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명절 선물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긴 연휴를 앞두고 3100선은 지켰네요. 오락가락했지만 코스피는 연초대비 7.9% 상승했습니다. ‘3000이 뉴노멀’이라 말하긴 이르지만 기대는 가져볼 만합니다. 코스닥은 올해 들어 0.42% 하락했네요. 코스닥의 힘 바이오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기관이고 외국인이고 하도 시원하게 내다 파는 통에 불안감이 없지 않습니다. 특히 연기금은 10일까지 32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입니다. 역대 최장 기록인데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중기 자산배분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당분간은 좀 더 팔겠죠.
외국인도 꽤 많이 팔았습니다. 연초 이후에만 5조2390억원어치. 일단 가장 많이 내다 판 건 삼성전자였습니다.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만 5조원 이상이네요. 장기 전망이 나쁘다기보단 차익실현 매물로 보는 전문가가 많네요. 막 판 건 아닙니다. LG화학은 1조원 가까이 사들였습니다. 순매수 상위 종목엔 에너지 관련주, 게임·금융주가 많네요.
결과만 보면 외국인의 안목이 나았습니다. 연초 이후 LG화학은 16.5%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는 고작 0.74%. 기관·외국인이 쏟아낸 물량 대부분 개인이 받아냈으니 희비는 엇갈렸겠죠.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앤츠랩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
라면이 지난해만큼 팔릴까? 농심
- 라면으로 흥한 2020년, 올해는 ‘글쎄’
- 가격 인상과 경쟁률 하락, 그 사이 어디쯤
- 그래도 미국·중국에서 잘 나가는 신라면
농심 현재 주가(28만8500원)는 10년 전보다 약 10만원 상승한 정도입니다. 2016년 초 50만원 고지 등정하기도 했지만 그건 잠깐. 이후로 계속 20만~30만원대에서 횡보했습니다. 거래량 자체가 별로 없었죠. 대표적으로 엉덩이가 무거운 종목입니다. 보수적인 기업 문화만큼이나.
지난해엔 좀 달랐습니다. 연간 상승률 24.7%. 코스피 상승률(30.8%)엔 못 미쳤지만 그래도 선방했죠. 코로나 확산 이후 라면이 그렇게 잘 팔린다는데 주가에도 긍정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들여다봤습니다.
퀴즈. 농심의 주력은 신라면일까요? 새우깡일까요? 지난해 농심 매출은 약 1900억원(개별 기준). 이중 70% 이상은 라면입니다. ‘과자도 파는 라면회사’라 생각하면 될 듯하네요.
그 라면 2020년엔 잘 팔렸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콕족이 늘고, 사재기 수요도 많았기 때문이죠. 1분기에만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7%, 101% 증가했는데 기생충(짜파구리) 열풍도 한 몫 했습니다.
농심에겐 코로나가 의외의 호재였던 셈이죠. 덕분에 7월 한때 주가가 40만원 직전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곧 미끄럼틀 타고 연말엔 30만원 아래로 내려왔고, 올해도 현재까진 큰 변화 없는 상황입니다.
라면이 잘 팔린 덕에 2020년 농심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1% 증가할 거로 보입니다. 하지만 라면이 계속 잘 팔릴 순 없죠. 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지면 집에 머무는 시간도 점차 원래대로 돌아갈 테니까요. 사재기 수요, 올핸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깁니다.
실제로 올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 가능성 큽니다. 일부 증권사가 농심의 목표주가를 50만원까지 올려뒀지만 지난해 같은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없다면 주가 상승 역시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뭐든 파는 회사는 가격 이슈도 중요하죠. 농심 같은 음식료업은 사실상 정부 가격 규제 안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제품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다는 뜻이죠. 사실 뭐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그럼 또 경쟁률이 걱정입니다.
2019년 기준 농심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54%. 여전히 높지만 2010년 70% 넘었다가 꾸준히 하락 중입니다. 특히 오뚜기의 추격이 거센데요. 오뚜기는 시장점유율을 10년 새 10%포인트 끌어올렸죠. 착한기업 프레임+모델 효과(류현진, 백종원 등)입니다.
좀 더 멀리 보면 매력은 있습니다. 아직은 국내 비중이 80% 정도로 월등하지만 해외 사업이 잘 됩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2017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 기록 중(올해도 가능할 듯)이죠.
미국 라면시장에선 꾸준히 점유율 높여 1위(일본 토요수산) 추격 중입니다. 국내와 달리 해외시장에선 가격 조정이 비교적 자유롭죠. 매출이 늘면서 2공장 건설에도 착수했습니다. 꾸준한 한류 열풍과 만나면?(①모델로 BTS 어떨지, ②제발 광고 좀 트렌디하게 찍었으면.)
- 결론적으로 6개월 뒤...
내 보유 종목에 있으나 없으나 삶의 질에 큰 영향 없을 듯.
다시 대만의 시간
중국에 치여 한동안 존재감을 잃었던 대만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가 대만에 SOS를 치고 있습니다. 바로 반도체 때문이죠. 지난 5일 미국과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화상 회의를 열어 반도체 부품난에 관한 논의를 했습니다. 말이 논의지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하니 공급을 늘려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전달하는 자리였죠.
앞서 독일도 경제장관이 직접 대만에 서한을 보내 공급 확대를 요청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건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정부가 나서 증산 요청을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당당한 대만, 그 뒤엔 TSMC가 있습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업체죠. 이 분야에선 천하의 삼성전자도 한참 뒤쳐져 있습니다.
사실 TSMC의 주력은 고성능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입니다. 애플이나 AMD,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IT 업체로부터 수주한 것만으로도 일이 넘치죠. 매출의 대략 3%에 불과한 차량용 반도체는 안 해도 그만이지만 전 세계 각국에서 대신 좀 만들어 달라 성화입니다. 그야말로 행복한 비명이죠.
대만이 독일의 요청을 받고서는 대신 코로나19 백신을 요청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반도체와 백신 간 거래라니. 그런데 사실 대만은 백신이 급한 나라도 아닙니다. 초기부터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방역 정책으로 주목 받았는데 지금까지 확진자는 928명에 불과합니다. 인구는 한국의 절반가량. 한국의 확진자는 8만2000명을 넘어섰죠. 사망률도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1%)입니다. 여러모로 부러운 요즘입니다.
by 앤츠랩
Feat. 새해에 되새기는 공자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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