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즐거운 설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평일에 뉴스레터가 오지 않아 이번주도 스킵하나 싶으셨을 수도 있지만, 이번주에 드디어 미루지고 미뤄졌던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지형 훑어보기 마지막편으로 돌아왔습니다. 1편을 작성할 때에는 3부까지 만들 계획이었으나, 계획대로 안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시리즈로 발행하면 안되겠어요.
사실 지난번 뉴스레터에서 공유드렸던 인도네이사 틱톡샵과 토코피디아의 합병 당시 GoTo Group(고젝과 토코피디아 그룹)이 생각보다 쿨하게 토코피디아를 넘겨주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쩌면 라이드헤일링 업계의 Grab과 만년 경쟁자였던 Gojek도 Grab에 합병되는거 아냐?” 하는 의견이 많았어서, 그걸 바로 다룰까 했지만,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혼자서 부채감을 가지고 있던 이커머스 지형 훑어보기를 매듭짓기 위해 참았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동남아시아의 이커머스들에 대해 전반적인 그림을 드디어 알아보죠!
전 내용이 기억이 안나시는 분들을 위해
동남아시아 관련해서 궁금했던 다른 내용 있으시면 편하게 공유해주세요! 아는건 아는대로, 모르는건 저도 리서치해서 공유드리겠습니다 :)'
🇮🇩 인도네시아
한국만한 시장이면서 성장기대치도 높은 곳
인도네시아 개요
인도네시아는 인구수 약 2억 8천만명의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입니다. 이 추세대로 계속 간다면 2030년쯤에는 3억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태국에 비해 GDP가 낮음에도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로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어마어마한 인구수와, 실제 소비력도 가진 인구라는 점 때문입니다.
1인당 GDP는 22년도 월드뱅크 기준 4,790달러 수준으로, 21년도 4,350달러 대비 약 10퍼센트의 굉장한 성장을 보여줬습니다.
- 대도시인 자카르타의 인당 GDP는 9,000달러정도로 높은 수준인데, 2위 도시인 Surabaya의 인당 GDP가 7,500달러와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나진 않습니다. 수라바야는 아직 쌩쌩한 부산이라도 보면 될 것 같고, 놀라운 점은 실제로 부산의 자매도시라는 점!
- GDP는 1.32T 달러, 한국돈으로는 약 1천 760조원이 되네요. 단순 시장 사이즈로 봤을 때에는 한국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인당 GDP는 낮더라도, 절대적 경제 규모는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큰 곳. 따라서 싸게 많이 팔 수 있는 곳. 그게 이커머스 업체들이 생각하는 인도네시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 규모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2년 52B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큰 시장입니다. 규모도 크지만, 성장률도 높습니다.
특히 전체 99.5B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에서, 인도네시아는 50%를 차지하고 있죠. 말인 즉슨, 인도네시아를 장악하면 동남아시아를 차지할 수 있는 겁니다. 베트남과 비교해서 인구수는 3배, GDP도 얼추 3배정도 되지만, 이커머스 시장은 9B 규모의 베트남과 비교해서 약 5.8배가 됩니다.
인당 GDP는 베트남보다는 약 580달러 높고, 태국에 비해서는 약 2,800달러 낮은 인도네시아는 어떻게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걸까요?
어떤 플레이어들이 있나
Web Monthly Visit 기준으로는 2020년까지는 쇼피가 1위를 계속해서 차지하고 있었으나, 2021년 1분기부터 토코피디아가 더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2022년 아직 근소한 차이로 거래량(GMV)에서는 쇼피가 36%, 토코피디아가 35%였음. 라자다는 아쉽게도 10% 정도로, 부칼라팍과 비슷함. 2023년의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토코피디아가 쇼피를 역전하지 않았을까 함. 앱만 운영하는 틱톡샵은 위의 자료에 나오지 않지만, GMV 기준 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Tokopedia(토코피디아)
- 토코피디아는 2009년에 설립된 인도네시아 토종 이커머스로, 단순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것을 넘어서 기차 및 항공편 예약,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심지어는 투자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 Toko 는 인도네시아어로 상점이라는 뜻으로, Tokopedia라는 네이밍은 인도네시아인들을 위한 모든것을 파는 상점을 만들겠다는 초기 창업때의 뜻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 초기에는 작은 상인들 위주로 쓰이던 곳이었지만, 에스크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빠르게 성장하며 2014년 소프트뱅크와 세콰이아 캐피탈 등으로부터 약 $100M 의 투자를 받게 됩니다. 2017년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1B의 투자르르 다시 한번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 2016년 페이먼트 서비스를 도입, 이후 RTC 음식 제품을 제공하는 Tokopedia Nyam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공과금 관리 서비스 Mitra Tokopedia, P2P 대출 서비스 Dhanapala등 전장을 넓혀나갔습니다.
- 이후 Gojek과 합병하고, 바이트댄스와 지분을 섞으며 이래저래 변동이 많아 토코피디아의 직원들은 심심할 틈이 없겠네요.
다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으니 나중에 따로 다뤄보기로 합시다.
Bukalapak(부칼라팍)
- 부칼라팍도 토코피디아보다 크게 늦지 않은 2010년에 시작하여, 현재는 인도네시아 거래소에 티커 BUKA로 상장되어있습니다.
- SME들과 개인 판매자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오픈 마켓플레이스로 시작했고, 방향성에서 토코피디아가 ‘소비자’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부칼라팍은 좀 더 ‘판매자’ 중점을 둔 운영을 해왔습니다.
- 다만 약 1년 간격으로 투자유치를 하며 빠르게 성장한 토코피디아와 비교한다면 부칼라팍은 투자유치와 성장의 속도가 조금 느렸던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토코피디아와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이지, 부칼라팍도 빠르게 성장한 건실한 스타트업에 속합니다.
- 한국인 창업자가 창업한 아이템 거래 플랫폼 ItemKu를 운영하는 PT Five Jack을 인수한 바 있습니다.
BliBli, Orami, Ralali
- BliBli - 중국의 BiliBili와 헷갈릴 수 있는 인도네시아의 BliBli는 2011년 설립되었으며, BliBli 라는 네이밍은 Beli-Beli(인도네시아어로 ‘구매하다’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Tokopedia, Bukalapak등과 다른점은 BliBli가 스타트업으로 설립되어 성장한 것이 아닌 주로 담배 제조 및 판매로 유명한 PT Djarum의 자회사로 설립되었다는 것입니다. 이후 PT Djarum 산하의 투자회사 GDP Venture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성장하였네요. 강력한 배송 및 물류 네트워크를 무기로 하며, 강력한 파트너쉽과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한다는 점, 그리고 오프라인 스토어와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옴니채널 솔루션이 다른 이커머스와 차별점이 됩니다.
- Orami - Orami의 전신인 Blina는 2011년에 설립되었고, 추후 2016년 태국의 Whatsnew Group과 합병한 회사로, 초기엔 MoxyBlina로 불리다가 Orami로 리브랜딩하였습니다. 여성용품, 육아용품, 가정 및 생활용품들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및 정보 플랫폼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출산율은 2018년 기준 2.18, 2022 기준 1.73정도로 점차 하락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많은 인구수와 신생아 수, 그리고 성장하는 경제를 고려했을 때 앞으로 Orami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아직 꽤 남아있다고 보입니다. 만약 젖병이나 공갈젖꼭지, 육아용품등을 만드는 한국 브랜드라면 Shopee보다 Orami가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 Ralali - B2B 이커머스로, 대량 구매 중심의 플랫폼입니다. 알리바바 그룹 아래 Alibaba.com과 유사하다고 보시면 되겠네요.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물건을 매매할 수 있는 Ralali Marketplace, 비즈니스 관리용 솔루션 Ralali Plus와 Ralali Agent 등 다양한 비즈니스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OLX - OLX는 인도네시아 회사는 아니지만, 중고거래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커머스 중에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라 함께 소개합니다. 주로 차량과 부동산이 많이 거래되며, 그 밖에 전자제품도 종종 거래됩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OLX Group에 속해 있습니다.
🇻🇳 베트남
친근감은 있는데 막상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 베트남
베트남 개요
- 2023년 인당 GDP는 4,284달러, 2022년 호치민 인당 GDP는 약 7,000달러, 하노이는 약 6,300달러정도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 일반적으로 호치민이 수입도 높고, 수입 대비 지출도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살아봤을 때 체감상으로도 그렇긴 합니다. 월 수입의 절반을 월급날에 플렉스해버리는 경우도 있었네요.
-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수라바야(788km, 약 10시간 거리, 자가용 기준)도 멀지만, 베트남의 호치민과 하노이도 상당히 먼 편(1,670km, 약 30시간 거리, 자가용 기준)입니다. 거리도 멀지만 나쁜 도로상태도 한 몫 해서, 물류 효율이 나쁜 편입니다. 쿠팡이 물류 인프라 구축에 약 7500억원을 들여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며 로켓배송을 제공하고 있는데, 수도권에 70%의 인구가 알콩달콩 모여사는 한국과는 다르게 베트남은 호치민과 하노이를 합쳐도 총 인구대비 40%가 안되고, 호치민과 하노이의 거리도 멀 뿐 아니라 인당 소득 및 소비 평균도 한국보다 낮습니다. 한국와는 많이 다른 플레이가 필요하겠네요.
이커머스 시장 규모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의 사이즈는 GMV 기준 약 12B 달러 규모로,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장 작습니다. 이커머스 성장 속도가 이전에 기대됐던 것과 비교할 때 많이 낮습니다.
위 이미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7 추정 시장 규모는 인도네시아, 태국 다음이 베트남인데요, 현재로써는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필리핀보다 작습니다. 인구수도 비슷하고, GDP per Capita도 비슷함에도 베트남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네요
베트남에서는 어떤게 잘 팔리나
2023년 베트남 탑 5 이커머스(Shopee, Lazada, Tiktok, Tiki, Sendo)에서는 단일 카테고리로 봤을 때 매출은 뷰티, 판매 수량으로는 홈&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가 제일 많이 팔렸습니다. 여성 패션이 매출, 판매수량 모두 3위에 있고요.
매출이던 판매수량이던 카테고리를 보면 주로 여성 구매자들이 중심이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새롭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틱톡에서 판매되는 물품들의 경우 대체로 저가에 충동구매를 노리는 상품군이 많아 틱톡 판매량으로 인해 정보 해석에 약간 주의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가령 홈&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옷걸이, 휴지같은 것들도 틱톡에서 많이 팔리고 있으며, 이게 이후 베트남 구매자들의 소비행태를 반영하는 것인가 하면 무조건 그렇다고 보기에는 조금은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수량보다는 매출지표가 조금 더 유의미한 지표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커머스 플레이어들
베트남 시장은 쇼피, 라자다, 틱톡샵으로 거의 삼국지를 쓰고 있기 때문에 따로 설명할 플레이어들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눈여겨보면 좋을 이커머스 플랫폼들을 몇 개 소개해보겠습니다.
Tiki.vn
- Tiki는 2010년 베트남의 아마존을 주창하며 시작하여, 책을 판매하는 것부터 시작하였습니다. Tiki라는 이름은 tìm kiếm(검색) 과 *tiết kiệm(저장)*을 뜻하는 네이밍이라고 하네요.
- 현재는 책 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빠른 배송을 무기로 내세우며 Lazada, Shopee와 경쟁하려고 했습니다. 물류에 과감히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었고요. 그러나 결국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2022년에 전년 대비 매출 7% 하락과 지출 4% 상승으르 보여주며 영업손실은 39% 커졌습니다.
- Tiki의 마지막 기업가치는 약 1B 달러(2021)로 IPO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현재로써는 어려워보입니다. 인수합병을 고민하기에도 현지에서는 덩치가 꽤 큰 편이고 시장도 좋지 않은데, 심지어 최근 틱톡샵이 칼춤을 추고 있어서 앞으로 Tiki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 참고로 Tiki의 투자사로는 신한금융그룹, 유안타 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 성장 펀드, 스틱 인베스트먼트, 한국 투자 파트너스와 같은 한국의 투자사들 뿐 아니라 싱가포르의 UOB와 테마섹, 일본의 사이버 에이전트 캐피탈과 스미토모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투자사들이 많습니다. 특히 일본의 사이버 에이전트 캐피탈은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높지는 않으나 위에서 소개했던 Tokopedia, Ralali를 포함하여 동남아시아에서 꽤 많은 투자를 집행한 벤처투자회사입니다.
Sendo
- 항상 Tiki와 도매급으로 소개되는 Sendo는 B2B2C 모델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중소상인들 중심의 플레이를 한다는 관점에서는 인도네시아의 Bukalapak과 비슷합니다. Tiki가 ‘베트남 토종 이커머스 No.1’으로 애국 마케팅을 한다면, Sendo는 ‘국산 중심 이커머스’를 내세운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주요 투자사로는 싱가포르의 SBI Ven Capital(일본 SBI Holdings의 싱가포르 지사)와 베트남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 FPT Group이 있습니다.
Selly, ConCung, 그 외
- Selly - Selly는 드랍쉬핑 플랫폼이며, Shopee, Tiki등과는 결이 많이 다르긴 합니다만, 한국과 다른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이런 드랍쉬핑 플랫폼들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싶어 가져왔습니다. 소규모 셀러를 위한 알리바바닷컴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한국에서는 위탁판매를 할 때 주로 아임웹,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혹은 오픈마켓 형식의 이커머스를 사용하지만, 베트남에서는 페이스북, Zalo(베트남의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으로 판매를 합니다.
- ConCung - 인도네시아의 Orami와 비교할 수 있겠네요. 육아용품 커머스입니다. 다만 ConCung은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시작해서, 온라인으로 확장한 케이스입니다. 호치민을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관광지만 가시면 보기 어렵습니다.
- ChoTot - 베트남의 중고거래 플랫폼입니다. 여기도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주로 차량, 오토바이, 부동산등이 올라오는데요. 꽤 오랜 기간 있었던 플랫폼으로 번개장터나 당근마켓보다는 중고나라같은 느낌입니다.
- Thegioididong, Dienmayxanh - 둘 다 Mobile World Joint Stock Company 산하의 브랜드로, Thegoiggigong은 휴대폰을 비롯한 소형 전자기기, Dienmayxanh은 백색가전 중심의 브랜드입니다. ConCung과 마찬가지로 큰 오프라인 매장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여행을 갔는데 충전기가 고장나거나, 케이블이 필요하거나 할 때 구글 맵에 The gioi di dong 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 Halana - B2B 이커머스로, 주로 공업용품을 판매하는 이커머스 사이트입니다. 서비스 특성에 맞게 다양한 공업용품 제조사 및 브랜드들과 협력을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하니 길어져, 한 번 끊어 갈게요. 다음 레터에서는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그리고 잡다한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뉴스레터의 내용 중 틀린 내용이나, 추가적인 의견 공유는 언제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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