV판매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키고 있죠.
여기서 말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특별한게 아닙니다. 비지오는 SmartCast라는 TV 운영 체제를 보유하고있는데요. SmartCast를 통해 넷플릭스, 훌루, 유튜브 등 스트리밍 앱을 시청하도록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파이어TV와 유사한 비즈니스인거죠.
비지오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은 광고입니다. 비지오는 크게 세 방향에서 광고 매출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먼저 , SmartCast 홈화면에 광고를 노출하고요. WatchFree+라는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광고를 판매하고 있어요. 넷플릭스 광고 티어와 동일한 방식이죠. 마지막으로 SmartCast에서 이용 할 수 있는 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도 광고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결국, 월마트의 비지오 인수는 급성장하는 리테일 미디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가야 합니다
리테일 미디어는 디지털 광고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리더는 단연 아마존인데요. 월마트도 월마트 커넥트(Walmart Connect)라는 리테일 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4년 월마트 커넥트 매출은 23년 보다 27% 늘어났어요. 빠른 속도로 성장중인거죠. 하지만 아마존에 크게 뒤쳐지는게 사실입니다. 24년 기준으로 보면 아마존은 광고로만 562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월마트 커넥트의 매출이 44억 달러이니, 아마존의 광고 비즈니스가 10배 이상 잘 나가는 겁니다.
여기서 비지오 인수 배경을 찾을 수 있습니다. 리테일 미디어 영역에서 아마존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는거요. 구체적으로 CTV(Connected TV) 광고 시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가 주 목적입니다.
아마존은 파이어 TV 플랫폼과 프라임 비디오가 있죠. 이 서비스를 활용해 CTV 광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했습니다. 트위치도 빠트릴 수 없고요.
광고주 A가 있습니다. 3년간 아마존과 월마트에 균등하게 광고를 집행해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아마존/월마트의 커머스 서비스에만 광고를 의뢰했어요. 검색 광고나 배너 광고 같은 형태로 말이죠. 결과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런데 A는 새로운 광고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OTT 등 디지털 미디어 사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채널에 광고를 집행하고자 하는 것이에요. 담당자를 통해 확인해 보니 아마존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광고 집행이 가능하지만 월마트에서는 불가하다고 합니다. 채널이 없다고하네요. 하는 수 없이 대부분의 광고 예산을 아마존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A와 같은 회사가 늘어날수록 월마트는 경쟁에서 계속 뒤쳐지게 될 겁니다. 디지털 미디어 역량을 내재화 해야하는 이유죠. 비지오를 인수하게 된 핵심 요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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