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청년기후긴급행동 활동가들이 강원도 삼척에 거점 공간을 마련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척이라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삼척은 강원도 속초에 오래 거주한 경험이 있는 제게 동해를 접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서적 밀접함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해안가를 따라 죽 펼쳐있는 풍경을 애정하기도 하고요. 그러나 언제부턴가 오랜만에 삼척을 방문할 때면 해변이 뒤엎어져 있지 않기를, 개발지역을 표시하기 위한 깃발이 여기저기 꼽혀 있지 않기를, 새로운 고층 아파트가 꾸역꾸역 들어차 있지 않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삼척의 자연 광경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외지인의 욕심일까요?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삼척의 ‘개발’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를 구성하고, 시설을 유치하는 등 여타 지역 도시들에서 발생하는 개발 논리와 조금 달랐습니다. 원자력 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달려 있는 개발이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삼척시 근덕면은 전두환 정권 때 핵발전소 부지로 지정되었고, 이후 정부가 핵발전소와 핵폐기장 부지로 선정했던 것을 주민들이 두 차례 백지화한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힘으로 원자력 발전소는 막아냈지만, 안타깝게도 석탄화력발전소는 멈추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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