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Sara 입니다.
지난 한주 잘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 한 주도 업무로 바쁜 한주를 보냈습니다. 그 덕분에 이번주 레터도 이렇게 주말 레터가 되었네요. 이렇게 된 김에 한동안 레터 발송의 주기를 일요일 저녁으로 변경해볼까 합니다. 마치 개콘의 음악이 들리면, 주말이 끝나고 새로운 한주를 준비해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처럼 사라의 술장 뉴스레터가 도착하면 주말을 마무리하고 월요일을 준비해야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말입니다. (좋은 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만...^^;;ㅎㅎ) 주말을 마무리하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위스키 뉴스레터로 한동안 일요일 저녁을 책임지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매주 일요일 저녁에 사라의 위스키 뉴스레터를 기다려주세요.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또 열심히 뉴스레터를 작성해보겠습니다. (_ _)
곳곳에 가을 기운이 만연한데 주말동안 가을을 만끽하셨나요? 아직 꽤 따뜻한 날씨이지만 그래도 동네 곳곳에 단풍이 들어 그냥 길을 걸어도 기분이 더 좋더라구요. 구독자 여러분께서도 짧지만 아름다운 이 시기를 틈틈히 잘 즐기고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번주 뉴스레터는 위스키 뉴스레터가 아닌 번외편! 꼬냑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예전에 한 번 번외편으로 꼬냑 이야기를 다뤘던 적이 있는데요, 그 이야기에 이어서 못다한 꼬냑 이야기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꼬냑 브랜드 헤네시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위스키를 좋아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꼬냑에도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둘 다 증류주여서 깔끔하게 마실 수 있는데다가 꼬냑은 위스키와는 또 다른 깊은 풍미가 있어서 종종 찾아 마시곤 합니다. 위스키와 비슷하면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꼬냑은 어쩌면 위스키보다 향이 더 달콤하고 보편적으로 접근성이 더 좋은 술이기에 위스키의 강한향이 부담스럽다 하는 분들에게 많이 추천 드리게 되기도 합니다. 위스키만큼이나 좋아하는 술인 꼬냑을 구독자 여러분들께도 종종 소개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래서 요즘 같은 가을날 너무나 잘 어울리는 꼬냑을 이번 뉴스레터에서 또 한번 다뤄보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우선 지난번 꼬냑 뉴스레터를 살짝 복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스물한번째 뉴스레터에서 정확히 말하자면 꼬냑은 브랜디의 한 종류라고 이야기 드렸었습니다. 프랑스의 꼬냑이라는 지역에서 나오는 브랜디를 통상 꼬냑이라고 부르는데, 이 것이 고유 명사처럼 불리게 된 것이었지요.
위스키는 몰트, 그러니까 보리를 발효시켜 증류시킨 증류주이니 쉽게 말하면 맥주를 증류시킨 술인 셈이고 브랜디는 포도를 발효시켜 증류시킨 증류주여서 와인을 증류시킨 술이라고 볼 수 있다고도 말씀드렸었습니다. 기억 나시나요?
오늘은 여기에 꼬냑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겠습니다. 꼬냑은 스카치 위스키처럼 꼬냑으로 분류되기 위한 기준을 프랑스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는 크게 포도 품종, 증류 방법, 숙성 요건 등을 명시하고 있는데요, 먼저 꼬냑에 쓰일 수 있는 포도 품종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우니 블랑(Ugni Blanc)과 폴 블랑(Folle Blanc) 그리고 콜롱바르(Columbard) 등이 있습니다. 꼬냑에 쓰이는 이 포도 품종들은 산미가 높고 당도가 낮습니다. 그래서 포도주를 위한 품종으로는 적합하지 않고, 어디선가는 폐급 포도주(...)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품종들은 브랜디 그러니까 꼬냑을 만들기에는 최고의 품종이고 이 품종의 포도들이 보통 프랑스 "꼬냑" 지역에서 재배 됩니다.
이 품종으로 포도주를 만들고 이 포도주를 증류하여 오크통에 넣어 숙성 시키면 우리가 말하는 꼬냑이 되는데요, 이 때 포도주를 증류하여 만든 이 증류주를 "오드비(eau-de-vie)"라고 합니다. 이 오드비는 "생명의 물"이라는 뜻입니다. 이 "오드비"를 오크통에서 최소 2년간 숙성하면 꼬냑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 때 사용하는 오크통 또한 특정 지역의 오크통을 사용해야하며, 이 모든 과정 즉 포도 수확 부터 증류, 숙성, 그리고 최종 병입까지 모든 과정이 프랑스 꼬냑 지역에서 이루어져야만 "꼬냑"이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실 꼬냑의 원래 이름은 "오드비 드 뱅 드 꼬냑(eau-de-vie de vin de Cognac)" 입니다. 즉, 꼬냑의 생명의 물이라는 뜻인데요 이 풀네임을 줄여서 말하는 것이 오늘날의 꼬냑입니다.
꼬냑은 사실 16세기쯤 네덜란드 상인들이 소금과 와인을 맞바꾸는 교역을 하던 와중에 더운 날씨에 와인이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증류해서 운반하는 것이 그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증류한 와인을 태운 와인 즉, Brande wijin (브랜드위인)이라고 불렀는데 이 것이 어원이 되어서 "브랜디"가 되고 이 브랜디 중 꼬냑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들이 꼬냑이 된 것이지요.
이 꼬냑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꼬냑이 바로 헤네시(Hennessy)입니다. 꼬냑은 몰라도 헤네시는 한번쯤은 들어봤을 정말 유명한 브랜드 인데요, 이 헤네시가 전세계 꼬냑 판매량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그 양이 5천만병에 달한다고 합니다. 정말 대단한 브랜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라고 하는 LVMH 그룹의 "H"가 바로 헤네시 입니다. Louis Vuitton, Moet&Chandon, Hennesssy가 바로 LVMH인데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입니다.
이러한 헤네시의 시작은 의외로 아일랜드 사람으로부터였습니다. 헤네시는 여느 주류 브랜드가 그러하듯 사람 이름인데요, 이 헤네시를 만든 "리처드 헤네시"는 아일랜드 사람으로 아일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다가 종교적 박해를 피해 프랑스로 넘어가게 되고, 프랑스 군대에서 복무하다가 부상으로 제대 한 뒤 사촌인 "제임스 헤네시"와 함께 세계 최고의 꼬냑 브랜드 "헤네시"를 창업하게 되지요.
재밌는 것은 이 헤네시 가문은 꼬냑을 만드는 사람은 아닙니다. 리처드 헤네시는 프랑스로 넘어와 군대에 입대 하기 전 꼬냑 사업에 투자를 해두었습니다. 그 계기로 제대 후에 꼬냑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인데요, 그래서 그 때 최고의 꼬냑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을 모으게 됩니다. 이 때 마스터 블렌더로 함께한 가문이 바로 피유(Fillioux) 가문입니다. 이 피유 가문은 헤네시의 탄생부터 함께하여 지금까지 8대에 걸쳐 헤네시 마스터 블렌더로 헤네시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2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스터 블렌더로 가업을 이어 오면서 헤네시 마스터 블렌더로 일하고 있다는 이 사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헤네시를 여러 나라에 수출하기도 하고 엄청난 사업 수완으로 판매하게 되면서 헤네시가 세계적인 꼬냑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헤네시는 많은 유명인들이 너무나 사랑하는 술이기도 합니다. 투팍, 제이지, 칸예 웨스트 같은 유명한 뮤지션들이 헤네시를 너무나 사랑했다고 하고 투팍은 본인의 노래에도 헤네시가 등장합니다.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이 헤네시를 사랑했던 인물은 바로 김정일 입니다.
잠깐 읭? 하셨다면, 맞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김정일이 이 헤네시를 정말 너무나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인 구매액으로 전세계 최고였다고 하는데요, 북한의 경제가 너무나 어려워 사람들이 굶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헤네시 구입액으로만 10억을 넘게 썼다고 하니 정말 나쁜 놈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헤네시는 꼬냑의 등급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한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VSOP(Very superior Old Pale) - Napoleon - XO(Extra Old)로 이어 지는 등급을 처음으로 만든 것이 헤네시 입니다. 각각의 의미는 지난번 꼬냑 뉴스레터에서도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살짝 복기하자면
- VSOP - 최소 4년 숙성
- Napoleon - 최소 6년 숙성
- XO - 최소 10년 숙성
- XXO - 최소 14년 숙성 (정식 등급은 아님)
등급 중 Napoleon 등급은 정식 등급이 아니었는데, 특별판으로 정식 등급이 아닌 버전을 만들고 이 것이 인기를 얻어 정식 등급화 되었습니다. 그리고 XO보다 더 뛰어난 꼬냑에는 "Hors D'age(beyond age), 오르다쥬"라는 특급 라벨도 있습니다. 헤네시는 이 특급 라벨을 XXO를 명칭하고 싶었지만 아직 공식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XXO 등급을 인지하고 있고, 이 것이 뛰어난 꼬냑임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조만간 곧 정식 등급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저는 오늘 이 글을 쓰면서 헤네시 VSOP를 한잔 곁들였는데요, 정말 그 향이 너무 좋습니다. 위스키보다 부드럽고 와인의 풍미와 함께 달달한 향이 깊숙이 혀에 감돕니다. 무엇보다 알콜향이 과하지 않아서 가볍게 안주 없이 한잔 마셔도 부담이 없습니다. 헤네시 VSOP 정도면 가격도 8-9만원선으로 그리 비싸지 않고, 무엇보다 에어링이 된 후 마시는 맛이 너무 좋은 꼬냑이라 요즘 같은 가을날 재즈 음악과 함께 한잔 즐기기 너무 아름다운 술 입니다. 위스키보다 훨씬 다가가기 쉬운 증류주인 헤네시를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번외편으로 다뤄본 꼬냑이야기 재밌게 보셨나요? 위스키를 한창 마시다가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할 즈음 마시곤 하는 것이 저에게는 바로 꼬냑인데요, 요즘은 그냥 꼬냑 그 자체가 마시고 싶어지기도 하더라구요.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이 꼬냑의 매력과 재미를 조금이나마 구독자 여러분께서 느끼셨다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한주가 시작되는데요, 다음주는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다고 하니 구독자 여러분 모두 따뜻하게 잘 챙겨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위스키 이야기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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