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장마가 며칠 지속되더니 이내 또 잠잠하다가 다시 시동을 거는 것 같습니다. 모두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지난주에 비케이레터 첫 인터뷰 콘텐츠를 전해드리고 나서 반응이 아주 뜨거웠어요. 새로운 콘텐츠에 재미있었다는 반응도 있었고, 첫 인터뷰 주인공이었던 윤정님 멋있다고 난리였고요. 또 감사하게도 인터뷰를 지원해 주신 분들도 계셔서 당분간은 인터뷰 콘텐츠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저는 인터뷰집을 참 좋아합니다. 소설과 에세이도 사람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문학이지만, 인터뷰는 대화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과 그로 인해 갖게 된 가치관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어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더라고요. 구독자님도 👥비케이가 만난 사람들🤝🏻을 통해 삶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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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점역사편 2화 시작합니다!
👥비케이가 만난 사람들🤝🏻, 점역사편 2화
👩🏻Interviewer: BK
🙋🏻Interviewee: YJ
👩🏻BK : 최근에는 점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셨다고 들었어요.
🙋🏻YJ : 기본적으로 점자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점자책 만드는 교육을 온라인으로 진행했어요.
👩🏻BK : 그렇군요. 우리나라에 등록된 시각장애인은 2023년 기준 총 24만 7천 명 정도라고 하는데요, 시각장애인들의 점자 해독률은 어느 정도 인가요?
🙋🏻: 음, 시각장애인들의 점자 해독률은 그다지 높지 않아요. 약 10% 정도요. 많은 시각장애인분들이 후천적으로 시각장애가 생긴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촉각 교육이 쉽지 않아서 중도에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BK : 그렇군요. 생각보다 많지 않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후천적으로 시각 장애인이 된 경우에 촉각 교육이 매우 어려울 것 같아요. 또 다른 질문도 드려볼게요. 인공지능이 점점 발전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기술이나 기능 등이 새롭게 생겨날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점자가 필요할까요?
🙋🏻YJ : 일반적으로 정보를 습득하거나 생산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효율성을 높여 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직접 글을 읽고 쓰는 것을 통해 우리는 의미 있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각장애인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아직 점자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이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어요. 현재 많은 점역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자료들도 많고, 여러 가지 언어들이 동시에 나올 때는 정확도가 매우 떨어져요.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여 글을 읽게 되더라도 같은 이유로 점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으니까요.
👩🏻BK : 저는 방금 마지막에 하셨던 말씀이 굉장히 크게 다가와요.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 중에 ‘박위'님이라고 위라클 채널을 운영하시는 분이 계시거든요.
위라클 채널을 보다가 박위님이 쓰신 책도 읽게 되었는데 배운 점이 꽤 많았어요.
인간은 누구나 ‘혼자서', ‘독립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독립성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할 수밖에 경우가 더 많고요.
예를 들어, 건물 입구에 턱이 있으면 휠체어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올라가기가 여간 쉽지 않잖아요. 그럴 때 누군가 뒤에서 힘껏 밀어 올려주면 가능한데, 이렇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휠체어를 탄 사람도 스스로 올라갈 수 있도록 턱없는 평평한 길을 만드는 것 처럼요.
이렇듯 우리가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좋지만 제도적으로 장애인들이 혼자 독립할 수 있도록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훨씬 도움되는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YJ : 그렇죠. 점역일을 하면서도 제도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BK :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YJ : 일단은 관련 예산이나 지원이 적어서 점자 관련 연구 개발이 적어요. 있더라도 지속적이지 않고 일회성인 경우가 많고요. 또한 시각장애인분들이 갖고 다니시는 ‘한소네'라는 기기가 있는데요, 점자 작업이나 음악이나 라디오 감상, 알람 설정도 가능하고 책도 읽어주는 유용한 기기인데 가격이 꽤 비싸요. 많은 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이 있거나 정부 지원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 부분이 많이 아쉽죠.
👩🏻BK : 흠, 아무래도 경쟁업체 없이 한 군데에서 독점적으로 만드니 가격이 더 비쌀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전체 등록 장애인 수에서 시각장애인의 수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예산 지원이 어렵기도 할 테고요.
🙋🏻YJ : 아무래도 그렇죠.
👩🏻BK : 이제까지 대화를 나누면서 윤정 님께서 걸어오신 길이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다가 점자 관련 일을 하게 되시면서 교육부터 시작해서 점자책을 만드는 일, 시험 문제를 점역하는 일, 점자도서 제작 프로그램 등 비슷비슷한 결이지만 또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새로운 기회들이 열리고, 새로운 문이 열려서 점점 더 지경을 넓혀갔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앞으로는 어떤 일을 도전하실 계획이신지 궁금해요.
🙋🏻YJ : 첫 번째는 점자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점자 관련 초·중·고 방과후 수업이 개설된다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점자를 가르치고 자격증 취득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두 번째는 점자 연구를 하고 싶어요. 점역을 하면서 책의 형태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다고 느끼거든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시각장애인이 책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점자 규정이나 도서 지침을 개정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BK : 점자를 정말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너무 좋으면, 알리고 싶거든요. (웃음) 이 정도면 다시 태어나도 점역사 하실 것 같아요.
🙋🏻YJ : 일단 관심은 가질 것 같은데 직업으로는 안 할 것 같아요. 저는 원래 대학교 때 특수교육과를 가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특수교육과를 전공해서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BK : 타인을 위한 마음이 정말 크신 것 같아요. 이타적인 마음요. 지금 마치 나이팅게일 같으세요.
🙋🏻YJ : (웃음) 아니에요~!
👩🏻BK : 윤정님에게 점자가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YJ : 끊임없이 공부하고 또 연구하고 싶은 거요. 제가 직장 다닐 때 점차 공부하고 연구하느라 머리를 엄청 많이 쥐어짰어요. 근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 많이 쥐어 잡아요. (웃음) 하면 할수록 어렵고 복잡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어요. 매운 떡볶이를 먹고 왜 먹었을까 후회하지만 또 먹게 되는 것 같은거랄까요?
👩🏻BK : 아~ 그 기분 알죠알죠. 매운 떡볶이 먹고 나서 다음날 배를 움켜쥐고 후회하지만, 시간 지나면 또 찾게 되잖아요! 그만큼 매력 있으니까!!
🙋🏻YJ : 하하하 저는 점역 일이 밥벌이 수단이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점자를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BK : 정말이지 내 직업을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축복인 것 같아요. 사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밥벌이 수단으로 해야 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실까요?
🙋🏻YJ : 일단은 많은 분들이 점자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관심부터 시작이거든요. 관심을 갖게 되면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돼요. 그래서 일상생활 중에 엘리베이터에 있는 버튼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캔 음료 같은 물품에서 점자를 접했을 때 이게 점자구나 하고 익숙하게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혹시 비케이레터 구독자 분들 중에 점자를 배우고 싶은 분이 있다면 비케이를 통해 연락 주세요. 점자에 빠지실 수 있도록 제가 스타트를 끊어드릴게요. (웃음)
👩🏻BK : 오늘 많은 말씀을 해주셔서 이전에는 몰랐던 점자에 관해 새롭게 알게 된 것 같아 감사하고요, 본인께서 하시는 일을 사랑하시고, 뿌듯해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시는 게 진심으로 느껴졌어요. 존경합니다!
저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나는 지금 내 인생에 어떤 점을 찍고 있을까? 내 인생 지도는 어디쯤 그려지고 있을까?'
'나는 내 일을 정말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랑하고 있을까?'
삶의 여정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와 직업인으로서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구독자님은 어떠셨나요?
다음 주!!!!!!!!
비케이는 또 누굴 만났을까요?
👥비케이가 만난 사람들🤝🏻 다음 주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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