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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2022.06.21 | 조회 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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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영화

영화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요

🌧️안녕하세요, 구독자 님! 오늘도 여전히 밖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네요. 오늘 주간영화는 특별히 야외 상영으로 준비했어요. 비 걱정 하나 없는, ☀️햇살이 하루 종일 쨍쨍한 플로리다로 모실게요. 

주간영화와 함께라면 여권도, 비자도 필요하지 않아요. 필요한 건 믿음 하나뿐! 눈을 3초만 꼭 감았다 뜨면 플로리다로 출발합니다. 준비되셨나요? 그럼 하나, 둘, 셋! 


디즈니랜드, 그 바깥의 세계. 

가끔 이런 날들이 있다. 씁쓸한 아메리카노 대신, 포근한 라떼가 먹고 싶은 날. 실용적인 자기 계발서 보다, 색연필로 그린 동화책 한 권이 보고 싶어지는 날.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그런 날에 보기 좋은 영화다.

-라고 미리 써 놓았던 글을 전부 지워야 했다. '플로리다'라는 지명이 주는 아늑한 분위기와 파스텔 톤의 따뜻한 포스터. 뭔가에 홀린 듯 자연스럽게 영화 <문라이즈 킹덤> 같이 순수한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미국판 <시티 오브 갓>이었다. 동화처럼 비현실적이고 낭만적인 일들만 가득할 것 같은 제목과는 달리,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지극히 현실적이며 오히려 잔혹동화에 가까운 이야기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디즈니랜드 근처, 매직캐슬이라는 모텔에 살고 있는 6살 꼬마 무니를 포함한 아이들의 일상을 다룬 이야기. 아이들의 시점에서 시작해서 아이들로 마무리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어른도, 디즈니랜드도 아닌 단연 '아이들'이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아이의 존재는 딱 두 가지로 묘사된다. 사랑받고 있거나, 사랑을 원하거나. 그러나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솔직히 말해, 우리가 그동안 봐오던 사랑스러운 아이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남의 자동차에 침을 뱉고, 어른에게 상스러운 욕을 퍼붓고, 심지어 버려진 집에 불까지 지르기도 한다. 사실 이 아이들의 부모 또한 아이들이 하는 짓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욕을 하며 행패를 부리는 건 기본이고, 자신의 자식이 있는 방 안에서 몸을 팔기까지 한다. 그야말로 미국 판 <시티 오브 갓>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희망이 없는 삶이다. 이 암울한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이미 적응한 듯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고, 나름대로 이 안에서의 삶을 즐기며 살아간다. 

아이들의 세계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자유로움'이다.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모텔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어른들의 세계를 훔쳐보며 그들을 놀리기도 한다. 이렇게 아이들의 세계는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다르다. 철저히 계산적이며 냉정하다. 규칙을 어기면 시스템으로부터 처벌을 받고, 돈 하나로 자존심을 버리기도 한다. 결국 아동국에게 딸 무니를 뺏기는 핼리처럼,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지 못하는 무능력한 어른은 이 세계에서 추방된다. 

화려하고 예쁜 건물들. 평화로워 보이는 '플로리다'라는 공간, 디즈니랜드라는 전 세계 아이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장소까지. 예쁜 것들로 포장되어 있어 언뜻 보기엔 동화 같아 보이는 아이들의 일상은, 사실 가까이 들여다보면 굉장히 위태롭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방치하고, 아이들의 주변에는 언제나 범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위태로운 세계에서 모텔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보비는 유일하게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숙한 '어른'이다.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을 몰래 지켜주기도 하고, 아이들을 방치하고 있는 부모에게 따끔하게 충고를 날리기도 한다. 신체적으로만 어른인 부모들을 대신해, 아이들에게 부모로서의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어른이 필요한 것처럼, 어른들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보비는 그런 인물이다. 

영화는 이런 인물들의 차이에서 시작된 질문을 '공간'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확장시켜간다. 그런 점에서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집'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왜 이들이 이런 삶을 살고 있는지 구태여 설명하지 않는다. 보고, 관객들이 판단할 수 있게 단서들만 남겨둔다. 

영화 속 아이들이 사는 곳은 'Inn'이라고 불리는 모텔이다. Inn은 사실 거주의 개념으로 볼 수 없는 공간이다. 땅덩어리가 큰 미국에서 Inn은 여행자들이 여독을 풀고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마련된 '임시적인 불완전한' 집이다. 이 불완전한 곳에서 사는, 불완전한 이들의 불완전한 삶. 모텔 매니저 보비가 끙끙대며 옮겼던, 빈대가 득실한 매트리스처럼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는 곳이 이들의 보금자리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 제목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하나는 디즈니랜드가 처음 건설에 착수될 때 불렸던 프로젝트의 이름이자, 또 다른 하나는 무주택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의 이름이기도 하다. 무엇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제목처럼, 누구의 시선에서 보느냐에 따라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이야기는 동화가 될 수도, 사회 고발극이 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그저 즐거운 세상처럼 보이는 이곳은, 어른들에게는 맨주먹으로 생존해야 하는 정글과 다름없다. 아이들의 시점에서 보는 세계와 어른들의 시점에서 보는 세계가 이렇게 다른 것처럼,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세계도 미묘하게 갈린다. 대표적인 예는 바로 주인공 무니와, 근처 모텔로 새로 이사 온 이웃 친구인 잰시다. 잰시에게는 따뜻한 밥을 해주는 할머니가 있지만, 무니는 친구 엄마 식당에서 밥을 얻어먹는다. 뉴스를 보며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잰시와 달리, 무니는 TV도 온종일 보면서 뉴스를 보지 않는다.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처럼, 무니에게 이곳은 유일한 세상이며 그 외에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무니는 매직캐슬이라는 이 좁은 세계에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걸 일찍이 알아차린 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이 매직캐슬이 자신에게는 '디즈니랜드'리고 스스로를 속인 채 말이다. 

영화는 이런 빈민가의 삶을 교화의 대상으로 어설프게 바라보지 않는다. 이들의 삶을 고발하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지도 않는다. 그저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담하고 조용하게 바라볼 뿐이다. 이런 잔잔한 연출 덕분에 이곳의 삶은 그 어떤 자극적인 연출보다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모두가 디즈니랜드에 열광하지만, 정작 디즈니랜드 바깥의 세계에는 무지하다. 우리는 화려한 겉모습에 속아 그 안에 들어있는 실체들을 종종 놓치곤 한다. 마치 내가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 제목만 듣고, 어설픈 판단을 내린 것처럼 말이다.

디즈니랜드라는 이상과 <매직 캐슬> 모텔이라는 현실. 지리적으로는 동일한 위치일지는 몰라도, 사회적으로는 철저히 구분되어 있는 사회. 아이들이 태워버렸던 빈집처럼 겉만 화려하고 속은 텅 비어있는 영화 속 세계가, 단순히 현재의 미국뿐만 아니라 당장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에디터 혀기
에디터 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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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I'm a goofy goober (예!)

You're a goofy goober (예!)

We're all goofy goobers (예!)

Goofy, goofy, goober, goober (예!)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스폰지밥 시리즈의 최종장인 스폰지밥 극장판이다. 2004년도 작품인데 시리즈의 마지막인 이유는 이 영화 이후에 나온 에피소드들은 모두 이 영화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극장판인 만큼 스토리가 한층 스펙타클해졌다. 스폰지밥과 뚱이가 킹 넵튠의 왕관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신세가 되자, 그들이 왕관을 되찾고 세상을 구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는 웅장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스토리만큼 퀄리티 또한 상당해졌다. 특히 초반의 실사 장면에서 해적선 세트장까지 사용하는 등 늘어난 예산을 마음껏 쓰는 것이 한눈에도 보인다.

스폰지밥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병맛, 그리고 수많은 밈들을 탄생시킨 아스트랄함, 거기에다가 마음만큼은 영원한 어린이인 스폰지밥의 철학이 담긴 가슴 따뜻한 결말까지 담아낸 멋진 영화다.

에디터 우기
에디터 우기

영화와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24살 너드.

취미로 가끔씩 영화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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