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걸 훈수 두는 사수 vs 모든 걸 물어보는 부사수

What’s in my [ 역린 ]

출처 : 인스타그램 책썰미 계정

안녕하세요, 오늘의 썰풀러 에디터 자몽🍋입니다.

얼마 전 SNS에서 이런 게시물을 보았어요. 흡사 침수 차량과 비슷한 비주얼로.. 미숫가루를 내부에 뒤집어 쓴 차량 내부 사진과 함께 ‘애인이 내 차에 미숫가루를 쏟으면 용서한다 vs 절대 못한다’ 라는 문장이었죠. 너무도 어지러운 장면 때문에 잠시 눈을 질끈 감고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단 저 입장이 되었을 때 나는 흔쾌히 별일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위와 같은 이유로 저는 쉽게 별일 아니라고 말하긴 어렵겠구나 싶었어요🥹.

하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는데, 또 얼굴을 붉혀서 뭐하겠냐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저 상황이 되면 어두워지는 표정을 감추면서 “괜찮아”를 짧게 말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위 상황처럼 여러분이 ‘직장 생활하면서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되새김질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종의 밸런스 게임도 준비해봤으니까요, 재미있게 읽어봐주세요. 그럼 렛츠 기릿 🏃‍♂️

오늘의 주절주절

😡 현직자 인터뷰 : 직군별 분노 유발 포인트 

출처 : 무한도전

크게는 우리 모두가 직장생활을 하지만 각 직군/직무가 다르고 기준이 되는 분노 포인트도 다르잖아요? 생생한 당사자들의 증언을 듣기 위해 직군별 현업 종사 중인분들에게 한 가지 질문으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Q. 일하면서 어떤 상황에 주로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시나요?

1️⃣ PM/서비스 기획 직군

PM으로서 같은 PM 직군에게 가장 화나는 건 QA나 배포 기간에 담당자가 사전에 아무 양해없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예요. 정말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 말 없이 휙 비워버리면 너무 무책임하다 생각해요. 최소한 “죄송한데 이렇게 돼서 자리를 비우게 됐다”고 말하고 인계라도 해주고 가면 좋겠어요..

서비스 기획자로서 참을 수 없는 건 코 앞에 정책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데, 일부 PM 혹은 의사결정권자가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말과 함께 귀찮은 표정으로 넘기는 거예요. 기획서에 구멍이 나있는 상태에서 개발자들에게 기획 리뷰를 진행한다면 안봐도 비디오인 질의응답이 있을텐데.. 왜 미루는 걸까요? 결정 안 하면 바로 뒤엉킬 일인걸요..ㅠ

기획자로서 개발자분들과 소통할 일이 많은데, 종종 기획서에 이미 포함된 내용을 문의받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기획서에 해당 내용이 있어요” 라고 말씀드리면 “기획서 아직 안 봤는데요” 혹은 “기획서에 없던데요” 라고 하실 때.. 힘이 빠져요. 차라리 “아직 못 봤어요” 라고 말해주시면 좋겠어요.

2️⃣ 운영 직군

아무래도 운영 업무는 살림 같은 일이라, 큰 이벤트나 마케팅 업무가 아닌 이상 아무리 바빠도 티가 나지 않죠. 그래서 은연 중에 운영 업무에 대해 농담으로라도 “별 거 아닌 일”이나 “그걸 왜 아직도 하냐” 등의 업 자체를 무시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가장 속상하고 화가 나요. 특히나 운영 업무 중 CS는 다들 작은 단위의 일 정도로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CS는 고객을 마주하는 최전선에 있는 업무잖아요? 그러다보니 사소한 일이어도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응대하기 마련인데, 그런 섬세함을 발휘하고 있는 팀원들에게 무례한 말을 던져 사기를 꺾는 행위는 참을 수 없답니다.

개인적으로 뭐가 됐든 “일은 진행되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진 편이라, 일 진행에 있어서 매번 병목 현상을 유발하는 환경에 화가 나는 편이에요. 가령 무언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 이후 진행에 필요한 결재나 의사결정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권한은 위임하지 않은 채 결재자나 의사결정권자가 소위 ‘잠수’를 타면 정말 곤란하고 화가 나요. 그리고는 갑자기 다른 안건을 진행하자며 손바닥 뒤집듯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번복하고 이리저리 흔들 때 문득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있지’라는 허탈함을 느껴요. 원활한 진행을 위해 권한을 위임 해주시던, 적어도 한달에 한번만 번복해주시면 안될까요…?ㅠ

저는 사실 담당 업무가 운영 파트인데도 불구하고 사람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다행히도 잘 없는 편이예요. 성향 자체가 다른 직군이나 고객과 얽혀도 그런 감정 소비는 잘 안 하는 타입이거든요. 대신 저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순간은 종종 있는데요.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는데 무선 마우스나 키보드가 충전이 안 되어 있을 때, 이걸 놓치고 방치해둔 내 자신이 한심해지는 순간이라서 가장 화가 나는것 같아요ㅎㅎ

3️⃣ 사업기획/BD 직군

저는 사업기획으로 회사의 서비스 BM 점검과 신사업 확장을 주로 담당하는데요. 회사의 미래와 직결하는 업무인만큼 상부 의사결정을 따라야하는 탑다운 형태의 업무가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다만 상사의 성향이 나폴레옹이어서 참 여러 변수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탑다운 형태로 진행하다 기존 서비스 BM과의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꽤나 많아요. 이럴 때마다 소위 ‘사고가 났다’ 표현하며 빠른 수습을 위해 많은 동료들이 함께 의기투합합니다. 그런데 이럴 때 “그러게 잘 고려했어야지”라며 말리는 시누이 같은 분이 계세요.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남일처럼 대하는 사람을 보면 너~무 얄미워요.

신사업에 대해 모두 싱크업 및 일정 산정 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윗선에서 갑자기 “이것도 오픈 일정까지 포함해서 진행해”라며 큰 스펙을 아무렇지 않게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때 가장 먼저 프로덕트 팀을 찾아가 사정하며 가장 타이트하게 가능한 일정을 받아야 한답니다. 최대한 가능한 방향으로 합의하되, 추가되는 스펙으로 인해 1주 정도 오픈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보고드리면 지연되는 건 제탓이라고 말하시는 분이 계세요. 자주 이러셔서 싱크업 하는 과정에 정말 추가 스펙이 없는지, 반영할 건 없는지 수차례 확인하는데 그 때마다 승인해주시고는 뒤늦게 제탓이라고 하실 때마다 뚜껑이 열릴 것 같습니다.

직군/직무별 최악의 상황 밸런스 게임 👊

지난 한달간 총 10명 이상의 현직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공통적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비율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IT 업계 특성상 다양한 직군이 협업해서 하나의 결과물이 나오다보니,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역시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지만 사람이 힘든 건 참을 수 없는 것이 K-직장인’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일하다가 겪는 괴로운 순간에 대해 나는 어떤게 차악일까 생각해볼 수 있는 밸런스 게임을 가져와봤어요! 왜 자꾸 괴롭게 만드냐구요?😏 더운 여름 화끈하게 이열치열 하는 마음이랄까요..

직군/직무별 높은 확률로 마주하게 되는 두 눈 질끈하게 만드는 순간들인데, 둘 중 하나를 무조건 택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걸 고르실래요?

혹시 밸런스 게임 보기에 없는 더 아찔한 순간을 겪어보신 분이 있으시다면 ‘눈 앞이 하얘진 이야기’ 댓글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 서비스 기획자

출처 : 무한도전

🎨 디자이너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좌), 무한도전(우)

💻 개발자

출처 : 오분순삭 유튜브(좌), 무한도전(우)

🧪 QA

출처 : 무한도전(좌), 구글 이미지 검색(우)

☎️ CS

출처 : 쿠팡 육개장 상품페이지(좌), 무한도전(우)

🧾 운영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좌), 무한도전(우)

인내심도 연차를 먹는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인내심도 연차를 먹는다’는 걸 느낄 때가 있어요. 신입 때는 묵묵히 넘겼던 상황이, 3년 차쯤 되면 속으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거죠.

반대로, 예전 같으면 폭발했을 상황도 그냥 웃고 넘기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럼 우리는 왜 같은 상황인데도 연차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걸까요?

1. 연차가 쌓이면서 불같은 성격이 되는 이유

사회심리학에서는 인지적 자원(cognitive resource)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직장 초기에는 모르는 게 많다 보니, 일단 적응하고 따라가는 데 정신이 없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업무 흐름도, 조직 구조도 파악되면서 자연히 상황을 분석할 여유가 생깁니다. 그럼 예전엔 못 느꼈던 부조리나 불합리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게다가 직장생활이 길어질수록, 자기 효능감(self-efficacy)도 올라가면서 “이건 아니잖아”, “이 정도는 바꿔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판단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되는 거죠.

요약하자면 예전엔 무지해서 못 본 걸 이제는 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 대해 참을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2. 반대로 예전엔 참기 힘들었던 걸 지금은 왜 그러려니 하게 될까?

그건 뇌의 구조 때문이예요. 나이가 들면서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편도체 간의 연결이 성숙해져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지는 경향이 생깁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보다는 긍정적인 감정을 더 잘 기억하고 오래 간직하려는 뇌의 메커니즘도 작동해요. 이걸 감정의 긍정 편향(positivity effect)이라고 부릅니다. 예전 같으면 울컥했을 상황에서, 지금은 ‘아 뭐 저 사람 원래 저러지’, ‘굳이 싸워서 뭐해. 나만 피곤하지’ 하며 넘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이번 ____에 대한 코멘트

출처 : 짠내투어

모두가 각자의 ‘역린’을 품고 살아갑니다. QA 앞두고 잠수, 솔직함(?)으로 포장한 원치 않는 훈수, 고객의 급발진 CS 등등.. 상황은 각각 다르지만 결국 우리가 참을 수 없는 포인트에는 ‘일방적, 맥락 없음, 선 넘는’ 이 공통으로 들어있지 않나 싶네요.

그래서일까요? 일 잘 하는 사람보다(물론 일도 잘 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한 사람이면 금상첨화죠!) 나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는 사람과 오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력만큼 중요한 건 서로가 서로의 선을 미리 파악하고 침범하지 않는 거리감일지도 몰라요.

운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로 흐름에 맞춰서 센스 있게 주행하는 게 베스트지만, 초보에겐 한없이 어렵고 익숙해졌다고 방심하면 한순간에 사고가 나는 것처럼요. 오늘도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애쓰고 계신 모든 독자님들의 안전운전을 기원합니다. 🙏🙏🙏

오늘의 썰을 마무리하며

‘당사자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지만 액자식 구성으로 보는 이에게는 큰 웃음을 주는 장면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너무도 적절한 장면이 떠올라 띄워드립니다. 더위와 함께 차올랐던 구독자님들의 불쾌지수가 조금은 해소될 수 있는 콘텐츠이길 바라며 2025년 7월의 블랭크인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

오늘의 썰풀러 에디터 자몽🍋

오늘의 썰 편집자 에디터 동동🐥, 에디터 사이프🐝

마지막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분들께 추천하는 특별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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