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물을 “좋아”하긴 했지만, 누군가 동물을 사랑해서 이 운동에 뛰어들게 된 것이냐 물을 때마다 아님을 설명하려 애썼다. 그때 내가 믿고 있던 “운동”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분노로부터 시작하는 것이었다. 비인간 동물은 이 사회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자기변호도 하지 못하고 끔찍하게 죽어가는데, 모두가 이 학살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났다. 그 울분이, 운동의 원동력이라 믿었다.
문제는 내 분노가 모두를 향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2018년 봄, 처음으로 도살장으로 실려가는 돼지를 만났다. 돼지들은 충혈된 눈으로 차 밖의 인간들을 살피며 끊임없이 소리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서 있고자 서로 엎치락뒤치락 움직였다. 현실감 없이 멍한 찰나, 마주친 그들의 눈동자가 나와 다를 바가 없어서 충격을 받았다. 그들의 존재를 눈에 담고,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전부였다. 그들이 떠나고, 도살장에서는 마치 주차장 타이어 마찰음 같은 비명이 흘러나왔다. 그 소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주치는 모든 인간들이 미웠다. 분노는 회의와 혐오로 둔갑했다. 점점 뾰족해지고, 타들어 갔고, 지쳐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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