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자율주행차까지, 다시 한번 디스플레이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입니다! :)

'이 어묵 꼬치처럼 생긴 건 뭔가요?'

2월 말 MTS를 선보일 토스증권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고객으로부터 들은 반응이라고 합니다. 캔들차트를 보여줬더니 초보 투자자들은 그게 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거죠. 결국 토스증권은 캔들차트를 MTS에서 아예 없앴습니다.

그러게요... 차트! 그게 뭐라고

어묵 꼬치를 닮은 캔들차트는 매일의 시가·종가·고가·저가를 그림으로 나열하는 차트입니다. 17세기 일본 오사카의 쌀 상인들이 쌀 가격을 분석하기 위해 개발했다는군요.

캔들차트는 기술적 분석( 차트를 지표로 삼아 사고파는 시기를 결정하는 방법)의 기본도구로 쓰입니다. 이 차트상의 상승 패턴과 하락 패턴들이 무수히 전해져 옵니다. 이름도 기묘하죠. 샛별형, 석별형, 까마귀형, 샅바형, 십자별형...

그런데 아시나요. 미국에서 캔틀 차트 분석으로 유명한 그레그 모리스라는 사람이 89개 캔들패턴을 연구했는데요. 그에 따르면 캔들차트 패턴의 단기 적중률 평균이 51%라고 합니다. 동전 던지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죠.(초허무) 캔들만 가지고는 주가 흐름을 예측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단 뜻입니다(물론 다른 것과 결합하면 알아낼 게 많다는 게 모리스의 주장이지만).

비슷한 맥락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유튜브에서 “타이밍을 사는 투자를 실패한다”고 조언합니다. 대신 트렌드를 사라는 거죠. 차트보다는 기업·산업의 내재 가치를 보란 얘기입니다. 이거 어쩐지 앤츠랩이 추구하는 바와 일맥상통하는 데요. 그래서 오늘도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은 기업과 산업을 들여다 봅니다.

아이폰에 자율주행차까지, 다시 한번 LG디스플레이

혹독한 3년, 드디어 체질개선
중국 추격? 기술격차 무시 못해
자동차·아이폰용 POLED로 승부

한물 간 ‘옛 LCD 명가’? 무슨 그리 섭섭한 말씀을. TV에 이어 아이폰까지 접수한 ‘OLED 강자’라 불러주시오. LG 디스플레이의 변신과 부활.

예전 그 LGD가 아니올시다.

'치킨게임'

한때 잘 나갔던 LCD 시장에 중국 업체가 치고 들어온 뒤부터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라 붙은 지긋지긋한 단어였습니다. LG디스플레이가 결국 두손 들고 구조조정에 나서게 만들었던 그 ‘C(China & Chicken)의 저주’가 지난해 하반기 드디어 풀렸다는데요.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코로나 덕에 LCD 패널 가격 상승했고 (노트북 판매↑)
아이폰12에 플라스틱OLED 공급했고
TV용 대형OLED 판매가 늘어나서

l LCD 패널 : 가격이 올해 상반기까진 더 오를 전망입니다(일본 부품회사 정전사태로 수급 차질).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면 다시 하락하긴 할 겁니다. 이미 PC가 많이 팔렸고, 중국 경쟁업체가 생산 늘릴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미 LG디스플레이는 LCD사업을 3년에 걸쳐 빡세게 구조조정했거든요. 예전처럼 LCD 가격이 급락하는 눈물의 치킨게임이 반복되진 않겠죠.

l 플라스틱OLED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망이 밝습니다.

올 9월쯤 나올 아이폰13에 기대하셔도 좋을 듯. 유리 아닌 플라스틱 기판을 쓴 플라스틱OLED는 내구성과 휘는 특성(플렉시블)이 강점이죠. 기존 삼성디스플레이 독주 체제 깨고 LG디스플레이가 맹추격 중입니다.

아이폰12는 전 기종에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 LG디스플레이도 납품한다.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아이폰13 중 고급형(프로)엔 갤럭시S21 울트라에 쓰인 LTPO 디스플레이(전력 소모량 적음)가 탑재될 거란 관측인데요. LTPO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만 생산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LTPO패널도 애플의 승인을 받은 것 같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네요.

l 대형OLED : 이 시장에선 압도적 점유율 1위(95% 이상)입니다.

문제는 초기 투자비용 워낙 많이 들어서 지난해까지 적자였음. 하지만 올해 OLED TV 판매 늘어날 전망이라 흑자전환 기대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에 들어갈 POLED 디스플레이. 사진 메르세데스 벤츠

그리고 포인트.자동차용 플라스틱OLED는 LG디스플레이가 강자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캐딜락에 10인치 이상 제품을 잇따라 공급했죠. 10인치 이상 시장에서 점유율 1위(28.5%).

이제 자동차 디스플레이는 ‘인포테인먼트’ 기기이죠. 점점 큰(10인치 이상)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어납니다. 자율주행차 시대엔 대형 디스플레이가 차량 곳곳에 배치될 거란 상상까지 더해보면, 전망은 분명 장밋빛.

위험요인은 뭐니뭐니해도 경쟁업체 중국 BOE의 추격. BOE는 지난해 말 아이폰 12 공급계약을 따내는 데 결국 성공했습니다. 아직은 교체품 디스플레이지만요. 다행인 건 아이폰13 프로에 채택될 LTPO에선 BOE가 한참 뒤쳐진다네요. 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BOE는 여전히 견제 대상 1순위.

TV시장의 대형 호재, 하계올림픽이 올해도 열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보인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실적이 먼저 가면 주가도 따라 가겠지?

미국 초딩 이어 한국 초딩까지 접수, 로블록스

“요즘 한국 초딩은 '로블록스'에 빠졌다.” 어느 교사 분이 한 이 말이 솔깃합니다. 뭔지 모르면서 로블록스 주식이 핫하겠다 싶어 검색했더니.

어라, 2월 중 뉴욕거래소에 직상장 예정? 이미 미국에선 핫한 뉴스였네요. 로블록스가 뭐고, 직상장은 뭐기에.

로블록스(Roblox): 미국의 게임플랫폼. 로블록스가 게임을 직접 개발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들이 직접 '로블록스 스튜디오'로 게임을 만들어 올리면 누구나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와 비슷한 사업모델.

일평균 활성유저 3130만명! 미국에선 9~12세 인구 3분의 2가 유저라고 합니다. 게임 자체는 단순한데요. 레고 비슷한 캐릭터가 주인공이고 마인크래프트와도 비슷한 느낌. 독특한 건 일종의 소셜 미디어같은 특징이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만들어 유료 아이템 등을 판매해 돈을 벌 수 있고
(수십억원 번 유저도 있다고 하네요)
아바타로 자신을 표현하고 게임공간에서 대화를 나누며 어울릴 수 있다는 점

로블록스는 지난해 말 80억 달러로 IPO를 준비하다가 연기했죠. 에어비앤비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 2배로 치솟는 걸 봤기 때문입니다. ‘IPO로는 제값 못 받겠네’라고 판단, 2월 중 뉴욕거래소에 295억 달러로 직상장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직상장을 하면 기업 입장에선

IPO에 드는 각종 수수료를 아낄 수 O
IPO처럼 기존 주주가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락업'도 X

원래 직상장은 IPO처럼 새 주식을 발행해 돈을 끌어오지 못한다는 게 단점이었는데, 작년 말 SEC 규정이 바뀌어 이것도 가능해졌습니다(새 주식 발행 O.K). 굳이 IPO할 이유가 없네요?!(투자은행들 큰일)

다만 로블록스가 예정대로 2월에 상장할 지는 다소 불투명한데요. 로이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SEC가 로블록스에 재무제표 상 수익 인식 방식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재무제표 업데이트 때문에 상장 계획이 연기될 거라는데요. 로블록스 상장은 과연 언제나 될는지. 투자자들은 목이 빠질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