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해 3년 만에 연 매출 35억을 만든 가격 비교 서비스가 있습니다. 지난 3년간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인 '모요'의 이야기에요.
가격 비교 서비스가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7년차 직장인의 첫 창업이었던 모요의 여정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 Highlights
"저는 당근마켓이나 29CM 같이 감도 높은 서비스는 못할 것 같은데, 통신 문제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 핸드폰을 많이 바꿔주기도 했고요. 그렇게 한번 바꿔주면 몇년 뒤에 또 제게 찾아오곤 했어요."
"통신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선정하고 리서치를 하다보니, 알뜰폰 시장이 엄청 커진다는 게 보였어요"
"처음 사이드 프로젝트 할 때는 너무 조심스럽게 돌다리를 두들겨 보았던 것 같아요.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고, 학습을 해 나가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맞는지 틀린지 머릿속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던거죠. 안되는 이유들을 많이 생각했고요"
📕 모요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어요.
Q. 모요는 어떤 서비스 인가요?
알뜰폰 요금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빠르게 성장했어요. 현재는 인터넷 가입과 휴대폰 구매도 중개하는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Q.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큰 거에요?
알뜰폰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빠르게 올라탄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해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적절한 시점에 들어가신 거죠. 거기에 더해 정말 빠르게 프로덕트를 런칭는 팀 문화도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Q. 어떻게 돈을 버나요?
알뜰폰 요금제를 가입하면, 알뜰폰 운영사로부터 제휴 수익을 받는 구조입니다. 모요가 알뜰폰 운영사에게 고객을 연결해준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죠.
토스나 네이버페이에서 신용카드를 소개해주고 중개수수료를 받는 것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놀라웠던 건 모요가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갔던 과정이에요.
처음에는 알뜰폰 요금제 정보를 한 곳에 모아두는 것만으로 시작했어요. 알뜰폰 운영사와 제휴부터 맺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열심히 데이터를 모았어요. 모요 웹사이트에서 가격 비교가 되니까 사람들이 모여 들었죠. 모요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그때서야 알뜰폰 운영사에게 수수료 제안을 합니다. 모요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당신의 요금제 구매로 연결해줄테니,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해달라고요.
인터넷 시대에서는 트래픽이 곧 힘이에요. 손수 모은 데이터로 힘이 생긴거죠. 데이터를 모은 뒤, 제휴 수익을 통해 매출을 만들어내는 경우는 해외에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하단 참고 자료를 통해 몇가지 사례를 공유드릴게요.
🕵🏼♂️ 창업자 인터뷰
Q.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알고 있습니다.
토스에서 퇴사하기 2개월 전부터 4명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20대 초반부터 친한친구 였던 분이 사업 개발을 맡고, 저는 제품, 그리고 개발자 두 분이 함께 했어요. 한 분은 토스에서 만난 개발자 분이었고요.
Q. 아이디어는 어떻게 선정하셨어요?
아이디어가 8~90개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세가지 기준이 있었습니다.
첫째. 고객이 느끼는 불만과 문제가 얼마나 깊고 짜증나냐
둘째. 그 문제를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셋째.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통신은 주변에서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핀테크 시장에 잠깐 있었지만, 통신 서비스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느꼈어요. 카드사나 은행은 사기를 치지 않잖아요. 그런데 통신 시장은 정보 비대칭에서 오는 불신이 더 컸어요.
저는 당근마켓이나 29CM 같이 감도 높은 서비스는 못할 것 같은데, 통신 문제는 잘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 핸드폰을 많이 바꿔주기도 했고요. 그렇게 한번 바꿔주면 몇년 뒤에 또 제게 찾아오곤 했어요. 리텐션이 높은 문제이구나 싶었죠.
통신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선정하고 리서치를 하다보니 알뜰폰 시장이 엄청 커진다는 게 보였어요.
Q. MVP는 어떤 형태였나요?
그냥 설문이었어요. 알뜰폰 관련 설문을 받고, 하루 뒤에 카톡으로 요금제를 추천해서 보내줬어요. 수작업으로 좋은 요금제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엑셀로 정리한 다음, 설문 결과에 맞게 보내주는 거죠.
그리고 추천한 요금제를 클릭하는지를 봤어요. 그런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추천 요금제를 클릭해 보더라고요.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Q. 첫 마케팅은 어떻게 하셨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막 뿌리기도 하고, 카톡방 이것 저것 들어가서 공유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홍보했고요. 그러다고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퍼졌던 것 같아요.
Q. 퇴사 결심은 언제 하셨어요?
예비 창업 패키지에 선정되면서 5천만원 정도의 예산이 나왔거든요. 공동창업자 분들의 마음이 조금 놓인거죠. 안 그래도 퇴사할 생각을 하고 있기는 했는데, 정부 지원금도 나오니까 퇴사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 같아요.
Q. 모요가 첫번째 사업 시도였나요?
리멤버 다닐 때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잘 안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아이디어는 뾰족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너무 조심스럽게 돌다리를 두들겨 보았던 것 같아요.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고, 학습을 해 나가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맞는지 틀린지 머릿속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던거죠. 안되는 이유들을 많이 생각했고요.
토스에서는 빠르게 행동하면서 배워갔어요. 원래 100개 실험하면 90개는 망하는 게 자연의 섭리라는 걸 알았죠. 그걸 깨닫고 모요를 할 때는 빠르게 가설 검증하는 것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Q. 올해 기대되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여러가지 시장의 변화가 보여요. 하나는 단통법이 해지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희에게 위협도 되지만, 기회이거든요. 단통법이 해지되면 정보의 비대칭이 더 심해질 거에요.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는 것에 큰 기회가 있을 거라고 봐요.
중고 리퍼폰 시장도 너무나 풀어야 문제가 많아요. 좋은 퀄리티의 중고 폰을 매입해서 고객에게 판매하는 지점에서 기회들이 크다고 생각해요.
Q. 프로젝트를 말하면서 눈이 빛나시더라고요. 어떤 일을 할 때 즐거우셔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몰입하는 순간을 보는 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우리가 유효한 학습을 빠르게 하고 있다고 느껴지면 집에 가라고 해도 새벽까지 집에 안 가는 것 같아요.
Q. '정말 몰입하고 있구나' 했던 순간들이 있나요?
2022년 8월에 아이폰 자급제를 활성화 시켜서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보자는 액션 아이템이 나왔어요. 스쿼드 구성원분들이 유저 인터뷰를 해보더니, 아이폰은 재고가 부족해서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게 문제라는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아이폰 재고 알림을 만들었는데, 한달 2-30개가 중개되던 아이폰이 1,700개나 중개된 거에요.
저번 시즌에는 3개월 동안 60개의 작은 실험들을 배포한 스쿼드가 있었어요. 그중에서 딱 10%의 실험만이 성공하더라고요. 성공한 실험들의 전환율이 정말 좋아지면서, 지표가 팍팍 뛰었어요. 그때 3명의 팀이서 만들었는데, 올라가는 지표를 보면서 팀원들의 눈빛이 반짝이는게 보이더라고요. 몰입하게 되면 정말 재미있는 거죠.
Q. 몰입하기 위한 조건이 있을까요?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생각해 볼게요. 왜 해야 하는지 모르고 하는 일, 마이크로 매니징을 당해서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일, 정치적인 부분들이 많을 때는 재미없고, 몰입이 안되는 것 같아요.
이 문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알려주고, 챌린지 한 문제를 던져만 줘도, 그 문제에 공감하면 몰입해서 달려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면접에서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으신가요?
저희가 정의한 핵심 가치에 맞는 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을 해요. 예를 들어 “솔직한 피드백”과 “심리적 안정감”이 핵심 가치인데요. 그것과 연결된 질문으로 “함께 일하기 싫었던 동료가 누구인지” 물어봐요. 사실 한명씩 다 있을 거에요. 그때 어떻게 피드백 주었는지, 그에게 어떤 액션을 했는지 더 물어보면 그 사람의 가치관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아무런 액션도 하지 않은 사람이 있고, 치열하게 붙는 사람도 있어요.
Q. 10년 뒤에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 같은가요?
제가 24살이 되었을 때, 내가 언제 행복하는지 정말 오래 고민했어요. 주변 친구들이 공무원 준비하거나 대기업 들어갈 때, 내가 왜 대기업을 가야 하지?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머니 아버지는 답답해했죠. 쓸데없는 고민 말고 빨리 취업하라고요.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제 인생이기 때문에 제가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45살쯤 되어서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하면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했어요. 그게 진짜 불효인 거라고 보았죠.
그때 나온 결론은 세가지였어요. 첫번째는 이거 내 인생이다. 내가 결정해야 한다. 두번째는 생각만 하면 안된다. 세번째는 실행을 하면서 계속 고민해야 한다. 한번에 고민이 끝나는 건 아니다.
큰 전지에 어렸을 때의 모든 기록을 꺼내 놓고 보았어요. 유치원 때 받은 롤링페이퍼부터, 초등학교 때 받은 생활기록부까지요. 그렇게 모아놓고 보니까, 저라는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 이끌어서 새로운 거 하는 걸 좋아했더라고요. 함께한 친구들이 “너랑 함께 해서 진짜 재밌었다” 라고 말해주면 정말 행복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10년 뒤에도 계속 팀을 꾸려서 무언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Q. 모요와 결이 달라서 시작하기 어려운 아이디어 중에, 진짜 괜찮은 아이디어 있나요?
악플 캡스요. 옛날부터 악플이 정말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유명한 사람들이 악플을 보는 걸 미리 예방할 수 없을까? 싶었어요. 인플루언서들은 갈수록 늘어날 거고, 그들은 너무나 악플에 취약할 거에요.
SaaS처럼 악플 캡스에 가입한 인플루언서의 SNS 권한을 다 받아서, 자동으로 모든 댓글을 가져오는거죠. 그 다음 머신러닝 기반으로 악플은 보이지 않도록 하는 거에요. 더 나아가면 자동으로 고소장도 보내주고요. 그 뒤에 변호사 매칭해주거나, 심리치료까지 연결해 줄 수 있고요.
배운 점을 정리해 보았어요.
1. 좋아하는 일을 찾는 좋은 방법 : 어린 시절 들여다보기.
대표님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어린 시절의 기록들을 다 꺼내 놓으셨다는 이야기가 오래도록 남았어요. 어쩌면 어린시절을 돌아보는 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해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머릿속에서 고민만 하기보다, 뭐라도 해 가면서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첫번째 사이드 프로젝트와 두번째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각을 하는 시간보다 액션을 하는 시간이 많았다는 것이에요. 논리적으로 완벽한 프로젝트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모든 걸 알 수도 없고요. 자전거 타는 방법을 100시간 책으로 공부해도, 넘어지지 않고서는 자전거를 못 타겠죠. 넘어지면서 자전거를 배우듯이, 사업도 실행해 가면서 키워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3. 자신에게 잘 맞는 비즈니스를 찾자.
당근이나 29CM 같은 서비스는 못할 것 같지만, 통신 시장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신 이야기가 와닿았어요. 우리 모두가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를 꿈꿀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모두가 동경하지만, 내게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참고 자료
1. 모요는 채용 중!
현재 다양한 포지션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요! 🙂
https://moyo.career.greetinghr.com/
2. 데이터를 통해 트래픽을 모으고, 제휴 수익을 발생시키는 비즈니스들.
데이터 : 인기있는 셀럽들의 루틴을 잘 정리해 두었다.
수익 모델 : 셀럽이 먹고 있는 영양제를 구매하면, 영양제 회사에서 웹사이트에 수수료를 준다.
매출 : 혼자서 런칭한 지 6개월만에 매출이 2억 5천만원을 넘겼다.
데이터 : 셀럽들이 인생책이라고 이야기 한 것들을 한 곳에 모아두었다.
수익 모델 : 추천 책을 보다가 책을 구매하게 되면, 아마존에서 Read This Twice에게 구매 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준다.
월간 방문자 수 : 82만명. 4년 만에 달성한 수치이다.
데이터 : 여러 탈모약 브랜드의 장단점을 하나의 표로 정리해 두었다.
수익 모델 : 탈모약을 구매하면, 구매금액의 일부를 브랜드가 지불한다.
매출 : 혼자서 운영하며, 1년에 13억 가까운 매출이 나온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