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숙제로 엄마가 OO을 시킨다면?

What’s in my [ Game ]

안녕하세요, 오늘의 썰풀러 에디터 자몽🍋 입니다.

시간이 빠르다 빠르다 입으로 되뇌었을 뿐인데, 올해의 마지막 달이 갑자기 딱! 하고 나타난 느낌이예요🥲. 그리고 연말이 왔다는 것은 곧 ‘방학이 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문득  ‘나는 방학 때 뭘 했더라?’ 싶더라고요.

출처 : 유튜브 ‘중년게이머 김실장’ <나는 우리 아들이 방학 내내 게임만 했으면 좋겠다>

방학 때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어머니께 “책 좀 읽어라” 잔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그리고 돌이켜보면 방학동안 ‘경험’의 확장 측면에서 유의미한 행동보다는 친구들과 놀았던 기억이 훨씬 많았죠.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발칙한(?) 접근을 해보려고 합니다.

왜 방학마다 ‘~~대 필독 도서’ 와 같은 리스트를 받아다 거기서 몇 권씩 읽으라는 미션을 받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번에는 겨울 방학 ‘필수 플레이 게임 리스트’, 줄여서 플필게임 리스트를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사실 제게 겨울방학이 있다면 하고싶은 게임이기도 해요🤭.

자녀 혹은 조카와 함께 공동의 목표를 갖고 플레이해 보는 경험이 새로운 대화의 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이가 없더라도 직접 플레이해보는 것도 강추! 그럼 출발해 보실까요? 렛츠 기릿 🏃‍♂️

오늘의 주절주절

방학 숙제로 아이들과 하기 좋은 게임?!

게임 소개에 앞서 이번 ‘필플게임’ 리스트에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아래 조건들을 충족해야 게임이 ‘경험 확장’이라는 목적에 맞게 작동하거든요. 

 1. 오픈월드 게임의 정석이자 완성본, [젤다의 전설 : 티어스 오브 더 킹덤]

출처 : 닌텐도

1️⃣ 추천하는 이유 : 창의성 사고와 문제해결력 상승

<젤다의 전설 :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구조가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같은 문제라도 해결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아이의 창의성과 사고 흐름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죠. 직접 부딪혀보고 이해하는 경험이 누적되기 때문에, 문제 해결력과 모험 하고픈 마음을 동시에 자극해 주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부모님이 집중해서 봐야 할 포인트 : 우리 아이의 선택과 성향 파악의 기회

오픈월드 게임의 특성상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집중해서 보면 좋습니다. 플레이하다가 일정 구간에서 막혔을 때 또는 길을 잃었을 때 어떤 방법으로 그 난관을 돌파하는지 한 발짝 멀리서 오롯이 지켜보는 것이죠. 또한 실패를 만났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을 통해 아이의 성향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른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서는 마주하기 어려운 새로운 모습들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3️⃣ 주의할 점 : 지름길 혹은 힌트는 오히려 독

정답을 빨리 찾아가고 싶은 한국인의 특성상 막힐 때 ‘힌트’를 주고 싶은 유혹이 자주 생깁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가치는 ‘스스로 알아가고 선택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어른 입장에서의 훈수는 넣어두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 오픈월드 특성상 목표 없이 진행하면 이 게임을 하는 것 자체가 지루해질 수도 있으니 “오늘은 사당만 깨고 끝내자” 와 같이 적당한 플레이 단락을 정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아이와 함께 헤쳐가는 모험, [잇 테이크 투 (It Takes Two)]

출처 : steam(스팀)

1️⃣ 추천하는 이유 : 협동심과 소통 능력 상승

두 사람이 반드시 협력해야만 진행되는 구조라, 자연스럽게 소통과 협업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게임입니다. 장르도 다양하고 스테이지마다 요구하는 스킬이 달라 ‘새로운 시스템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보니 말 그대로 자녀와 함께 하기 좋은 협동 게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부모님이 집중해서 봐야 할 포인트 : 함께 플레이하며 역할 분담 능력 탐구 

추천 이유와 동일하게 아이가 어떻게 협력하고 의사소통하는지에 주목해보면 좋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는지, 상황 설명을 잘 하고 플레이를 리딩하는지, 역할 분담을 할 때 자신 있는 부분을 맡는지 아니면 새로운 역할을 탐색하는지 등 아이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주의할 점 : 내가 집중해서 아이의 기회를 뺏는 건 금지

두 명이 동시에 플레이해야만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 할애를 어느 정도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진행을 하다 보면 컨트롤 격차가 분명히 나오기 마련인데.. 가급적 플레이의 주도권은 아이에게 주고 부모는 보조를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3. 게임계의 인디아나존스,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출처 : 플레이스테이션

1️⃣ 추천하는 이유 : 퍼즐 기반 탐구와 한편의 영화같은 스토리

언차티드 4는 영화 같은 서사와 탐험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게임으로 긴 호흡의 콘텐츠가 어떤 경험을 주는지 알려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총기가 등장하지만 잔혹한 연출은 거의 없으며, 퍼즐을 풀고 지형을 분석하며 길을 찾는 과정이 많아 모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게임입니다.

2️⃣ 부모님이 집중해서 봐야 할 포인트 : 내 아이의 문제 접근방식을 엿볼 기회

위험 상황에서의 선택을 통해 아이들의 사고 흐름을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위험 감수형 or 안전 제일형 등 아이의 스타일을 알 수도 있고 실패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다시 도전할 것인지 지켜보면서 아이가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주의할 점 : 공략 살펴보기 금지

15세 연령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연령대의 청소년이라면 막히는 구간에서 필히 ‘공략’을 찾아보려 할 겁니다. 그 때!! 공략 없이 플레이 하는 것에 대해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어떻게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끔 유도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아이가 직접 만들어가는 숲 속 생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출처 : 닌텐도

1️⃣ 추천하는 이유 : 평화 속 노동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기회

폭력 요소가 전혀 없는 자연 배경에서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보는 경험을 만들기 좋습니다. 집을 꾸미고, 마을을 발전시키고, 주민들과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방식으로 미션을 해결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죠. 경제 감각, 자원 관리, 기획 능력 같은 소프트 스킬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게임입니다!

2️⃣ 부모님이 집중해서 봐야 할 포인트 : 목표에 따라 꾸준히 해결해나가는 능력

아이가 어떤 목표를 세우는지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어떤 우선순위를 두는지를 보면 성향을 뚜렷하게 알 수 있습니다. 자원을 모으는 속도, 아이템을 사용하는 방식, 마을의 컨셉을 기획하는 방식 등 모두 아이의 성향을 보여주는 작은 단서랄까요? 주민들과 관계 맺기, 감정 표현 방식 등을 통해 ‘내 아이의 사회 생활’ 또한 관찰할 수 있습니다.

3️⃣ 주의할 점 : 노동의 민족보다 귀농의 삶을 추구하도록 유도

이미 어른이 된 입장에서 이 게임을 하신 분들은.. 게임 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혈안(?)이 된 분들이 대부분일텐데요? 오히려 아이에게는 자연을 배경으로 여유를 즐기는 플레이를 권장해주고 칭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트코인 대박 강요 그만!)

플레이가 끝났다면, 이제는 리뷰의 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지만, 거기서 끝나면 오늘 주제와 어울리지 않죠! 책을 읽고 독후감이나 감상평을 적어서 내용을 정리하고 느낀 점을 표현하면서 비로소 ‘내 것이 되는’ 경험처럼 게임도 플레이가 끝난 후 ‘플레이로그’를 적고 정리해보는 걸 추천드려요!

이런 기록은 아이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텐데요. 아이 입장에서는 평소 잔소리와 제재의 영역인 ‘게임’에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고 심지어 부모님과 그걸로 진지하게 대화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죠.

저희 에디터 중에서도 어릴 적 좋은 기억 중 하나로 자려고 누웠는데 어머니가 "뽀글뽀글하자~"라며 찾아와준 그 순간이 아직도 행복한 순간으로 떠오른다고 해요. 그만큼 게임은 아이와 부모 사이를 가깝게 만들어주는 또다른 매개체가 될 수 있는거죠.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5~10분 정도 혼자 조용히 플레이 로그를 기록할 시간을 주고 그 다음 내용을 확인하면서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아까는 왜 그런 선택을 했어?, “그 장면이 왜 기억에 남았어?” 같은 가벼운 질문 만으로도 청산유수 같은 아이의 생각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언급하지 않은 그 게임?

출처 :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블로그

사실 이번 블랭크인에서 ‘이를 악물고’ 언급하지 않은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로블록스(Roblox)’이죠.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분이시라면 모를 수 없는(하지만 알고 싶지 않았던) 게임일 듯하네요. 로블록스는 내년이면 벌써 출시 20주년을 맞이하는 긴 역사의 게임입니다. 동시에 전세계 한 달 이용자만 3억 8천 만 명에 달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콘텐츠 중 하나에요.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즈음부터 유튜버 ‘도티’의 콘텐츠를 필두로 플레이어 수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2020년 이후 메타버스 광풍과 팬데믹을 거쳐 지금은 명실상부 ‘초딩 1황(1위)’ 게임이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로블록스는 게임이 아닌 게임 제작 플랫폼에 가까워요. 사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룰을 정하고 플레이하는 ‘소셜 게임 플랫폼’이라 할 수 있죠. 소싯적 스타크래프트를 즐기셨던 분들께는 ‘스타 유즈맵’을 예시로 들면 이해가 빠르실 거에요. 게임이 주는 높은 자유도와 수없이 쏟아지는 다양한 룰의 게임들은 우리나라 뿐 아닌 전세계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했습니다. 일례로, 올해 초등학생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로블록스 콘텐츠 ‘브레인 롯 훔치기’에서 진행했던 최근 이벤트가 있습니다. 새벽 4시에 진행하는 이벤트 참여를 위해 조기취침(?)까지 불사하는 자녀들을 보며 경악한 수많은 학부모님들의 한숨과 공유가 이어졌죠.

출처 : 인스타그램 검색 ‘로블록스 새미이벤트’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하죠. 로블록스는 전세계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의 크기만큼이나 큰 이슈들의 가운데 서있습니다. 과도한 게임 플레이 시간으로 인한 문제는 물론이고, 게임 내 사기 및 따돌림 사건부터 심지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그루밍 범죄의 온상으로 지적받는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게임 시간 통제보다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적절한 모니터링과 지도가 필요하다 생각해요.

다소 낯설어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의 손에서 무작정 폰이나 태블릿을 놓게 하는 것보단 저희가 추천드리는 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____에 대한 코멘트

출처 : 인크루트

요즘 아이들에게 필요한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섭니다.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보를 구분하고 의미를 해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까지 포함된 보다 입체적인 역량이죠.

게임은 이 ‘현대적 문해력’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물론 게임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규칙을 익히고 실패를 통해 전략을 수정하고 결국은 본인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그 맛을 볼 수 있죠. 바꿔 말하면 ‘참여형 독서’에 가깝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게임을 공부의 방해 요소로만 보고 죄악시 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 만큼은 게임을 잠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아이(꼭 아이가 아니어도 다른 가족 구성원과)와 함께 경험을 확장해나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겜잘알 독자님들이 계시다면 이번 필플게임 리스트 외에 아이와 함께 하기 좋은 작품들도 댓글로 남겨주세요~ 😊

오늘의 썰을 마무리하며

2025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위에 띄워드린 브금을 들으면서 우리 독자님도 2025년의 플레이 로그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요? 올 한해 했던 매 순간의 선택과 행동에 무한한 박수와 응원을 보내며 2025년 12월의 블랭크인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

오늘의 썰풀러 에디터 자몽🍋

오늘의 썰 편집자 에디터 동동🐥, 에디터 사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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