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안 팔리는게 아니다

읽는 시간: 4분

2026.03.30 | 조회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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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브랜드 컨설팅을 하다 보면 기시감이 드는 대표님들의 일정한 패턴을 마주하게 된다. 오랜 기간 제품을 기획하고 밤을 새워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찾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린다. 바로 가격이다.

 

"우리는 아직 인지도가 없으니까", 혹은 "스몰 브랜드니까 우선 고객을 모아야 한다"는 논리로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표를 붙인다. 그러나 그 순간부터 고난의 길이 열린다. 저렴하게 내놨음에도 구매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광고를 하면 소소한 매출이 일어나지만 광고비를 제하면 적자다. 광고를 끄면 매출도 끊긴다.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된다.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스스로 매긴 헐값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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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전략은 '거인'들의 전유물이다

수많은 스몰 브랜드 대표가 가지는 고가 정책에 대한 공포는 본질을 오해한 결과다. 스몰 브랜드가 저가 전략을 취하면 안 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낮은 가격은 대기업의 주특기다.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로 원가 구조를 낮추고 그 힘으로 경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간다. 스몰 브랜드가 이 게임에 뛰어드는 것은 민첩한 토끼가 굳이 바다에 들어가 고래와 수영 경기를 펼치는 것과 같다. 승리할 확률은 0%에 가깝다.

 

둘째, 낮은 가격은 낮은 가치로 이해된다.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가 가격까지 낮으면 고객은 제품의 질을 의심한다. 브랜딩 모임에서 만난 한 대표는 재고 처리를 위해 50% 할인을 계획했다가, 시스템 설정 실수로 가격을 올린 적이 있다. 결과는 놀랍게도 완판이었다. 높아진 가격이 제품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고객은 이를 높은 가치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다.

 

셋째, 마진 부족은 마케팅 체력을 갉아먹는다. 광고의 주목적은 신규 고객 유입이다. 유입된 고객이 만족하여 재구매로 이어질 때 비즈니스는 선순환한다. 신규 고객 유입이 그 누구보다 절실한 스몰 브랜드일수록 광고비가 필요한데, 낮은 가격은 이 동력을 제거한다. 시작부터 스스로 다리를 묶고 달리는 꼴이다.

 

마진이 없으면 성장의 엔진도 멈춘다

<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 NAME>에서 가격 인상을 주저하는 브랜드에 대해 다루었다. 해당 브랜드는 나의 지속적인 조언에도 가격 인상을 어려워했다. 경쟁사보다 나은 원자재를 사용하고 디자인 상을 수상할 정도로 수준급 디자인의 상품이었기에 가격 인상의 명분은 충분했으나 경쟁사 대비 높지 않은 가격이었다. 해당 브랜드의 임직원은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이 감소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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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랜 설득 끝에 이 브랜드는 결국 가격을 올렸다. 결과는 인상적이었다. 우려와 달리 3개월 동안 판매량은 이전과 거의 똑같았다. 그 말은 매출도 오르고 이익도 늘었다는 것이다. 가격을 높인 만큼의 수익이 고스란히 이익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대표는 가격을 올린 덕분에 광고비 부담이 줄어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듯 저지른 나의 '시행착OH'

톡설팅은 10인 미만 스몰 브랜드의 성장을 위한 컨설팅 회사다. 자본과 시간이 부족한 브랜드를 타깃으로 하기에 컨설팅 비용 구조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적게는 수천 만원에서 많게는 수십 억원이 드는 컨설팅 비용을 스몰 브랜드에게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많은 시간이 투입되는 업무 특성상 많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 보고서 작성 등에 드는 유무형의 비용도 적지 않다. 

 

스몰 브랜드에게 절실한 것은 두꺼운 보고서가 아니라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 작성보다 대화(Talk)를 통해 핵심을 잡고 실행으로 연결하는 방식에 집중하기로 했다. 톡설팅(Talk+ Consulting)이라는 이름도 그렇게 짓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운영 비용과 지속 가능한 구조를 고려해야 했다. 1:1 컨설팅 비용이 부담스러운 기업들을 위해 그룹 컨설팅 방식을 도입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스몰 브랜드를 위한다는 마음이 앞서, 나 역시 저가 전략의 함정에 빠졌다. 스스로는 고객을 위한 좋은 마음이라 여겼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기존 플랫폼보다 저렴해야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공포에 굴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가격을 낮춘다고 참여자가 늘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에 용기를 내어 가격을 높게 책정했을 때 참여자가 증가했다. 고객들은 가격에 대한 불만보다 제공되는 가치에 집중했다. 문제는 시장이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이었다.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고객이 브랜드에 거는 기대치의 높이다. 스몰 브랜드가 경계해야 할 것은 높은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에 걸맞은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는 무능이다. 가격을 내리기 전에 가치의 깊이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용기 있게 올리고, 가치로 책임져라

가격을 올리는 것이 두려운가? 그렇다면 높은 가치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을 견뎌낼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압박감이 브랜드를 단단하게 만든다. 지금 가격이 고민이라면 다음의 방법부터 고려해보자.

 

첫째, 가격을 바로 30% 인상하라. 판매 수량이 유지된다면 수익 구조는 드라마틱하게 개선된다.

둘째, 기존 고객이 걱정된다면 기존 상품과 서비스대비 2배에서 10배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라인을 신설하라. 차별화된 원재료, 전문가의 참여 등을 보여주며 제품의 가치를 증명하라.

셋째, 가격은 시장에 던지는 제안이다. 고민할 시간에 일단 높안 가치를 제안하고 반응을 관찰하고 조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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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품의 가격표를 다시 들여다보라. 두려움 때문에 브랜드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지는 않은가. 가격을 올리는 행위는 단순히 이윤을 탐하는 욕심이 아니다. 시장에서 살아남아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제값을 받을 때 비로소 고객도 당신의 브랜드를 제대로 대우하기 시작한다.

 

여러분 브랜드의 적정 가격은 얼마인가요? 가격 인상을 가로막는 본질적인 두려움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전해주세요. 그 고민의 답이 브랜드 성장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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