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유명해지고, 많이 버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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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9 | 조회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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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엄청 많았으면 좋겠어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배우 류승수 씨가 한 말이다. 이 말은 수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으며 일종의 21세기 속담이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안다. 유명세가 꼭 축복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니 오히려 저주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명해지면 돈이 있어도 마음 편히 돈을 쓰기 어렵고, 기부를 해도 “그것밖에 안 하냐”는 핀잔을 들을 수 있다. 그러니 돈이 있어도 돈이 있는 것 같지 않은 상황이 된다. 돈은 있는데, 돈이 주는 자유는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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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을 원하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자유 때문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을 자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자유, 만나기 싫은 사람을 만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돈이 있으면 이 네 가지가 상당 부분 해결된다. 그런데 대다수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면 이 자유는 다시 물거품이 된다. 내가 어디에 가는지, 무엇을 사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까지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가장 비참한 상태는 개그맨 유세윤 씨가 말했듯 “모두가 나를 알아보는데, 일은 없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알려지긴 했는데 돈은 없고, 유명세는 있는데 자유는 없는 상태. 말하자면 자유가 0에 가까워지는 상태다.

 

여기서 필연적인 비극이 발생한다. 돈을 번다는 것은 대개 무엇을 판다는 뜻이다. 그리고 무엇을 판다는 것은 그 전에 알려져야 한다는 뜻이다. 상품이든 서비스든 콘텐츠든, 돈을 지불할 사람에게 먼저 알려져야 판매를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한순간에 전국적, 때로는 세계적 유명세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는 “일단 알려지고 보자”는 심리가 생긴다. 다시 말해 류승수 씨가 말한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엄청 많았으면 좋겠어요”는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모순이 된다.

 

유명해지고 싶지는 않은데, 알려지지 않으면 팔 수 없다

개인적으로도 이 고민이 오래 있었다. 1인 기업을 시작하고 나서, 특히 컨설팅, 강의, 글쓰기를 개인 이름으로 하는 입장에서는 유명해지는 것을 빼놓고 매출을 일으키기가 어려웠다.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TV, 신문, 유튜브 등에 본인을 노출하려 한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그 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마케팅 뷰자데》를 출간했을 때 출판사로부터 놀라운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10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이 가능할 것 같은데 의사가 있느냐는 이야기였다. 나는 1초의 고민도 없이 안 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라디오 프로그램이라면 나가겠다고 했다. 《작은 기업을 위한 브랜딩 법칙 ZERO》를 출간했을 때는 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인 북토크의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그때도 인터뷰를 고사하고, 대신 지인을 소개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꽤 자주 대형 매체들의 연락을 받았지만, 나를 전면에 노출하는 매체는 피하려 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 안에는 류승수 씨의 욕망이 컸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자면,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보다 “잘 알려지지 않고 싶은 욕망”이 더 컸다.

 

하지만 나를 팔아야 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일정 부분의 노출은 필요했다. 그래서 매체 기고나 책 쓰기 같은 텍스트 매체, 교통방송 라디오와 <책잡힌사이> 팟캐스트 같은 음성 매체, 오프라인 강의 위주로만 나를 소극적으로 알려왔다. 그러면서도 늘 고민이 있었다. 이게 맞는 걸까. 결국 나는 “알려지고 돈을 많이 버는 법”과 “알려지지 않고 돈을 적게 버는 법”이라는 이분법 사이에서 계속 갈팡질팡 하고  있었던 셈이다.

 

대부분은 몰라도, 고객은 알아야 한다

그러다 이 이분법을 깨는 사례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적당히 유명하고, 과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이었다. 영미권에서는 이를 Micro Famous라고 부르기도 한다. 굳이 번역하자면 “미세 유명세”, 혹은 “아는 사람만 아는 유명인” 정도가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나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팔고 싶은 것을 살 사람들은 나를 아는 상태. 이것이야말로 1인 기업과 지식 사업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유명세일지도 모른다.

 

첫 번째 사례는 B2B 영업이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컨설팅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경기도 외곽에는 작은 공장이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겉으로 보이는 허름한 외관과 달리, 훨씬 단단한 내실을 갖춘 기업이다. 이들은 대개 B2B 제조업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작은 공장 하나에 직원은 5-10명 안팎.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회사는 아니지만, 안정적인 거래처와 꾸준한 주문을 바탕으로 탄탄한 현금흐름을 만들고 있다.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업계 안에서는 이미 신뢰를 쌓아온 회사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을 굳이 널리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 용기를 만든다고 해보자. 초보 사장도 아는 '연우'같은 유명한 업체가 있다. 하지만 업계 안에는 “MOQ(최소 주문 수량)를 작게 해도 받아주는 업체”, “선크림 용기에 강한 업체”, “소량 테스트 생산에 유리한 업체”, “납기를 잘 맞추는 업체”처럼 더 구체적인 이름들이 돈다. 대중에게 유명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구매 의사결정권자와 실무자가 그 회사를 알고 있느냐다.

 

이것이 B2B형 Micro Famous다. 모두에게 유명한 회사가 아니라, 구매할 사람에게만 유명한 회사다. 그리고 때로는 이 방식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불필요한 노출은 줄이고, 필요한 신뢰는 깊게 쌓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례는 해외 이커머스 기업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조금만 해도 아는 사람은 알게 된다. 구매자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제품을 팔기 위해 알리다 보면 네이버 라이브쇼핑에도 나가게 되고, 공동구매 업체와 협업하면서 대표가 앞에 서는 일이 생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을 알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원하지 않다가도 광고비를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본인을 드러내고, 인터뷰 요청이 오면 인터뷰에도 응하면서 조금씩 유명해진다.

 

반면 아마존이나 쇼피처럼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는 대표 개인의 노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특히 브랜드 자체를 장기적으로 키우기보다 아이템 중심으로 판매하고, 주기적으로 제품군을 바꾸는 경우라면 대표는 물론 브랜드도 크게 유명해질 필요가 없다. 고객은 해외에 있고, 판매는 플랫폼과 광고, 검색, 리뷰, 물류 시스템을 통해 일어난다. 한국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아도 매출을 만들 수 있는 구조다.

 

물론 이 방식이 쉽다는 뜻은 아니다. 언어, 물류, 광고, CS, 플랫폼 규칙이라는 장벽이 있다. 하지만 “국내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으면서 돈을 벌 수 있는 길”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하나의 선택지다.

 

세 번째 사례는 부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플루언서다.

프리랜서이자 요즘 말로 1인 기업으로 30여 년간 살아온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나는 그의 책을 즐겨 읽고, 독서모임에서도 종종 그의 이름을 말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를 아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30년 가까이 큰돈 걱정 없이 살아왔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그는 일반 대중이 아니라 부자와 기업 의사결정권자를 대상으로 콘텐츠 사업을 해왔기 때문이다(그가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라고 했다) 대중 전체로 보면 종이신문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하지만 기업 대표, 고연령 자산가, 경제 관심층에게는 여전히 일간지와 경제지의 영향력이 남아 있다. 그는 이러한 매체에 수십 년간 글을 써왔고, 그 글은 기업 대표들에게 인지도를 쌓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대기업과 중견기업 강연에 주기적으로 초청 받고, 때로는 컨설팅으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강연-컨설팅”의 골든 트라이앵글을 만들었다. 그것도 매우 높은 수준의 단가로.

 

그는 대중적으로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돈을 지불할 사람들에게는 유명하다. 모두가 알지는 않지만, 중요한 사람들은 안다. 이것이 Micro Famous의 핵심이다.

 

Oh! 시행착오로 얻은 유명세의 진실

과거의 유명세는 All or Nothing에 가까웠다.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거나. TV에 나오거나, 아무도 모르거나. 하지만 인터넷 매체의 급부상과 매체의 다변화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특정 타깃만을 위한 메시지 발신이 가능해졌다. 모두에게 알려질 필요 없이, 내가 팔고 싶은 것을 살 사람에게만 알려지는 전략이 가능해진 것이다. 나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봐 줄 사람에게만 나를 알릴 수 있는 세상이라는 말이다. 

 

  • 결국 중요한 것은 대중적 유명세가 아니라 선택적 유명세다.
  • 모두에게 유명해지려 하지 마라. 불필요한 시선은 자유를 빼앗는다.
  • 돈을 지불할 사람에게는 반드시 알려져라. 팔고 싶다면 먼저 인식되어야 한다.
  • 매체를 고르기 전에 타깃을 먼저 정하라. TV에 나갈지, 유튜브에 나갈지, 신문에 쓸지, 팟캐스트를 할지는 그다음 문제다.
  • 일상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시장 안에서는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라.

 

길거리에서는 아무도 나를 모르지만, 강연장과 회의실에서는 이미 검증된 사람. 이것이 오늘날 1인 기업과 지식 사업자에게 필요한 유명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시행착오가 당신의 브랜드에 Oh! 할 인사이트와 움직일 용기를 건넵니다. 당신은 모두에게 유명해지고 싶은가요, 아니면 당신에게 돈을 지불할 사람에게만 유명해지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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