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에 코가 시큰거린다. 마침 오늘 밤 이소라의 노래 '바람이 부네요'를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 작년 이 맘때까지만 해도 나는 서울역 11번 출구 앞 건물을 끼고 우측으로 돌면 보이는 동자동 골목길을 수시로 오갔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싶다. 17세기 뉴턴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에 중력이 작동한다고 했다. 질량도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나는 마음에도 중력이 있다고 믿는다. 마음으로 연결된 관계 사이에 어떤 구체적인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선 바쁜 일정 와중에도 한 사람을 위해 낯설고 비좁은 골목을 드나들었던 나의 발걸음을 설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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