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거절했다고 해서 판매가 끝난 것은 아니다.”
최근 읽은 마케팅 책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남은 문장이다. 고객이 상품을 사지 않겠다고 말하면 대개 이렇게 생각한다. ‘가격이 비싼가?’, ‘상품이 별로인가?’, ‘이 고객은 애초에 살 생각이 없었나?’ 그리고 판매를 포기하거나, 다급하게 가격을 깎는다.
하지만 알렉스 홀모지는 전혀 다르게 말한다. 고객은 모든 제안을 거절한 것이 아니다. 지금 제안을 거절했을 뿐이다.
하루 만에 1,500억 원을 판 마케터
개인적으로 2000년 이후 출간된 마케팅 책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시리즈를 하나 꼽으라면 알렉스 홀모지의 $100M 시리즈를 선택하고 싶다. 러셀 브런슨의 《마케팅 설계자》도 훌륭한 책이다. 고객을 모으고 설득해 구매까지 연결하는 퍼널의 원리를 매우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그럼에도 나는 홀모지의 책이 더 좋았다. 고객을 데려오는 제안부터 더 많이 구매하게 만드는 제안, 거절한 사람을 다시 고객으로 만드는 제안, 계속 결제하게 만드는 구조까지 사업 전체의 수익 모델을 매우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책에서 설명한 원리를 자신의 사업으로 증명했다. 신간 출시 과정에서 단 하루 만에 1,400억 원이 넘는 판매를 만들었다고 공개했다. 말로만 마케팅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말한 방법으로 실제 결과를 만든 사람인 셈이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아직 우리나라에 정식 번역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마케팅 방법이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잘 활용되지 않은 제안 구조를 먼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아니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라
이번 시리즈에서 인상적이었던 개념 중 하나는 다운셀(Downsell)이다. 다운셀은 고객이 처음 제안을 거절했을 때, 조건을 바꾼 새로운 제안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가격을 깎는 것이 아니다. 가격만 내리면 할인이다. 다운셀은 고객이 거절한 이유에 맞춰 주는 것과 받는 것의 조건을 다시 설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300만 원짜리 컨설팅 상품이 있다고 해보자. 고객이 “비싸서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바로 가격을 200만 원으로 낮추면 기존 상품의 가치만 떨어질 수 있다. 대신 한 번에 300만 원을 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100만 원씩 세 번 나눠서 결제하게 할 수 있다. 1대1 상담이 필요하지 않다면 상담을 제외하고 교육 자료와 워크북만 제공하는 상품을 만들 수도 있다. 빠른 피드백이나 추가 보장을 제외하는 대신 더 낮은 가격의 버전을 제시할 수도 있다.
고객이 거절한 것은 컨설팅이라는 상품 전체가 아닐 수 있다. 결제 방식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고, 자신에게 필요 없는 서비스가 많이 포함되었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아직 충분한 신뢰가 생기지 않아 큰 금액을 한 번에 결제하기 두려웠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고객의 “아니요”는 판매의 끝이 아니다. 오히려 고객이 어떤 조건에서는 “예”라고 말할지를 알아내는 시작점이다.
하나의 상품을 여러 방식으로 팔아라
많은 사업자가 매출이 정체되면 새로운 상품을 만들려고 한다. 새로운 강의,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패키지를 계속 추가한다. 그러다 보면 상품은 많아지는데 고객은 무엇을 골라야 할지 더 어려워진다. 운영하는 사람도 상품을 설명하고 관리하느라 지친다. 알렉스 홀모지는 반대로 말한다.
"100개의 상품을 만들 필요는 없다. 하나의 상품을 100가지 방식으로 제안하면 된다."
같은 상품도 어떻게 제안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팔릴 수 있다. 처음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무료 체험이나 저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구매한 고객에게는 더 좋은 버전이나 함께 필요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 거절한 고객에게는 결제 방식과 구성을 바꾼 다운셀을 제시할 수 있다. 만족한 고객에게는 구독이나 장기 계약을 제안할 수 있다.
상품을 계속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들어오고 더 사고 오래 남도록 제안의 순서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 관점을 알고 나면 매출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진다. 매출이 부족한 이유가 반드시 고객이 적어서만은 아니다. 이미 찾아온 고객에게 하나의 제안만 보여주고 있거나, 한 번 거절한 고객을 너무 빨리 포기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할인과 다운셀은 다르다
다운셀을 할인과 혼동하면 안 된다. 할인은 같은 상품을 더 싸게 파는 것이다. 반면 다운셀은 가격을 낮추는 대신 제공 범위나 조건을 조정한다. 예를 들어 1대1 코칭을 제외하고 녹화 강의만 제공하거나, 무제한 피드백을 월 1회 피드백으로 바꾸거나, 전체 대행 서비스를 고객이 직접 실행하는 컨설팅 형태로 바꾸는 식이다.
고객은 더 적은 금액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핵심을 얻는다. 판매자는 원가와 시간을 줄이면서도 기존 상품의 가격과 가치를 지킬 수 있다. 좋은 다운셀은 고객과 판매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무조건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덜어내고 가장 필요한 것만 남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원리는 비즈니스뿐 아니라 제안과 협상 전반에도 적용된다. 상대가 거절했을 때 “왜 안 되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조건이라면 가능할까?”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거절은 정보다
나는 오랫동안 고객의 거절을 실패로 생각했다. 컨설팅이나 강의를 제안했을 때 상대가 거절하면, 상품이 매력적이지 않거나 내가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많은 내용을 넣거나 가격을 낮추려 했다.
하지만 내용을 많이 넣는다고 반드시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필요하지 않은 서비스가 늘어나면 오히려 복잡해진다. 고객은 더 비싸다고 느끼고, 판매자는 제공해야 할 일이 많아져 수익성이 낮아진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거절 이유를 분리해 보는 것이다. 상품이 필요하지 않은 것인가, 지금 시기가 아닌 것인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인가, 결제 방식이 맞지 않는 것인가, 일부 구성만 필요하지 않은 것인가. 이 질문에 따라 다음 제안은 달라져야 한다.
고객의 거절은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다음 상품과 제안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정보다.
Oh! 시행착오로 얻은 제안의 원리
상품이 팔리지 않는다고 바로 가격부터 내리지 마라. 고객이 무엇을 거절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고객의 “아니요”는 모든 가능성에 대한 거절이 아니다. 현재의 가격, 구성, 결제 방식, 리스크 중 하나에 대한 거절일 수 있다.
같은 상품을 여러 방식으로 제안하라. 무료 체험, 할부, 업셀, 다운셀, 구독처럼 제안의 순서를 설계하면 상품을 계속 만들지 않고도 고객 한 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할인 대신 거래 조건을 바꿔라. 더 적게 받는다면 제공하는 것도 조정해야 상품의 가치와 수익성을 함께 지킬 수 있다.
거절을 실패가 아니라 정보로 보라. 고객이 어떤 조건에서 구매하는지 알게 될수록 제안은 강해진다. 결국 좋은 마케팅은 사람을 현혹하는 기술이 아니다. 고객이 원하는 결과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상품과 거래 조건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누군가의 시행착오가 당신의 브랜드에 Oh! 할 인사이트와 움직일 용기를 건넵니다. 당신의 고객이 거절한 것은 상품 전체일까요, 아니면 지금 보여준 단 하나의 제안일까요?
P.S. 2026년 상반기에 읽고 정리한 67권 가운데, 시간을 내서라도 꼭 소개하고 싶은 7권만 골랐습니다. 참여하시는 분께는 국내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알렉스 홀모지 책의 핵심 정리본도 함께 드립니다.
이번 ‘나의 올해의 책 어워즈’에서는 알렉스 호르모지의 국내 미번역 마케팅 시리즈를 비롯해, 혼자 읽었다면 지나쳤을 핵심과 실제 일과 삶에 적용할 방법까지 압축해서 나눕니다.
67권을 모두 읽을 시간은 없어도, 그중 가장 좋은 7권의 핵심은 하루 저녁에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특히 원서를 직접 읽기 부담스럽거나, 하반기에 읽을 책을 실패 없이 고르고 싶은 분이라면 이번 모임이 가장 빠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책을 사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이, 아이디어는 다시 일상에 묻힙니다. 이번에는 미루지 마세요. 10자리가 모두 차기 전에 아래 링크에서 신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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