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의 묵상] <마 14>

사랑이 목적인 여정

2024.05.12 | 조회 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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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의 모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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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들으시고 배를 타고 떠나사 따로 빈 들에 가시니 무리가 듣고 여러 고을로부터 걸어서 따라간지라.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그 중에 있는 병자를 고쳐 주시니라” (마 14:13-14)

세례 요한이 헤롯 왕에게 치욕스러운 죽음을 당했다. 헤롯왕과 그의 동생의 아내 헤로디아 그리고 그녀의 딸은 한 구의 장난감을 다루듯 세례 요한의 목숨을 앗아갓다. 참 빛이신 분을 알리러 온 사람으로서 너무나 불명예스러운 죽음이다. 그랬기에 세례 요한은 제자들을 보내 예수님이 정말로 구원자가 맞는지 재차 확인하고 싶었는 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닥쳐올 운명이 너무나 초라하고 볼품 없기에.

예수님께서는 세례 요한이 처형당했다는 사실을 듣고 배를 타고 떠나사 따로 빈 들에 가신다. 왜 예수님은 배를 타고 떠나셨을까. 왜 혼자 계시고 싶어하셨을까. 십자가의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그러셨을까? 세례 요한의 죽음이 안타까워서 그러셨을까? 말씀으로는 충분히 그 의도를 알 수 없지만.. 그 후의 예수님의 행동을 통해 유추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예수님이 혼자 빈 들로 배를 타고 이동하셨을 때 무리들이 여러 고을을 넘어 예수님을 따라갔다. 다 아프고 배고프고 목마른 자들이었기에 그들에게는 세상이 아닌 예수님이 간절했다. 예수님만이 그들의 상황을 낫게 해주실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빈 들로 떠난 건 아닐 수 있다. 세례 요한의 소식을 듣고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찾아온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병자를 고치신다. 예수님은 뜻을 이루시는 분임과 동시에 우리를 향한 감정 또한 가지고 계신 분이다. 아니, 예수님의 뜻은 우리들이기에, 예수님이 가고자 하시는 길에서 우리를 만날 때, 뜻을 위해서만 지나가버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우리를 보살피신다.

우리를 단순히 병에서만 치유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구원하시는 게 목적이셨지만, 그래서 병에서 치유하는 건 무시해도 될만한 일일 수도 있었겠지만 (대의를 위해), 예수님은 지나치지 아니하셨다. 십자가로 향하는 길을 단순히 업무적인 프로젝트로 생각하지 아니하셨다. 우리를 향한 사랑이 먼저셨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철저하게 목적을 완수하시면서도 감정을 담아 우리를 대하신다. 세례 요한의 소식을 들으신 예수님은 또한 그를 사랑하셨을테니 안타까운 감정과 다음 목적으로 향하는 마음 둘다 있지 않으셨을까?

나는 사랑이 이유가 되어 목표를 세우곤 한다. 그런데 그 목표로 향하는 도중 정작 이유가 되는 사랑을 잊곤 한다. 목표를 이루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간을 생략한다. 예수님은 그러시지 않으신다. 예수님에게는 늘 사랑이 먼저셨다. 나도 나의 여정에서 늘 사랑이 먼저임을 기억하고 충분히 느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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