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들이 강원도 삼척에 거점 공간을 마련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척이라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삼척은 강원도 속초에 오래 거주한 경험이 있는 제게 동해를 접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서적 밀접함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해안가를 따라 죽 펼쳐있는 풍경을 애정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언제부턴가 오랜만에 삼척을 방문할 때면 해변이 뒤엎어져 있지 않기를, 개발지역을 표시하기 위한 깃발이 여기저기 꼽혀 있지 않기를, 새로운 고층 아파트가 꾸역꾸역 들어차 있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삼척의 자연 광경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외지인의 욕심일까요?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삼척의 ‘개발’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를 구성하고, 시설을 유치하는 등 여타 지역 도시들에서 발생하는 개발 논리와 조금 달랐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달려 있는 개발이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삼척시 근덕면은 전두환 정권 때 핵발전소 부지로 지정되었고, 이후 정부가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부지로 선정했던 것을 주민들이 두 차례 백지화한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힘으로 원자력 발전소는 막아냈지만, 안타깝게도 석탄화력발전소는 멈추지 못했습니다.
‘삼척블루파워 삼척화력 1·2호기’는 지난 2018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하여 2024년 5월과 올해 1월에 상업가동을 시작했습니다. 동양시멘트가 석회석 채광을 위해 수십 년간 사용하던 면적 114만㎡ 크기의 부지를 복구하지 않고 발전소 건설로 활용한 것인데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이는 목표를 세운 국가온실가스감축(NDC) 목표에 어긋나고, 부지에 근접한 맹방해변의 항만 공사 과정에서 해안침식 문제는 물론, 해변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삼척블루파워(포스코의 자회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수도권 전기 수급을 목표로 건설이 추진된 발전소이지만, 2025년 7월 현재, 가동률이 10%에 불과하다고 알려집니다. 동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송전로는 단 2개뿐이고, 2021년에 완공 목표였던 500kV 초고압직류(HVDC) 선로는 2029년까지 연기된 상태여서 전기를 생산한다고 해도 보내지 못해 생산량을 늘릴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시작한 건설 계획이 ‘관성에 따라’ 추진되고 완공되었던 것이라고밖에 평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전 지구가 ‘끓고 있는(boiling)’ 기후 재난 시대에 연 1300t의 온실가스 배출이 예상되고, 영업이익도 보장되지 않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지금이라도 ‘조기폐쇄를 책임있게 해나가는 것이 서로에 이득’입니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의 말인데요. 더슬래시와의 인터뷰에서 은빈님은 “국가의 허가로 건설된 민간 발전소를 기후위기 산업 전환 조치로서 국가가 매각하여 정책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기폐쇄를 말하기 섣부른거 아니냐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조기폐쇄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 연도인 2030년을 기준으로 요구하려고 해요. 그러면 5년밖에 가동하지 못하는 게 되지요. 올해부터 노후발전소들은 문 닫기 시작하는 것이 현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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