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일잘러'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진정한 '일잘러'는 '패셔니스타'와 닮았다.

2024.10.14 | 조회 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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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님,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완연한 가을입니다. 올해 여름이 유독 길어서 가을이 오긴 오려나 했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쌀쌀해진 날씨에 옷 깃을 여미게 되네요. 자연의 섭리 앞에 의구심이 들 때도 있지만, 보란 듯이 자연은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주에는 인공지능의 한 종류인 '딥페이크' 기술에 대한 소개와 긍정/부정적 면모를 함께 전달드렸는데요. 오늘은 개발 일을 하고 계시는 김승원 님을 만나 개발과 인공지능의 이모 저모에 관해 나눈 이야기를 전달드리려 합니다.

코로나 이후로 개발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개발 직무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흔히 개발자라고 하면 코딩 일을 하는 사람, 좀 더 나아가서 프론트엔트 또는 백엔드 분야로 알고 있는데요.

오늘 전해드릴 인터뷰 주인공, 김승원 님은 데이터 사이언스로서 데이터를 분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계세요. 여러 인공지능 기술들이 개발되고, IT 산업이 여러 비즈니스에 융합되고 있는 시대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만나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승원님과는 추석 전에 서면/대면 인터뷰를 모두 진행했는데 10월 중순이 되어서야 구독자님께 전해드리게 되었네요. 3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느꼈던 모든 것을 정성스레 매만져 구독자님께도 전달드려봅니다.

저희의 대화가 구독자님께도 유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닿길 바랍니다. 💌


👥비케이가 만난 사람들🤝🏻, 개발자 편 1화 

👩🏻Interviewer: BK

🙋🏻Interviewee: SW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란?

👩🏻BK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SW

안녕하세요. 저는 성남시 분당구에 살고 있는 김승원이라고 합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 일을 하고 있으며, 대기업을 거쳐 현재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가 다루는 업무가 굉장히 넓은데요, 저는 주로 Tabular Data라고 불리는 정형 데이터를 분석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BK

개발자라는 직업은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것에 비해 Data Scientist라는 직업명은 좀 생소하네요. 코로나 이후 개발자 직업이 매우 촉망받는 직업으로 부상하면서 개발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도 지인 중에 개발자가 몇 분 계시는데요. 대학생 때부터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셔서 개발자 루트를 밟으신 분들도 계시지만,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시다가 독학으로 개발 공부를 하셔서 개발 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승원님은 어떻게 개발(Data Scientist) 일을 하게 되셨나요?


🙋🏻SW

말씀하신 대로 개발자는 전공이 다양한 편이에요. 저는 산업경영공학과를 전공했는데 저희 과도 다루는 분야가 굉장히 많아요. 그중에서도 일부가 데이터 사이언스 직군과 연관되어 있고요. 전체로 따지자면 소수에 불과하긴 하지만요.

저는 전공 수업을 듣고 직무로 연결이 되었다기보다는, 데이터 분석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면서 데이터 분석에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됐어요. 너무너무 재밌더라고요.

방대한 데이터 안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롭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재밌어서 공부를 진짜 많이 했어요. 학교 전공 보다 더 열심히 한 것 같아요.😆

 

 

👩🏻BK

비전공자 혹은 비전문가 입장에서는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직업이 생소하거든요. DS가 하는 업무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SW

인터뷰 중, 데이터 사이언스 직무를 설명중인 김승원 님
인터뷰 중, 데이터 사이언스 직무를 설명중인 김승원 님

쉽게 얘기하자면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에요. 데이터로 펼쳐진 세상을 통계 시스템이나 인공지능 등의 도구를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이 일의 목적이에요. 

제가 제 일을 설명할 때 좋아하는 비유가 있는데요. ‘데이터로 요리하는 요리사'라는 비유예요. 주어진 데이터(식재료)를 전처리(손질)하고,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지 선정하고 조합(조미료 선택/식재료 구성 및 조합)한 후, 통계 분석이나 머신 러닝,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방법(요리의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하여 유용한 인사이트(음식!!)를 도출하는 사람입니다.

ChatGPT에서는 Data Scientist를 ‘다양한 데이터 소스로부터 유용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 통계 분석, 머신 러닝, 프로그래밍을 활용하여 데이터 모델을 구축하고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라고 정의하네요. 

 

 

취업과 사회생활

👩🏻BK

요리에 비유해서 설명해 주시니까 머리에 쏙쏙 들어와요. 최근에 넷플릭스 대표작인 <흑백요리사>를 아주 재밌게 봐서 그런지, 승원님이 요리에 비유해서 설명을 해주시니까 더 와닿는 것 같아요. 똑같은 식재료라도 누가 요리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물(요리 완성작)이 나오잖아요.

DS 일도 같은 맥락으로 어떤 개발자가 문제를 해결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접근 방식과 새로운 인사이트가 도출될 것 같습니다. 앞서서 DS가 되기 위해 혼자서 공부를, 그러니까 독학을 많이 하셨다고 하셨는데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하셨어요? 


🙋🏻SW

음, DS 직군 채용은 ‘석사 졸업’이 거의 디폴트에요. 최근에는 신입으로 학사 졸업생을 채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채용 기조는 아직 석사 졸업을 기본적인 요건으로 삼고 있는 기업이 대체적으로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저는 석사 학위를 염두에 두긴 했지만, 취업 준비를 할 때는 석사 학위가 없었으니 석사를 대체할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국가에서 진행하는 인공지능 여름 캠프에 참가하기도 했고, 가장 공들여 준비했던 건,캐글(Kaggle)이라는 데이터 사이언스 경진 대회였어요. 전 세계 Data Scientist들이 모여 주어진 데이터 내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대회인데요, 제가 맡았던 문제는 ‘신용카드 거래 중에서 사기 거래를 탐지하는 문제’와 ‘이 사람이 대출을 갚을 수 있을지 없을지'의 여부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하는거였어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마침내 은메달을 수상했습니다. 

 

 

👩🏻BK

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내셨네요.


🙋🏻SW  

네🙂 이 대회에서 받은 은메달 덕분에 취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캐글(Kaggle)은 데이터 사이언스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는 공신력 있는 대회거든요. 참가자도 2천 명이 넘는 큰 대회이기도 하고요.

특히 1,2등 하시는 분들은 정말 뛰어난 분들인데 그분들이 300등 정도 되는 솔루션을 친절하게 정리해서 공유해주세요. 그건 정말 어디에서도 얻지 못하는 고급 정보거든요. 그걸 보면서 데이터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문제를 풀어가는지를 알아가는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캐글(Kaggle) 홈페이지 

 

👩🏻BK

메달권에 들지 못했더라도 대회에 참여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배움이 많은 대회군요. 캐글 은메달 덕분에 취업하신 것 같다고 하셨는데 좋은 곳에 취업을 하셨더라고요. 


🙋🏻SW  

네. 취업 준비할 때, 대기업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부모님께서도 그동안 많은 지원을 해주셨으니 탄탄한 직장으로 보답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뭐랄까, 당시만 해도 십여 년 동안 달려온 최종 결과물이 취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기업을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SK C&C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BK  

그렇군요. 첫 사회생활은 어떠셨나요? 


🙋🏻SW  

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어요. 회사에서 처음으로 배정받은 팀은 Data 기반 솔루션 제공이 목적인 금융 전략 사업 팀이었고, 저는 DS 포지션으로 직무 배정을 받아 일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생각과 다르더라고요. 저는 제 직무가 데이터 사이언스여서 개발 관련 일을 할 줄 알았는데 계속 제안서 작성 업무만 하게 되더라고요.

열흘에서 3주 사이에 300장 정도의 PPT를 만들고, 만들고, 또 만드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개발 일을 하고 싶었는데 계속해서 제안서만 만들고 추후 프로젝트가 시작된 후에도 직접적인 개발은 협력업체에 맡기고 저는 협력업체를 관리하는 역할만 했죠. 이렇게 몇 번의 프로젝트를 반복하다보니 이건 제가 원하던 일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나'와 '일'에 대한 고민

👩🏻BK

그때부터 퇴사와 이직을 고민하셨군요?


🙋🏻SW

네,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부모님께 조언도 여쭙고, 시간 날 때면 많은 대화를 나눴죠. 그런데 제가 원하던 일을 하는 게 아니니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도 마음도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평소에 밝고 긍정적인 편인데, 당시에는 표정부터 정말 어두웠어요. 

많은 사람들이 대기업은 안정적일거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원하지 않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야만 하는 삶이 과연 맞는 것일까?’ ‘만약 회사가 흔들리거나 내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 그때 나는 뭘 할 수 있을까?’그런 고민을 하면서, 오히려 나의 성장이 멈추는게 더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어요. 

 

 

👩🏻BK

음, 어떤 고민인지 알 것 같아요. 최근에 조승연 작가가 콘텐츠 플랫폼, 롱블랙에서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21세기 최고의 함정은 조직 속에서 느끼는 '일시적인 편리'예요. 편리는 생각을 죽여요. 그런데 그 편리는 평생을 가지 않죠. 저는 IMF 때 아버지 세대를 보며 깨달았어요. 20년 차 대기업 직원이 갑자기 회사에서 쫓겨나는데,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렸거든요." 

물론, 작은 조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을 큰 조직에서 경험하고 성장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시는 훌륭한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큰 조직에서는 아무래도 개인의 성장 또는 도전의 기회 보다 큰 조직에 맞춰신 시스템 하에서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것이 더 우선시 될 것 같아요.


🙋🏻SW

그렇죠.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에는 시스템 내에서 시키는 일만 하면 성장이 멈출 것 같더라고요. 저는 계속 새로운 걸 도전해보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개발(데이터 사이언스)일이 너무너무 하고 싶었고요. 

 

 

👩🏻BK

맞아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르기에, 누군가는 큰 조직 내에서 체계적인 시스템에 맞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성향에 맞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승원님은 수동적으로 주어진 일보다는 주도적으로 일을 개척해가고 성취해가는 걸 더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요. 


🙋🏻SW

네, 맞아요. 전 회사 리더님들도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하셨어요. 저는 항상 '왜?'를 자주 물어보거든요. 일할 때, 목적과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프로젝트를 할 때도 '이걸 왜 해야 되지?'라고 끊임없이 질문해요.

회사에서 시키니까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로 인해 매출이나 비즈니스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말이죠. 목적과 이유가 분명하면 일을 더 재밌게, 더욱 몰입해서 하게 되더라고요.

 

 

👩🏻BK

승원님 이야기를 가만 듣다 보니, 승원님은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이고, 의존적이기보다는 독립적이고, 안정성보다는 자유, 그리고 계적인 시스템 내에서 일하는 것보다 도전할 기회가 많은 환경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SW

오,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네요. 대기업을 퇴사하고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후에 정말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물론 어떤 스타트업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경험했던 조직은 좋은 스타트업에 속했다고 생각해요.

매일매일 배우는 게 많았고, 동료들이랑 합심해서 일하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물론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한 적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이 정말 많아요. 말씀하신 대로 도전할 기회가 많은 환경이 저에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BK

그럼요.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잘 맞는 환경을 찾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일의 성과와 만족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잖아요. 특히, 같이 일하는 리더들에게는 정말 많은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요, 승원님이 경험한 리더들은 어떤 분이셨는지 궁금해요. 


🙋🏻SW

이제까지 함께 일했던 리더 분들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어요. 그 리더님은 정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분이셨어요. 회의를 할 때도 항상 팀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시고, 팀원들이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이끌어주셨어요. 단순히 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팀원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와 그 방법을 알려주셨죠. 만약,  팀원이 생각한 방향이 더 나으면 그걸 바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시는 분이었어요. 

그리고 또, 정말 도덕적이신 분이에요. 고객사와 일할 때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셨어요. 물론, '고객 만족'은 당연한 말이지만, 일하다 보면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팀과 회사의 수익을 위해 가끔은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할 때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으셨어요. 무조건 고객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최우선순위로 삼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약간 의아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느꼈어요.

 

 

👩🏻BK

‘고객 우선, 고객 만족'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네요. 그런 도덕적인 리더십이 승원 씨에게 ‘자부심’을 줬을 것 같아요.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고객 만족 보다 더 쉬운 방법이나 다른 길을 택하기 보다 정말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끝없이 고민하고 제안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이렇게 일한다!’라는 자부심이 마구마구 샘솟지 않았을까요?


🙋🏻SW

맞아요! 자부심이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아요.

 

일잘러의 도구, 인공지능

👩🏻BK

이 글을 만약 그 리더님이 보신다면, 얼마나 ‘자부심'이 느껴지실까요?🙂 

이제 좀 다른 이야길 나눠볼게요. 제가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거든요. 아무래도 승원님이 하시는 일도 인공지능과 많은 관련이 있을 텐데요. AI가 과연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SW

음, 단순한 일이라면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하지만 대부분의 화이트칼라 직업은 그렇지 않잖아요.

예를 들어, 마케터가 콘텐츠를 작성할 때, AI가 아무리 글을 잘 써준다고 해도 결국 마케터가 어떻게 프롬프트를 활용해서 원하는 콘텐츠를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AI는 도구일 뿐이고, 이걸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BK

결국 인공지능을 활용할 줄 아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거네요. 


🙋🏻SW

그렇죠. 지금도 개발자들 사이에서 단순한 기능 개발은 AI가 거의 다 해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사실 신입 개발자들이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이 부분이 참 아쉽죠. 신입들도 경험을 하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기회가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아마 콘텐츠 분야도 비슷할 거예요. 잘하는 사람에게 AI를 활용하게 하면, 여러 명이 만들어내는 결과물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앞으로 이런 인공지능 툴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더욱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BK

그런 관점에서 보면, 엑셀이나 워드 같은 프로그램도 사람들이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업무 효율이 달라졌잖아요. 이제는 ChatGPT 같은 AI 도구가 나왔으니, 이걸 얼마나 잘 활용해서 자신의 업무 영역을 확장하느냐가 중요하겠죠.


🙋🏻SW

그렇죠. 다만 AI가 아직까지는 추론 능력이 부족해요. 그래서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해결하는 능력은 여전히 사람이 우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여러 맥락까지 파악해서 추론하고, 해답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에는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BK

우리가 연애할 때 상대의 속마음을 파악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 같아요. 상대가 직접적으로 얘기하지 않고 돌려서 말할 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관계가 달라지잖아요? 보이지 않는 맥락을 파악하는 것! 어쩌면 문제의 핵심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아직은 사람이 우월하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다음 화에 계속 👀


💬

저는 승원님과 '일'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진정한 '일잘러'는 어쩌면 '패셔니스타'와 꽤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옷을 잘 입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저는 패션 전공자도 아니고 패션 관련 직업을 삼은 적도 없지만, 이제까지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패셔너블하다거나, 스타일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이 어떤 옷을 입을 때 빛나는지 아는 사람이더군요.

비싼 명품 옷을 온몸에 휘두르거나, 매 시즌 유행하는 옷을 재빠르게 캐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체형과 분위기를 잘 아는 사람이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을 때 하나의 스타일이 완성되고,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일잘러'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조직의 크기나 네임밸류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해야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여 일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결국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본 레터(👥비케이가 만난 사람들🤝🏻, 개발자 편 1화)는 승원 님의 인터뷰 중에서 '일'에 관한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여행, 사람, 책'의 주요 키워드를 통해 승원 님의 개인적인 삶의 면모를 전해드리려 하오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이번 주 문장들

 

때때로 삶은 단순함과 정적만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도 있다. 빛을 발하는 예술품 사이에서 방심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살피는 경비원의 삶처럼 말이다. 그러나 삶은 군말 없이 살아가면서 고군분투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 선생은 고백했다. “나는 영원히 긴장하려고 한다”고. 그래서 “편해지고 싶어하는 나를 시의 적절하게 불편하게 만들어주는 감독들이 고맙다"고. 그렇게 어글리존과 컴포트존을 오가며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일터의 문장들>

 

인생이란 그냥 늙어가는 게 아니란다. 내 안에 있는 큼직한 원석을 조금씩 깎아 영롱한 빛을 내는 다이아몬드로 만들어가는 과정인 거야.

<나의 돈 많은 고등학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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