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이자 '투자자'인 벤처캐피탈에게는 어떤 거버넌스가 요구될까요?
VentureESG 와 World Economic Forum 공동 워크샵을 요약한 'The Unspoken side of Governance in VC' (2023.10) 를 정리하면서, 나스닥에서 개최했던 세미나인 'Good Governance in Venture Capital' (2023.2.15) 을 참고해보았습니다.
광범위한 거버넌스 주제에 대해 다루다보니 빠진 부분이 많은 점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이에 참조하실 수 있도록 위의 두 자료를 아래와 같이 첨부 드립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자의적 해석을 잔뜩 넣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운용사의 거버넌스와 포트폴리오 기업의 거버넌스는 논의를 위해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용사(VC) 거버넌스 : 투명하게 절차에 따른 투자 의사 결정, 그리고 누가 감독할 것인가?
(1) 투자 의사 결정
거버넌스란 조직의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고, 운용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의사결정이다보니, 이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투명하게 실행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됩니다. 특히 주요 이해관계자인 투자자(LP)의 주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 Importance of processes and documentation
- Ensuring integrity between narratives and actions
자금공급자로서의 LP 는 일차적으로는 GP 가 투자의사결정 과정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나아가 이 절차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가 관심사입니다.
특히 글로벌에서 이 부분에 대해 특히 강조하게 된 배경에는 FTX 사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 (벌써 이 단어를 쓸 만큼 역사가 되어버린 그 시절...) 유동성이 매우 풍부한 반면, 투자할만한 기업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투자를 성사시키기 위해 일부 절차들이 간소화, 형식화 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노출된 사건이 FTX 사태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FTX에 대한 부실했던 실사(due diligence) 에 대한 비난이 대두되었고 소송으로까지 이어 지며 기존의 투자실사에 대한 비판이 대두됩니다.
(2) 누가 규제할 것인가?
나스닥 세미나 중 패널토론 시간에 미국과 유럽 LP 간에 논쟁이 재미있었습니다. 사실상 Stepstone (미국)과 KfW Capital (독일)의 의견 차이였는데, 지역차이도 있을 수 있고, 또한 Stepstone 은 LP 이기도 하지만 GP 이기도 한 민간기관이라는 점, KfW Capital 은 우리나라로치면 산업은행 같은 국책기관이라는 점에서 둘의 입장차이는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짐작하시다시피, Stepstone 은 미국 VC 에게 이노베이션과 수익은 절대적 가치이고 SEC 가 이에 관해 결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반면, KfW Capital 은 이미 자신들은 굉장히 까다로운 운용사 실사를 하고 있고 이 방향이 옳다는 의견입니다.
LP vs. GP 자율 vs. 법적규제
- Limitations of self-regulation
- Role of LP signaling on governance priorities
- Need for governance scaling playbooks
The 'G' of ESG 에서도 WEF 의 워크샵에서 이 논쟁이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참가자가 다 비슷해서 ㅠㅠ 이 동네가 다 그나물에 그밥...) 다만 시간의 제약이 덜 했을테니 (아마.. 도?) 좀 더 디테일한 논의가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LP 의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펀드 구조 상 LP 가 파악할 수 있는 정보의 한계에 대해 제기 합니다. 따라서 GP의 자율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 그게 되겠어? 법적 규제가 필요해. 라는 의견도 대두됩니다. 여기서 한국의 금융사 지배구조법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ㅎㅎ
규제에 대한 선호가 지역적 차이인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지역적 차이라기보다는 하우스 차이라는 의견과 함께, 미국 VC 산업이 유럽보다는 보다 성숙 단계이고, 하우스의 playbook 이 있다는 점이 GP 의 자율규제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즉,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어느정도는 관례적인 부분도 생겼기 때문에 자율적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Differences in norms between geographies
- Uneven governance maturity between US and Europe
금융회사의 거버넌스는 개인의 욕망과 일탈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사건사고가 많을수록 노하우도 축적되고.. 또 거래 과정과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복잡한 사모시장에서 효과적인 거버넌스 구축과 구현은 특화된 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미국 VC들 플레이북을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ㅡ.ㅡ
(3) 정보보안, 그리고 의외로 제기되는 내부고발제도
WhatsApp 으로 투자 관련 정보, 컨피덴셜 정보를 나누는 것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언급됩니다. 그리고 의외로 내부고발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제기 되는데요, 나스닥 세미나에서는 포트폴리오 기업이 비용 없이 컴플라이언스를 보강하는 제도로 언급되었다면, WEF 워크샵에서는 VC 들의 내부고발제도의 미비함을 지적하면서 이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되네요.
- Managing information sharing risks between VCs
- Risks from informal sharing channels
- Importance of whistleblowing capabilities
포트폴리오 기업 거버넌스 : 이사회 참여를 할 것인가?
포트폴리오 기업 거버넌스와 관련해서, VC 가 이사회에 참여할지 여부도 많은 논쟁지점을 가져옵니다.
이 기사는 VC 의 이사회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에서 쓰여졌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WEF 워크샵에서는 'ethical dilemma' 라고 표현하기도 했지요.
많은 입장이 있을 수 있겠는데, WEF 워크샵에서는 VC 로서는 투자자로서의 이익추구와 창업자에 대한 입장(fiduciary duty) 이 충돌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창업자 중심주의 (Maintaining founder-centricity)' 를 최우선시하는 것, over-boarding by VCs 를 피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가 제기됩니다.
나스닥 세미나에서는 KPMG 에서 거버넌스 관련 연구 결과를 설명합니다.
Advantages of VC-led boards | Challenges of VC-led boards |
Industry knowledge in the boardroomDirectors have capital at riskCompensation aligns with strategyOngoing dialogue with managementTime horizon and relative illiquidity force focus on strategy, value creation, and performance | Limited partner return expectationsInvestment firm and/or founder dominanceDifferences in onwership interests (VC/Strategic/PFE/SWF)Related-party transactionsBlurred accountability |
투자자의 이사회 참여는, Capital at risk, Compensation 과 같은 회사의 재무적 성과들과는 (그리고 아마도 투자자와의 투명한 정보교환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다른 부분의 필요한 전문성을 제공할 수 없고 나아가 이익 추구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도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사회가 효과적으로 의사결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관점에서는 over-boarding by VCs 가 긍정적일 수만은 없는게 당연하겠습니다.
머.. 머든 적당한게 좋다는.. (이.. 이런 공염불을..)
한국의 상황에서는 운용사의 거버넌스는 어떻게 규제해야할까요?
한국 운용사들은 투자기업의 이사회에 어느정도 참여하는게 적절할까요?
한국 LP 들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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