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가을비가 오고 난 후 날씨가 꽤 쌀쌀해졌습니다. 따스한 가을볕이 좀 더 오래 우리 곁에 머물러주었으면 좋겠는데, 어느 날 휙 하고 저 멀리 달아날까봐 조바심이 나네요. 쌀쌀해진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지난주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고 계시는 승원 님과 나눈 개발 직무에 관한 인터뷰 내용을 전해드렸었죠. 만약 지난 콘텐츠를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아래(🔽)를 클릭하시어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승원 님과 '여행, 독서, 나눔'에 관해 나눈 이야기들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저도 독서와 여행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구독자님께도 즐거운 이야기로 가닿길 바랍니다.
👥비케이가 만난 사람들🤝🏻, 개발자 편 2화
👩🏻Interviewer: BK
🙋🏻Interviewee: SW
여행, 세상에 대한 탐구
👩🏻BK
승원 씨, 여행을 매우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SW
네, 맞아요. 그런데 여행을 이렇게 자주 다닌 건 얼마 안 됐어요. 재수 생활을 끝내고 겨울 시즌이었는데, 당시 런던에서 공부하고 있던 누나를 만나기 위해 부모님을 모시고 갔었어요. 이때 가족과 함께 했던 여행이 제 첫 해외여행이었죠. 여행을 위한 모든 계획을 누나랑 저랑 함께 했었는데 여행 계획 짜는 것부터 재밌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공부했던 영어로 현지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너무 신이 나더라고요.
👩🏻BK
오, 부모님께서 그동안 승원씨 가르치신 보람이 있으셨겠어요.😊 영어 잘하는 아들의 모습, 얼마나 뿌듯하셨을까요.
🙋🏻SW
맞아요. 부모님이 좋아하셨던 기억이 나요.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많이 했는데, 실제로 현지에서 외국인들과 대화하는 게 처음이었어요. 런던 그 자체도 좋았는데, 현지인들과 영어로 대화하는게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BK
여행할 때 언어가 정말 중요한 것 같긴 해요. 현지 언어로 부터 자유롭지 못하면 느끼는 것도 한계가 있고, 현지인들과도 소통이 어렵기 마련이죠. 반면, 언어로부터 자유로우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지고요.
🙋🏻SW
네. 그래서 그 이후로 여행을 많이 가게 됐어요. 대학생 때는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방학 때마다 여행을 갔어요.
👩🏻BK
여행을 통해서 느끼는 부분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새로운 세상에 대한 탐험!
🙋🏻SW
맞아요. 여행은 일단 그냥 재밌어요! 여행을 통해 가장 많이 느낀 점은, 한국은 정말 치열하잖아요.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해야 되고, 취업하면 결혼해야 되고, 결혼하고 나면 재테크부터 노후 준비까지. 정말 바쁘고 쉴 틈이 없죠.
그런데 다른 나라에는 생각보다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우리나라에서 얘기하는 분위기와는 꽤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커리어나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보다 가진 삶에 만족하고 행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많은 생각을 갖게 하더라고요.
👩🏻BK
저도 대학생 때 친구랑 호주를 간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만난 현지인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가 제가 22살이었던 것 같은데요, 대학교 3학년이니까 취업을 고려하고 준비해야 했던 시기여서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랑 나이가 비슷했던 현지인이 저보고 왜 이렇게 ‘serious’하게 사냐고 하더라고요. 외국 사람들이 볼 때는 우리나라 사람들 참 열정적이고, 가끔 너무 인생을 심각하게 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근데 진짜 열심히 살죠, 대한민국.
🙋🏻SW
맞아요. 아시아 특징인가 봐요. 최근에 되게 재밌는 걸 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 해외로 이민 가는 분들 있잖아요. 그곳에서 커뮤니티가 생기는데, 거기서도 일본인들은 부동산 얘기하고 한국인들은 교육 얘기하고 있대요. 그리고 거기서도 출생률이 낮대요. 문화 차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타인과 경쟁하고, 순위 매기고 이런 것에 집착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이동진 평론가께서 ‘여행은 쾌락이다'라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여행은 단발성이라 행복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고, 행복보다는 쾌락이 더 맞는 것 같아요.
👩🏻BK
오, 여행은 쾌락이다! 저는 ‘여행은 ‘여'기서 ‘행’복할 것을 줄여서 '여행'이다 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다녀온 여행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예요?
🙋🏻SW
음, 여행 갔던 곳들 모두 다 좋았는데요. 그중에서도 아이슬란드랑 이탈리아가 둘 다 너무 좋았어요. 아이슬란드는 정말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자연 경관도 진짜 최고예요.
대학교 친구들이랑 같이 갔는데, 다들 직장인이거든요. 10일 동안 휴가 내고 여행하는 게 정말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나중에 각자 가정을 가지게 되면 한 20~30년 동안 절대 못 갈 것 같거든요.🤣 한 60살 되면 갈 수 있으려나요? 근데 그때 되면 또 피곤하다고 안 갈 것 같아요.
👩🏻BK
맞아요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떠나야 해요. 와, 10일 휴가라니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모든 직장인들이 부러워하실 것 같네요. 그런데 아이슬란드 여행, 힘들지는 않았어요? 가는 것도 좀 멀고, 추워서 힘들 것 같은데.
🙋🏻SW
사실 몸이 피곤하긴 했죠. 근데 한국에서 힘든 거랑 별 차이 없어요. 아이슬란드는 자연경관이 너무 신비롭고, 정말 경이로운 풍경들이 이어지니까 그 힘듦을 잊게 만들어요. 정말 실제로 봐야돼요. 사진에 절대 안담기거든요. 그리고 같이 갔던 친구들이 모두 재밌고 유쾌한 친구들이라 그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 자체가 즐거웠어요.
👩🏻BK
오, 친구들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느껴지네요. 아이슬란드 여행 중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어요? 너무 많으려나요? 만약 또 가게 된다면, 어떤 걸 다시 보고 싶어요?
🙋🏻SW
진짜 좋았던 순간이 너무 많았어요. 딱 하나만 고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골라본다면, 빙하를 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말 영화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어요. 빙하가 파랗게 보이는 이유도 너무 투명해서 그런 거래요. 사진이나 영상, 책으로만 보던 건데 그걸 실제로 눈으로 보니 정말 신기했어요. ‘지구에 진짜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죠.
다시 가게 된다면, 자연 경관을 다시 보고 싶고 부모님도 모시고 가고 싶어요. 사실 여행 자체가 크게 힘든 건 아니었거든요. 이동 거리가 조금 긴 것 빼고는 체력적으로 힘든 게 없어서 부모님이랑 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BK
최근에 신동엽 씨 유튜브 채널에서 조정석 씨가 출연하셨었는데요. 이전에 조정석씨가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 편에 출연하셨잖아요. 그 때 갔던 아이슬란드에서의 경험이 너무너무 좋아서 이후에 거미씨랑 결혼하고 신혼여행으로 아이슬란드를 가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이슬란드 진짜 좋은가 봐요. 못 가본 저에게는 미지의 세계네요. 승원 님은 여행에서 어떤 부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SW
저에게는 그 여행이 얼마나 임팩트 있는 경험이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슬란드 같은 경우에는 자연 경관 자체가 주는 임팩트가 컸고, 친구들이랑 함께한 시간이 또 다른 의미를 줬어요. 이런 게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저번 월드컵 시즌엔 카타르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좀 특별한 이벤트가 있으면 그 여행이 좀 더 기억에 오래 남고 특별해지는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저는 이탈리아를 정말 좋아해요. 지금도 너~~무 가고 싶어요. 김영하 작가가 ‘이탈리아는 항상 그대로다’라고 하셨는데, 진짜 그대로예요. 언제 이탈리아를 가던지 로마나 피렌체, 바티칸은 그대로 있을거예요. 저만 변해있고요.
10년 전 여행을 갔을 때의 나의 모습과 생각, 그리고 지금의 나는 달라져 있잖아요. 이렇게 이탈리아는 그대로 있는데 나만 변한 것을 생각할 때 여러 생각이 파생되더라고요.
👩🏻BK
이탈리아는 도시 자체가 낭만이죠.
🙋🏻SW
맞아요. 다른 유럽 도시들은 현대화가 많이 됐는데, 이탈리아는 돌바닥부터 시작해서 정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BK
승원 님은 이탈리아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하셨나봐요. 저는 이탈리아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좀 힘들기도 했어요. 음식도 잘 안 맞았고요. 스테이크랑 감자 요리는 괜찮았는데 피자나 파스타는 입맛에 안맞더라고요.
🙋🏻SW
다음에 가시면 제가 맛집 리스트를 알려 드릴게요. 이탈리아 음식은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하거든요. 프랑스는 미슐랭 다이닝으로 유명하지만, 이탈리아는 가성비로는 비교할 수 없어요. 한 끼에 20유로면 정말 훌륭한 요리를 맛보실 수 있어요.
👩🏻BK
이정도면 이탈리아 홍보 대사 아닌가요? 이탈리아를 정말 사랑하시는 것 같네요.
🙋🏻SW
네😆 찐사랑이죠. 원래부터 좋아하는 나라였는데, 여행을 가면 갈수록 더 좋더라고요.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소도시는 소도시대로의 매력이 있어요. 종교적, 역사적으로도 볼 것들이 많고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친절해요.
몇 년 전에 엄마랑 피렌체와 로마를 갔는데, 바티칸을 세 번이나 갔어요. 엄마가 성 요셉 상을 사고 싶어 했거든요. 첫날 미술관 갔다가 자연스럽게 성당으로 갈 줄 알았는데, 길을 잃어서 성당에 못 갔어요. 줄이 너무 길어서요.(웃음) 그래서 다음 날 다시 가기로 했는데, 다음 날이 마침 교황님 미사 하는 날이었던 거예요.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우연한 기회로 교황님까지 직접 뵀었죠. 그래서 더더욱 기억에 남아요.
친구들과의 독서모임
👩🏻BK
우연히 교황님도 보셨다니,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시겠어요. 요즘에 독서 모임도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독서모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SW
벌써 2년 차에 접어들었네요. 한 21개월 정도 됐어요. 작년 1월에 시작했으니까 꽤 됐죠. 원래 친구들이랑 자주 만났는데, 친구들이 너무 책을 안 읽는 거예요. 저는 좀 읽는 편이거든요. 독서를 통해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해서 짬 내서라도 읽는 편이죠. 그런데 친구들이랑 자주 만나서 술만 마시고 별다른 걸 안 하니까, 문득 ‘이렇게 만나서 술 마실 바에야 차라리 책을 읽고 와서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어요.
👩🏻BK
오, 술 모임에서 독서모임으로 바뀐 거네요. 좋은 변화인 것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독서 모임을 꽤 했었는데, 독서모임의 가장 좋은 점은 한 권의 책으로 여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한 권의 책을 읽어도 어쩜 그렇게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지 한 권의 책으로 여러 권의 책을 읽은 느낌이 들죠. 그런데 가끔은 친한 친구들과의 독서모임이 어색하거나 민망할 때는 없었나요?
🙋🏻SW
처음에 그런 부분을 없애려고 룰을 정했어요. ‘웃지 말고, 비난하지 말자.' 이건 지금도 지켜요. 정말 아무도 웃지 않고, 장난치지 않아요. 진지한 이야기 할 때는 딱 그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BK
오, 독서 모임 모드가 있는 거네요? 독서 모임 시작할 때 독서 모임 모드 ON!
🙋🏻SW
네, 정말 On/Off 스위치가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 장난을 잘 치는 친구들인데도 불구하고, 독서 모임 시작하면 다들 진지한 모드로 변해요. 책을 미리 읽고 와서 서로 질문도 잘하고, 각자 할 말도 준비해오고요.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친한 친구들이라 더 편하게 속 얘기도 나눌 수 있는 것 같아요.
👩🏻BK
독서 모임을 하면서 서로에게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하잖아요. 서로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친구에게 이런 면이 있었네?',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순간들이랄까요.
🙋🏻SW
맞아요. ‘아, 이 친구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 새롭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덕분에 친구들에게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돼요.
👩🏻BK
독서모임 책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SW
자연스럽게 돌아가면서 정해요. 누가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서 정하기도 하고요. 문학이나 비문학,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도록 나름 조율하고 있어요. 지난달에 소설을 했으면 이번 달에는 다른 장르로 넘어가고, 이런 식으로요.
👩🏻BK
요즘은 무슨 책을 읽고 있나요?
🙋🏻SW
요즘은 <코스모스>를 읽고 있어요. 워낙 양이 많다 보니 한 챕터씩 읽고 와서 이야기하는 식으로요. 평소에 쉽게 읽기 어려운 책을 이렇게 나눠 읽어보니 좋더라고요.
👩🏻BK
그것도 독서모임의 장점이죠. 나 혼자 읽는다면, 평소에 잘 안 읽을 법한 책들도 함께 읽으면 읽게 되죠. 그러면서 배우고 깨닫는 것들도 많고요. 그런데 왜 모임을 더 공식적으로 확대하지는 않아요? 오픈해서 다른 사람들도 같이 하면 더 좋지 않나요?
🙋🏻SW
그런 생각을 아예 안 한 건 아닌데, 그냥 우리끼리 하는 게 편해요. 다른 사람들을 더 참여 시키면 오히려 불편할 것 같기도 하고요. 새로운 의견을 못 듣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친한 친구들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책과 삶을 나누는, 이 정도의 바이브가 딱 좋은 것 같아요.
<모순>에서 배우는 인생의 모순
👩🏻BK
추구하시는 독서모임의 결을 잘 알 것 같습니다. 편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편안한 책모임! 독서 모임에서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좋았던 건 뭐예요?
🙋🏻SW
저는 작년에 읽었던 <모순>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느끼는 것도 많고 정말 좋았어요.
👩🏻BK
저도 그 책 정말 좋아해요. 모순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소설인 것 같아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이 읽은 <모순>은 어떤 의미일까요?
🙋🏻SW
음, 막 그렇게 데이터 분석적으로 접근해서 읽진 않았어요. <모순>은 삶과 인간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순적인 일들을 말하고 있는 책이잖아요. 읽으면서 우리가 평생을 정답을 찾아가면서, 그러니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려고 계속 노력하지만, 결국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안진진이 다른 선택을 했어도 그게 맞는지 우리가 알 수는 없잖아요. 제목이 <모순>인 이유가 그거죠. 제가 직장을 고민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지만, 막상 그런 직장에 가면 또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잖아요.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안에는 모순이 있더라고요.
👩🏻BK
진짜 그래요. 우리는 인생에서 뭔가 계획하고 목표한 대로 가고 싶은데, 자꾸 걸림돌이 생기고 장애물이 생기기 마련이죠. 그리고 다른 사람의 겉모습만 볼 때는 다들 걱정 없이 잘 사는 것 같고, 나만 힘든 것 같고요.
하지만 모든 사람의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각자의 짐을 짊어지고 인생을 살아내고 있잖아요. 인생이 마냥 수월하고 쉽고 걱정거리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자꾸 다른 사람의 하이라이트와 나의 비하인드를 비교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SW
맞아요. 제가 <모순>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공감했던 부분이 그 부분이에요. 저희 엄마도 이 책을 최근에 읽으셨는데, 비슷한 얘기를 하셨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비교하면서 산다고요.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도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자신의 삶을 ‘이 삶이 나은 삶일까, 저 삶이 나은 삶일까’ 비교하면서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요.
결국 선택을 했으면 그 선택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우리는 자꾸 ‘이게 더 나은 선택일까?’를 고민하는 것 같아요.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 어떤 선택을 했으면 그 안에서 충실하게 살아야 하는데, 우리는 자꾸 남들과 비교하면서 ‘내가 맞게 살고 있는 걸까?’ 거듭 고민하죠.
👩🏻BK
그런 점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엄마의 말뚝>도 한번 읽어보세요. 우리 나라 문화에서 비롯된 비교의식과 우월의식을 엿볼 수 있거든요. 나중에 독서 모임에서 다뤄봐도 좋을 것 같아요.
GIVE and TAKE, Giver!
👩🏻BK
주변 분들을 세심히 잘 챙기시는 스타일이라고 들었어요.
🙋🏻SW
음, 어렸을 때부터 좀 그랬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살았는데 두 분 다 나누고 베푸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요. 부모님도 베푸는 걸 당연하게 여기시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으신 것 같아요.
최근에도 아빠가 몸이 안 좋으셔서 죽을 배달시켰는데 1시간 넘게 안 오더라고요. 저는 컴플레인을 걸고 싶었는데, 부모님은 자영업자도 나름의 사정이 있고 힘드니 그러지 말자고 하셨어요. 저는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일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일을 크게 만들지 않는 모습들이 좋아 보이고, 또 본받고 싶더라고요.
👩🏻BK
작은 일에 부러 성내지 않는 것. 중요한 것 같아요. 승원씨도 좋은 조부모님과 부모님 곁에서 나누는 기쁨을 자연스레 체득하신 것 같네요. 원래 곁에 있는 사람을 많이 닮게 되기 마련이잖아요.
🙋🏻SW
그런 듯 해요. 진정한 행복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이 오는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도, 좋은 순간도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할 때 더 행복하잖아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제가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기브앤테이크>라는 책이 있는데요.
아 BK 님도 이 책 좋아하실 것 같아요. 여기서 ‘기버'라는 개념을 소개하거든요. 기버는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을 뜻하는데, 때로는 자기 일을 제대로 못할 만큼 타인에게 도움 주는 것을 우선시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사람이 조직에서 꼭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더라고요.
👩🏻BK
음, 저도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기버가 많으면 시너지가 많이 날 것 같아요. 누군가의 문제를 협동해서 같이 해결해나갈테니까요.
🙋🏻SW
맞아요. 책에서는 조직이 기버를 존중하고, 모두가 조금이라도 기버가 되는 문화를 만들면 그 조직은 망할 수 없다고 해요. 저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런 문화를 경험했거든요. 아무리 바빠도 누군가 어려움을 겪으면 다 같이 돕고, 그런 분위기에서 팀 전체가 더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런 조직은 진짜 힘이 강해질 수밖에 없어요.
💬
인터뷰를 재차 정리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떠났던 아이슬란드 여행, 가족들과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을 이야기할 때 무척 즐거워했던 승원 님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 열정적이던 모습이 언제 그랬냐는 듯, 독서 모임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한없이 진지했던 모습도 잊을 수 없고요.
(독서 모임과 책 이야기를 할 때 진지해지는 걸 보면 정말 독서모임 또는 책 On/Off 스위치가 있나 봅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승원님은 자신이 하고 있는 DS(Data Scientist)일을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승원님이 지금 켜켜이 쌓아가고 있는 다른 세계(나라)에 대한 경험과 탐구, 독서를 통해 깨달은 삶의 지혜, 사람들과 나누는 돈독한 애정과 서로를 향한 응원과 지지는 승원 님의 삶의 데이터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승원 님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 모든 데이터를 매만지고 다듬어서 자신의 앞에 마주한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앞으로 나아갈 거고요. 우리의 인생은 '무엇으로 채워가느냐'가 곧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는 것일 텐데요. 그런 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과 독서로 인생을 차곡차곡 채워가는 승원 님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문득, 나의 삶은 어떤 데이터로 채워지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구독자님의 삶은 어떤 데이터로 채워지고 있나요?
✍🏻이번 주 문장들
다음 주는 마지막 주로 쉬어 갑니다.
11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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