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이후의 삶, 준비되셨나요?

읽는 시간: 7분

2026.08.24 | 조회 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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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예비) 퇴사자분에게 연락이 많이 온다.

 

이미 퇴사한 분은 막막함에, 퇴사를 염두에 둔 분은 막연한 두려움에 나를 찾아온다. 그도 그럴 것이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고용 시장과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여러 기업에서 대규모 감원과 조직 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를 모두 AI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경기, 비용 절감, 사업 재편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다만 AI가 기업으로 하여금 ‘이 업무에 지금과 같은 인원이 필요한가’를 다시 묻게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해고의 요건과 절차가 엄격하기에 일방적인 대량 해고가 쉽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직장인이 느끼는 불안감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희망퇴직, 조직 개편, 지방 이전, 업무 재배치처럼 직접적인 해고가 아닌 형태로도 얼마든지 퇴사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회사 내 나의 자리와 역할이 내년에도 존재할지 알 수 없다는 실존적인 두려움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나는 그 두려움을 2023년쯤 느꼈다. 2016년 첫 회사를 퇴사할 때만 해도 두려움은 거의 없었다. 첫 직장이 대기업이었고, 외국어도 어느 정도 했고, 무엇보다 여러 회사에서 선호하는 대리급 실무자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AI라는 것도 실생활에서 접할 일이 없었다. 다시 취업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퇴사 후 자유를 만끽했다.

 

하지만 2023년은 달랐다. 나는 이미 웬만한 회사에 들어가면 팀장이나 임원급 역할을 맡아야 할 연차가 되어 있었다. 직급이 높아질수록 자리는 줄어들고, 회사가 기대하는 전문성과 성과의 기준은 높아진다. 나이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때의 두려움과 막막함은 이루 말하기 어려웠다. 그러한 내가 두려움을 극복했던, 그리고 지금도 극복해 나가고 있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AI 시대에 퇴사를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회사 밖으로 나온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1. 멘탈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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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서 리스크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원금을 잃을 가능성’만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서는 수익률이 평균에서 얼마나 크게 벗어나는지를 보여주는 분산이나 표준편차를 대표적인 위험 지표로 사용한다. 이 방식에서는 가격이 아래로 크게 떨어지는 것뿐 아니라 위로 크게 오르는 움직임도 변동성에 포함된다. 쉽게 말해 손실 가능성만이 아니라, 예상보다 훨씬 큰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까지 포함해 결과가 크게 흔들리는 정도를 리스크로 보는 것이다.

 

퇴사도 비슷하다. 회사 밖으로 나가면 소득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0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회사에 있을 때는 상상하지 못했던 수익을 얻을 가능성도 생긴다. 결과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막연히 퇴사를 두려워하기보다, 내가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단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나면 그동안 두려움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상단도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한 가지 상황을 상정했다. 취업도 안 되고, 사업도 안 되고, 심지어 건강까지 나빠져 몸을 많이 쓰는 일도 하지 못한다면 나는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이를 멋지게 말하면 ‘프리메디타티오 말로룸(premeditatio malorum)’, 즉 닥쳐올 수 있는 불행과 최악의 상황을 미리 숙고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 해본 일이 쏘카의 ‘핸들러’ 서비스였다. 일은 비교적 간단하다. 배정받은 차량을 특정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주유와 세차 등의 미션을 수행하고 보상을 받는다. 걸을 수 있고 운전할 수 있다면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갑자기 비가 쏟아져 온몸이 젖은 채로 몇 시간을 이동한 적도 있었고, 차량을 반납한 지역에 대중교통이 없어 한 시간 가까이 걸어 나온 적도 있었다. 그래도 내가 상상했던 ‘최악’이라고 하기에는 꽤 양호했다. 나름 괜찮았다. 적어도 어떤 상황에서든 생활비 일부를 벌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경험 이후 나를 짓누르던 두려움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 막연하게 생각할 때 최악은 한없이 끔찍하다. 그러나 직접 확인한 최악에는 구체적인 모양과 한계가 생긴다. 퇴사를 앞둔 분이라면 주말에라도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직접 해볼 것을 추천한다. 막연하게 생각한 최악의 상황이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다는 사실만 확인해도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이다.

 

2. 채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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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면 무엇을 해야 하지?”

 

많은 사람이 이렇게 고민한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하지?’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어떻게 고객을 모으지?”

 

무엇을 하든 고객이 없으면 막막해진다. 전통적인 사업의 순서는 대개 이렇다.

 

‘아이템을 기획한다 → 아이템을 만든다 → 고객에게 판매한다.’

 

물론 제품을 먼저 개발해야만 하는 사업도 있다. 하지만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1인 기업이라면 이 순서를 그대로 따르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가능하면 순서를 바꿔야 한다.

 

‘일단 사람을 모은다 →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려워하는지 관찰한다 → 필요한 것을 만든다 →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전달한다.’

 

고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상품부터 만드는 것보다 잠재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며 만드는 편이 실패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사업자를 내고, 제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갖추고, 결제와 세금까지 처리하려면 부담이 커진다.

 

그래서 내가 먼저 추천하는 것은 자신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사람을 모으는 일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스레드, 링크드인, X, 블로그. 무엇이든 상관없다. 가능하면 여러 채널을 작게라도 시도해보라.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채널은 무엇인지, 내가 꾸준히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사람들은 어느 채널에서 가장 크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아이템을 만든 뒤 고객을 모으지 못하면 제작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이 그대로 손실이 된다. 재고가 있는 상품이라면 보관 비용까지 늘어난다. 늘어나는 비용에, 시야는 좁아지고, 잘못된 판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템 없이 콘텐츠부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시장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채널에서도 사람을 모으지 못한다면 아이템을 만든 뒤에는 더 힘들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소수라도 꾸준히 반응하는 사람을 만든다면 그들이 다음 아이템의 출발점이 된다. 그렇다면 채널에는 무엇을 올려야 할까? 딱 세 가지를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다.

 

가장 관심 있는 분야. 가장 많은 돈을 쓰고 있는 분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분야.

 

그 분야에 관해 그냥 써보라. Just Write It! 글이든 영상이든 일단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세상도 좋아한다면? 그건 로또 당첨에 가깝다. 좋아하는 일을 그저 미친 듯이 하면 된다.

 

다만 세상이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당신의 관심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표현 방식이 어려웠을 수도 있고, 채널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사람들이 돈을 낼 만큼 절실한 문제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기 전에 전달하는 방식부터 바꿔봐야 한다.

 

3. 아이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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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대로 채널을 만들고 잠재 고객을 모았다면 이제 그들의 ‘질문’과 ‘불만’에 집중해야 한다. 질문은 아이템에 대한 단서다. 반복되는 불만은 더욱 강력한 단서다.

 

사람들이 반복해서 묻는다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정보나 해결책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같은 불만을 반복한다는 것은, 문제가 존재할 뿐 아니라 현재의 해결책에 빈틈이 있다는 뜻일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시간이나 돈을 쓰고 있다면 사업 기회일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모든 아이템이 거창한 혁신일 필요는 없다. 고객이 이미 돈을 쓰고 있지만 불편해하는 것을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들거나, 너무 어렵게 설명하는 것을 쉽게 바꾸거나, 여러 단계로 흩어진 과정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만으로도 팔리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만들고 싶은 것만이 아니라, 고객이 해결하고 싶어 하는 문제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 세 가지를 확인해보자.

 

첫째, 같은 질문이나 불만이 반복되는가.

둘째, 사람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시간이나 돈을 쓰고 있는가.

셋째, 내가 그 문제를 다른 사람보다 잘 풀거나 다르게 전달할 수 있는가.

 

질문은 많지만 아무도 돈을 쓰지 않는 문제라면 콘텐츠의 소재는 될 수 있어도 사업 아이템이 되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돈을 많이 쓰더라도 내가 해결할 능력이나 관심이 전혀 없다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고객의 문제, 지불 의사, 나의 역량.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지점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처음부터 완벽한 상품을 만들 필요도 없다. 강의 한 번, 상담 한 번, 작은 전자책 한 권처럼 가장 작은 형태로 먼저 제공해보라. 고객이 실제로 신청하고 돈을 내는지를 확인한 뒤 조금씩 키우면 된다.

 

사람들의 “좋네요”라고 말보다 그들의 실제 행동에 집중하자.

 

4. 1인 기업의 영업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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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1인 기업의 영업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어진다.

 

첫째, 콘텐츠를 통해 온라인에서 사람을 모은다.

둘째, 그중 일부를 강의, 모임, 워크숍, 이벤트 등의 형태로 직접 만난다.

셋째, 그리고 그중 더 적은 사람에게 상담, 컨설팅, 제작 대행과 같은 개인화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의 수는 점점 줄어들지만, 한 사람이 구매하는 상품의 가격과 관계의 깊이는 커진다. 만족한 고객이 다시 구매하거나 다른 사람을 소개하면 고객생애가치, 즉 LTV(Lifetime Value)도 높아진다. 이를 단순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온라인 콘텐츠 → 오프라인 모임·강의 → 개인화 서비스

 

많은 사람에게는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더 깊은 도움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더 높은 밀도의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다. 처음부터 고가의 상품을 팔려고 하면 신뢰가 발목을 잡는다. 반대로 콘텐츠만 계속 만들고 다음 단계로 연결하지 못하면 사람은 모여도 사업이 되지 않는다.

 

채널은 사람을 모으는 곳이다. 강의와 모임은 신뢰를 만드는 곳이다. 상품과 서비스는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다.

 

퇴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회사를 그만둘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만들고, 회사의 간판 없이도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그 사람들의 문제에서 아이템을 발견하는 일이다.

 

퇴사 이후 무엇을 할지를 한 번에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그렇게 하기 어려울 것이다. 먼저 최악을 확인하고, 사람을 모으고, 질문을 듣고, 작게 팔아보면 된다. 두려움은 미래를 알 수 없어서 커진다. 그 미래를 조금씩 직접 확인하기 시작하면 두려움은 계획으로 바뀐다.

 

여러분의 회사 이후의 삶을 응원한다. 회사 밖 동지로서.

 

P.S. 오늘의 콘텐츠는 아래의 책을 참고했습니다.

 

BOOKS

비즈니스와 마케팅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김용석의 책

https://store.kyobobook.co.kr/person/detail/1000093521

 

AI 수익화 랩

AI로 돈 되는 사이트를 만드는 실전형 랩

https://profitai.kr/

 

강의·컨설팅·협업 문의

강의, 컨설팅, 협업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https://talksulting.kr

 

김용석의 콘텐츠 채널

짧은 생각은 Threads, 긴 글은 Brunch, 커뮤니티는 Naver Cafe

https://www.threads.com/@kap_writing

https://brunch.co.kr/@kap

https://cafe.naver.com/talksul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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