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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더 강해져서 돌아온 틱톡샵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지형 훑어보기 2.5 - 인도네시아 틱톡샵의 향방

2024.01.31 | 조회 1.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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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SEA Letter

(전)벤처투자자의 시각에서 동남아시아의 스타트업 및 잡다한 소식을 가볍게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오랜만에 돌아온 Under the SEA 뉴스레터입니다.

지난번 뉴스레터에서 틱톡샵의 성장과 인도네시아 정부의 틱톡샵 추방에 대해 공유해 드렸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발행하는 뉴스레터라 잊으셨을 것 같아 다시 한번 요약해 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틱톡샵의 인도네시아 내 판매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거래액 기준 2022년 USD 4.4B → 2023년 Q1~3 USD 15B+ 추정)
  2. 그 와중 로컬 소기업 경제(Warung Biz)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됨
  3. 내년 선거를 앞둔 조코위 대통령 측에서 빠르게 틱톡샵을 금지시킴(소셜 미디어 내 이커머스 서비스 제공 금지)

그 이후 틱톡샵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었는데, 해당 이야기의 결론이 났습니다. 틱톡샵이 인도네시아 로컬 이커머스인 Tokopedia와 힘을 합치며 부활하는, 일단은 해피엔딩으로요.

이번 틱톡샵 딜의 승자와 패자, Momentum Works
이번 틱톡샵 딜의 승자와 패자, Momentum Works

기사에 따르면, 2023년 12월 10일 라이드헤일링 앱 Gojek과 이커머스 솔루션 Tokopedia의 합병으로 태어난 홀딩사 Goto와 TikTok 측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틱톡샵의 생존을 위해 운영사인 바이트댄스가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인 건데요.

Tokopedia(이하 토코피디아)가 틱톡샵의 인도네시아 사업을 독점 운영할 권리를 USD 340M에 인수, 그리고 틱톡측이 토코피디아에 USD 1.5B(약 2조 원)의 투자를 통해 약 75%, 정확히는 75.01%의 주식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 후에 Joint Venture(합작법인)를 설립하게 됩니다. 이 USD 1.5B를 한 번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고, USD 840M은 75%의 주식 확보에, 나머지 USD 660M은 운전자금으로 차차 납입될 예정입니다. 또, 추가로 틱톡이 토코피디아에 USD 1B의 약속어음을 제공하기로 하며 Tokopedia에 대한 Goto(고투)의 지분이 더 이상 희석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고투의 추가적인 펀딩 역시 필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토코피디아는 2018년에 이미 USD 7B 밸류를 인정받은 바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 딜에서 USD 840M로 75%의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잘못된 게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또 고투 그룹이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에서인지 주가도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고요. 하지만 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두 회사의 파트너십에서는 양측 모두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많은 딜이었다는 생각이고, 당장 고투 그룹에서는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던 합병 시너지에 고민하던 중에 생긴 꽤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틱톡은 이번 딜로 이득을 보았을까?

틱톡 측에서는 이번 딜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업이 성장 모멘텀을 잃지 않고 사업을 합법적으로 지속 영위할 수 있게 만들었는데, 해당 딜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굉장히 빠른 속도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투자하는 금액이 결국 성장하는 틱톡샵과 토코피디아 모두를 확보하는 데에 쓰이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헐값에 토코피디아를 인수했다고 봐도 괜찮을 정도이고요. 동시에 로컬에서 성장한 회사와 합친다는 것은 결국 현지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함께 확보한다는 뜻도 되겠죠.

그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에서는 대장이지만 글로벌 기준에서는 아직 작은 시장이라, 틱톡의 넓은 전장에서 신경 써야 할 골칫거리 중 하나가 줄었다는 것도 틱톡 측에서는 굉장히 반길만한 일이겠습니다.

고투그룹은 토코피디아를 왜 바이트댄스(틱톡)에 넘겼을까?

토코피디아는 안 그래도 쇼피와 라자다에 밀리는 3등 주자였는데, 뒤에서 틱톡샵까지 쫓아오는 끔찍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틱톡과의 협력으로 토코피디아는 틱톡샵의 덕을 크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토코피디아의 홀딩 사 고투 그룹 입장에서도 과열된 경쟁 속에서 뒷배가 든든한 쇼피, 라자다와 어깨를 맞춰가기 위해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던 토코피디아의 지분을 틱톡이 가져가고, 자금을 유입하여 고투 그룹의 고민거리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상사태인 쇼피(Shopee)와 관망하는 라자다(Lazada)

쇼피에게 이번 토코피디아-틱톡샵 합병 소식은 비상인데요. 틱톡샵은 이제 소셜미디어라는 강력한 무기와 로컬 법인이라는 방패까지 가지고 쇼피와 경쟁을 하게 되는데, 특히 틱톡샵 판매의 대부분은 저렴한 물건이고, 물동량이 많다보니 물류사업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C2C 중심의 쇼피는 자사의 셀러들이 틱톡으로 옮겨가지 않게 하기 위해 꽤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반면 라자다는 글쎄요, 아쉽게도 2위의 자리는 내줘야 할 것 같지만 틱톡샵과 BM(수익모델) 면에서는 꽤 달라서 쇼피에 비해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지옥에서 돌아온 틱톡샵이 달갑진 않겠지만요.

명확한 승자와 패자

틱톡과 토코피디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확실히 큰 시너지를 내며 1위의 자리를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쇼피는 오히려 더 강력해진 틱톡샵과 경쟁하게 되었고요. 물론 틱톡샵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었어도 빠르게 성장했을 테지만, 저는 이번 협력으로 틱톡샵이 오히려 이전보다 나은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이번 딜에서 또 엿볼 수 있었던 것은 고투그룹이 생각보다 쿨하게 토코피디아를 내주는 모습이었는데, 분위기가 달라진 투자시장을 반영하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틱톡샵 이슈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다음 뉴스레터에서는 동남아시아 전반의 이커머스 현황을 공유하며 이커머스 지형 훑어보기를 드디어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편은 업로드될 것 같으니, 다음 주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위 내용 중 틀린 내용에 대한 조언이나, 추가적인 의견 공유 환영합니다 🙂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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