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는 여전히 멋진 취미입니다.
모든 것이 행과 열로 이루어진 스크린에 나타나는 시대에, 종이책을 손에 쥐고 읽는다는 것은 더 멋진 일이 되었거든요.
물론 멋진만큼 지속하기 어려운 취미에 속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세상에는 독서보다 더 빠르고 쉽게 즐거움을 주는 것들이 많거든요.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어디에나 있는 '스크린'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런데 만약, 반대된다고 생각했던 스크린과 종이책을 연결해본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와 동시에 혼자 기록하며 여러 명이 함께 기록한다면요?
rlog를 소개합니다.
rlog - 혼자하는 독서 모임 앱

rlog는 꽤나 특이한 화면 컨셉을 가진 독서 기록 앱입니다.
기능은 꽤나 단순합니다. 책을 선택하고, 기록할 방법을 선택한 후, 그걸 기록하면 끝이죠.
하지만, 일반적인 앱과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주는데요.
바로 MS-DOS나 맥의 Terminal처럼, 일종의 개발 툴 같은 투박한 인터페이스를 선택하였기 때문이거든요.
어찌 보면 반대의 것들처럼 보이지만, 책을 읽고 남기는 생각과 문장들도 결국 '기록'이라는 점에서 꽤나 마음이 가는 디자인이었습니다.
혼자이면서도 함께할 수 있도록

그 뿐만이 아닙니다.
가입을 하면 닉네임을 고르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색상이 부여되는데요.
이 색상코드는 그 때부터 저의 닉네임이자, 앱의 메인 색상이 됩니다.
그리고 이 색은, 'echo'로 표시되는 책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로그들을 볼 때 빛을 발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남긴 로그들을 보면 기록들이 각자의 색으로 함께 나타나서, 나 혼자만 하는 독서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느껴지거든요.
게다가 로그를 남기면 그 페이지 주변의 로그들만 저에게 보여지는 것도 같이 이야기 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에디터의 주저리
독서는 혼자 하는 취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거의 그렇습니다.
결국 책은 혼자 읽는 것이고, 혼자 생각하며 다시 혼자 덮게 되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조금 더 지루하고, 정적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rlog는 그 과정 속에서 아주 느슨하지만 확실한 연결감을 만들어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는 같은 문장이나 페이지에 멈춰있었고, 누군가는 같은 페이지더라도 전혀 다른 부분을 인상깊게 느낍니다.
그리고 저는 그 흔적들을 조용히 따라가며, 저만의 흔적들을 남기죠.
마치 같은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말은 하지 않지만 함께 읽는 그런 느낌처럼요.
뿐만 아니라, 텍스트 중심의 디자인이 독서라는 행위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장과 기록이라는 독서의 메인 테마가 화면의 중심에 놓여져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단순히 앱을 사용한다는 느낌보다는, 무언가를 차곡차곡 남기고 있다는 감각이 더 강하게 남았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남기고, 다른 사람의 흔적을 발견하는 과정까지.
꽤나 즐거우면서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건 여담인데, 캡쳐를 위해 읽기 시작한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군요. 아직 읽는 중인데, 다른 분들은 어떤 로그를 남겼을지 괜히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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