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돌아다녔습니다.
좋은 사진을 발견하면 그 사진 속 브랜드나 위치를 검색하고, 또 비슷한 무드의 이미지를 따라가다가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했죠.
하지만 요즘의 인터넷은, 특히나 최근의 인터넷은 LLM과 추천 알고리즘 중심으로 재편되며, 점점 ‘정답’을 빠르게 소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검색 결과는 효율적이고 정확합니다만,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를 탐험하는 재미는 줄어들었죠.
하지만 우리는 그럼 어디서 우리의 취향과 미감의 발견을 시도해야할까요?
Cosmos를 소개합니다.
Cosmos: 검색과 발견 앱

Cosmos는 이미지 기반 발견 및 아카이빙을 위한 앱입니다.
특히, 우리와 같은 '인간'을 위한 느슨한 취향 축적 및 발견에 큰 의미를 둔 서비스이죠.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Pinterest와 비슷해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생각보다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Cosmos가 집중하는 것은 검색 및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취향 자체를 천천히 탐색하고 연결하는 경험에 가깝거든요.
앱 안에서는 이미지, 링크, 영상 그리고 웹사이트들이 흐름처럼 연결됩니다.
게다가 설명에서는 단어별로 링크를 연결하여 마치 인터넷 위키처럼 타고타고 넘어가는 경험 또한 할 수 있죠.
취향을 축적하는 방식

그리고 그 저장 방식도 '발견'의 영역과 '취향'의 영역을 적절히 잘 섞어두었습니다.
어떤 컨텐츠를 발견하여 저장하면, 컬렉션의 엘리먼트라는 단위로 입력되게 됩니다.
그러면 그 엘리먼트를 기반으로 유사한 분위기의 컨텐츠를 찾거나, 무드보드의 그것과 같이 '캔버스'라는 형태로 만들어 전체적 미감을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런 분위기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무드보드를 취사선택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취향의 흐름을 아카이빙 하는 기분이 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장한 요소들은 Cosmos가 학습하여 유사한 발견을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니, 금상첨화죠.
에디터의 주저리
Cosmos의 흥미로운 점은, 이 앱이 Pinterest처럼 ‘필요한 것을 찾게 만드는 서비스’라기보다는 이미 누군가의 취향이 큐레이션된 세계를 탐험하도록 만든다는 점에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Cosmos를 두고 “이미 큐레이션이 끝난 공간 같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더군요.
반면 Pinterest는 점점 거대한 검색 엔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하는 레퍼런스를 빠르게 찾고, 비슷한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왔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취향과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정말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 또한 굉장히 훌륭한 경험입니다.
단 몇 초 만에 원하는 무드와 레퍼런스를 찾을 수 있다는 건, 분명 인터넷이 발전하며 얻은 강력한 장점이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Pinterest에서는 가끔 “누군가의 취향”보다는 “알고리즘적으로 정제된 평균 취향”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반면 Cosmos는 의외로 덜 정돈되어 있습니다.
Cosmos 안에서는 추천 시스템보다도, 특정 사람이 오랫동안 모아온 관심사의 결이 먼저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거친 질감의 포스터와 산업 디자인을 함께 모아두고, 또 어떤 사람은 오래된 디지털 카메라 사진과 일본 편집샵 무드를 엮어두죠.
마치 잘 정리된 검색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책상 위를 조용히 들여다보는 기분에 가깝달까요.
그리고 그 안에서 저 또한 마음에 드는 조각들을 취사선택하며, 제 취향의 흐름을 다시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인터넷 딴짓을 할 곳이 필요하다면, Cosmos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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